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장의 역사와 유래 알아야
흔히들 처음 대면하는 사람들끼리 나누는 대화는 '어디에서 사는 누구이며 살고있는 고장은 어떤 곳이냐?'는 질문이다. '나는 누구이고 내가 살고있는 고장은 보은 속리산입니다'라는 것이 보은사람들의 답변일 것이다. 본인 소개나 가족사 소개는 차치해 두고라도 '보은 속리산'으로 소개하고 있으면서 속리산을 얼마나 알고있고, 내가 살고있는 마을과 고장의 역사는 얼마나 제대로 알고있는가? "보은에는 전국 유명사찰의 하나인 법주사가 있고 수려한 경관의 국립공원 속리산이 있으며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은 속리산의 어느 쪽에 위치해 있다" 이 정도로 보은 속리산과 우리고장소개는 끝난 셈이다. 이래서야 되겠는가. 우리 보은군은 전통농업군인 동시에 관광 군이다. 적어도 관광 보은군에 살고있는 군민이라면 여느 관광요원 못지 않게 속리산 소개는 제대로 해야되고 특히 내가 살고있는 마을의 역사와 지명의 유래정도는 알아야 되지 않겠는가?
이는 고장을 지키는 재향인 이건 보은을 고향으로 둔 출향인이건간에 모두가 우리 고장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연세가 지긋한 주민들은 행정지명 보다도 고유지명을 많이들 사용하고 있지만 젊은 세대들에게는 생소하기 그지없는 지명들이다. 이른바 뱃들이니 구렝이니 까막샘거리니 하는 고유지명들을 제대로 알아듣는 젊은 세대들이 없어지면서 그 고유지명들이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다.
고리타분한 것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예부터 내려온 고유지명에는 이 땅에 정착하여 삶을 영위하기 시작한 선조들과 자연과의 만남, 그 만남의 순간에 그들의 관에 얽힌 영상, 제도, 종교, 사상들이 그 지명 속에 그대로 들어있는 것이니 만큼 이는 반드시 지켜나가야 할 고귀한 것이다. 학생과 젊은 세대들에게 옛 지명 되찾기 운동을 확산해 봄은 어떨까?
아니 우선 학교에서부터 마을지명이나 고장의 역사, 특산물, 문화재 등에 관한 교육을 실시해 고장에 대한 자긍심을 갖도록 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안일 것이다. 또 기성세대들 스스로가 우리 마을의 고유지명은 무엇이며 역사와 유래, 전설까지 곁들여 후손들에게 알려줘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늘 상 사용한다면 좀더 고장의 역사를 폭넓게 알고 고유의 전통의식과 맥까지도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사는 마을과 고장을 아는 것은, 곧 나를 알고 가족사를 아는 것과 똑같다. 내가 살고 있는 우리고장을 제대로 알고 또 주민 스스로가 관광요원이라는 마음으로 속리산을 제대로 소개할 수 있을 때 애향심이 발산되고 그만큼 가시적인 고장의 발전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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