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農政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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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農政이 필요하다
  • 보은신문
  • 승인 1993.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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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종 학<보은읍 산성리>
UR 협상이 우리 농촌을 강타하고 모두가 심각한 걱정을 하고 있다. 더욱이 우리 농민들의 주생산품인 쌀을 개방한다고 야단법석이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슬픔과 절망감, 쌀만은 절대적으로 개방할 수 없다고 버틴 강한 의지가 국제화 개방화에 힘없이 무너지고, 이젠 일부 농민들이 농촌을 떠나겠다고 한다.

벌써부터 '문전옥답'을 팔려고 내놨다는 소식을 접하며 서급픈 우리 농정(農政)을 탓해 본다. 사실 몇 년전부터 농정관계자들은 UR협상에 대비해 농민들에게 새 소득원을 개발하는 신농정을 추진해 왔지만, 정작 쌀 개방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었다. 정말 답답한 우리 농민의 이심정! 이것이 우리 농정의 현실인가 반성해 본다. 며칠전에는 배추값이 폭락, 과잉생산된 배추를 사주어야 한다고 캠페인을 전개했다가 갑자기 한파와 함께 눈보라가 치면서 배추값이 오르면서 배추팔아 주기 운동 이야기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아무리 수요와 공급이론에 따라 값이 오르고 내린다지만, 우리 농산물의 값은 제멋대로다. 어릴적 우리는 무와 배추를 땅속 깊이 묻어 두었다가 그 이듬해 봄에 싱싱한 무, 배추를 꺼내 먹던 일들을 기억한다. 왜 우리는 지난달 배추파동때에 과잉 생산됐다는 농산물을 잘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기에 내가 파는 생각을 못했을까? 저장에 대한 새로운 기술을 보급하지는 못했다고 하여도, 수요·공급에 대한 대책은 왜 없었을까? 반성해 본다.

고대 중국은 물론이고 고려시대부터 농산물 저장술이 매우 발달해 배추 , 무, 배를 함께 저장했다가 한두해 뒤에 비싼 값으로 팔았다는 성호사설(星湖史說)과, 사기(史記)의 기록을 더듬으며, 우리 선조들의 이러한 지혜를 한번즘 생각해 봄직하다. 이제 오는 '95년도부터 15개 농산물을 개방해야 한다는 현실은 온 부딪치며 혈서를 쓴다고 막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또한 우리는 농업을 포기할 수 도 없다. 그러므로 개방의 물결속에 밑려올 값싼 외국의 농산물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 농산물의 질적인 우수성을 확보해야 하며 또한 언제나 싱싱하게 보관했다가 먹을 수 있는 방법과 기술도 필요하다고 본다.

미국의 칼로스쌀과 우리의 쌀에 같은 숫자의 쌀바구미를 넣고 재어보니 미국쌀의 바구미가 우리쌀의 그것보다 4∼5배 빨리 죽은 사실(미국쌀은 살충제를 섞어 보관했다가 수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을 생각해 보면서 자신 있는 농사지도, 정확한 정보분석으로 농가소득을 배가시키는 새로운 농정(農政)을 찾아야 할 것이다.


<생각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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