보은신문 연중 캠페인 이런 풍토 과감히 버리자 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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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신문 연중 캠페인 이런 풍토 과감히 버리자 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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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1994.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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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개혁은 의식 개혁부터
학년 초 초등학교 학생회장 선거 때 한 학교는 선거유세기간을 전년보다 하루 늘렸고 한 학교는 하루를 단축했다. 두 학교 모두가 선거 과열현상이 빚어졌기 때문에 한 학교는 유세기간을 하루 더 늘려 후보자에 대한 유권자들이 알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준 것이고 한 학교는 하루를 줄여 선거과열로 치닫게 하는 엄마들 치맛바람을 막아보려 한 것이다.

하지만 두 학교 모두가 선거유세기간 조정만으로 선거과열 현상을 막는데 실효를 거둘 수 없었다는 평, 학생회장 선거에 끼어 든 엄마들의 빗나간 교육열, 소위 치맛바람이 아이들 동심까지 멍들게 하는 과열선거로 치닫게 했기 때문에 공명선거를 가르치려는 학교나 정정당당한 선의의 경쟁을 하고 비록 낙선했어도 출마에 의미를 두려는 학생들보다 오히려 부모들은 누구누구가 학용품을 사서 돌렸느니 점심을 샀다느니 돈 봉투까지 줬다느니 하는 뒷얘기로 계속 이어져 학기초 우울하고 부담스런 화젯거리가 되기도 했었다.

또 우리 지역에서도 초등학교만 입학하면 2∼3가지의 학원수 강외에도 학업과외를 태반이 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학부모들의 빗나간 교육열이나 유독 내 아이만 생각하는 지나친 이기주의가 요즘 우리가 개탄하고 있는 교육풍토를 만들어 가는 주된 원인임을 알고 있는 학부모들이 얼마나 될까. 구타라는 오명을 쓰기 싫어 사랑의 회초리조차 사라진 교육계의 현실이나 의욕도 없이 시간 때 우기식의 지도, 또는 직업교사들에게 찾아볼 수 없는 사도정신이 과연 교사들만의 탓으로 돌릴 수 있을까.

바로 학부모들의 빗나간 교육열이 빚어낸 오류임을 우리는 반성해야 할 것이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관한 일은 교사들에게 맡겨야 한다. 내 아이의 일이라고 해서 이일저일 참견하고 학교에 찾아가 항의하고 또 교사들의 험담이나 평가를 서슴지 않고 심지어는 교장이나 교육청으로 교사전출을 요구하는 등 교권침해를 일삼는다면 그야말로 교사들은 설땅이 없고 이것은 결국 아이들의 꿈을 키워 가는 권리를 잃어버리게 하기 때문이다.

학생이라는 장래의 꿈나무를 가정, 학교, 사회가 함께 물을 주고 가꾸어 나가는 것이 참교육이고 참교육이 이루어질 때 맑은 미래도 펼쳐진다. 오직 내 아이만 다른 아이보다 더 좋은 교육환경 속에서 가르치고 싶은 부모의 마음을 탓할 수야 없지만 그런 사고방식이 교육발전의 큰 걸림돌이 되고 그렇게 빚어진 과잉교육열이나 치맛바람의 물의를 일으켰던 상문고 사건처럼 제2의 상문고를 만들지 말라는 법도 없기 때문이다.

학부모들부터 교육개혁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교육부나 학교, 학벌위주의 사회만을 탓할게 아니라 부모들 자시부터 '오직 내 아이만'이라는 이기주의와 성적위주의 교육풍토를 몰아내어 사회와 학교를 바꿔 가겠다는 새로운 의식개혁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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