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교육으로 크는 동학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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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교육으로 크는 동학의 후예들
  • 보은신문
  • 승인 1993.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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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속리면 장내리 속리국민학교를 가다
온종일 학교개방…학생과 교사 주민이 서로 화합하는 공간 제공해 도내 우승다투는 연식정구팀도 '자랑거리' 플라타너스로 둘러싸인 작고 아담한 교정의 운동장에는 떨어진 낙엽들이 가을바람에 뒹글고 있고 담벼락 밑에서 타고있는 낙엽은 알싸한 연기가 교정을 뒤덮고 있다. 교정입구에 마치 손님을 맞이하듯 서 있는 오래된 단풍나무는 불타듯 가을을 토해내고 있고 교정밖까지 잔잔히 울려 퍼지는 아이들 글읽는 소리는 보은취회 1백주년을 맞고있는 동학의 후예들답게 더욱 낭랑하다. 1백년전 전국의 동학교도들이 집결했었다는 외속리면 장내리-그중심부인 243번지에 속리국민학교(교장 김상갑)는 위치해 있다.

동학집결지라는 의미 못지안히게 주위의 상현서원이나 선병국 고가(古家)등 선인들의 숨결이 밴 역사유적지가 많은 만큼 속리초등학교 학생들은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한 지역사랑 실천의식을 키우며 성장하고 있다. 속리국교 어린이들이 지역의 역사를 아는 속에서 고향사랑을 배워가는 것은 바로 속리국교 교사들의 사랑교육 방침에서 비롯된다. 교사들이 사랑하고 믿는 마음으로 지도하면 아이들도 사랑하고 믿는 마음을 배워간다는 것. "속리국교는 학교주변과 일상생활 속에 펼쳐진 자연을 알게해 참된 인간으로 자라나도록 하는 한편, 어려운 학생들도 베푸는 사랑을 배워간다"고 정찬두 교감(54)은 자랑한다.

재교 63주년을 맞은 속리국교는 그 역사성 못지않게 지역사회에서도 인정받는 학교로 자리잡고 있다. 그때문인지 가을운동회 등 학교행사는 언제나 한마당 주민잔치로 성대히 치러져 주민화합을 다지는 몫을 톡톡이 하고 있다. 1930년 속리공립보통학교로 인가를 받아 개교해 올해로 60회 졸업식을 갖고 4천1백82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속리국교는 한때 크레 번성하여 장재분교까지 설립할 정도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농현상으로 인한 급격한 인구감소로 학생수도 자연스레 감소, 지금은 각 학년별로 1학급씩 총 1백45명이 정원을 이루고 있다. 앞으로 학생수는 더 감소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속리국교 어린이들은 역사의 향기가 면면히 흘러내리고 수려한 자연경관을 갖고있는 외속리의 긍지를 앞으로도 변함 없이 그 뚜렷한 맥을 이어갈 것이다.

또한 자부심과 애향심을 갖고 공동학습으로 협동심을 배우면서 평화로운 농촌의 여유있는 삶을 이끌어갈 차세대로서 꿈을 잃지 않을 것이다. 속리국교 바르고 씩씩하며 친절 봉사하는 어린이의 육성에 전념한다. 도덕적·자주적·탐구적이며 능력있고 건강하며 심미적인 사람으로 키운다는 목표아래, 먼저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예절과 질서를 배우고 이웃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도록 한다. 또 기초적인 생활기능과 근겸 절약하는 태도를 길러 자립에 필요한 기본적인 자질을 갖게 하며 학습과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언어능력과 논리적 사고능력을 익혀 슬기롭게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위해 기본 학습능력과 교과별 내용 영역별 지도에 철저를 기하고 기초학력의 질적 관리와 작문능력 배양에 치중하고 있다. 그 외에도 수중생물 관찰장, 동물·식물·암석·기상관찰장을 만들어 자연과 사회현상에 관한 기초적인 개념을 이해하도록 하고, 과학적으로 탐구 해결할 수 있는 기본능력을 갖게 지도해 지난 '91년에는 도지정 과학시범학교로 지정되기도 했다. 농촌의 작은 학교라지만 컴퓨터, VTR, 시청각기구나 체육시설 등 잘 갖춰진 교육기구는 학교의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 또한 체육교육, 보건위생교육, 인성교육, 강화해 건강한 심신을 기르고 보건과 안전에 대한 바른 습관을 가지게 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학교를 공원처럼 아름답게 조성하기 위하여 전교생이 1인 1화분 국화기르기와 수목관리, 계절화단 가꾸기, 사육장시설 운영에 전념해, 속리국교는 마치 숲속의 집을 연상케 할 정도이다.

또 취미 및 소질별로 다양한 클럽반을 조직하여 예체능 활동을 강화, 교내 작품전시회나 종합학습발표회를 통해 실력을 자랑하는 기회를 갖기도 한다. 교사, 학생, 학부모까지 함께 참여하는 속에 발표기회를 확대하고 성취동기를 높이기 위해 교내 웅변, 합창, 연극, 독창 등 예능발표대회를 실시하는 것. 무엇보다 속리국교의 사랑교육은 학교를 온종일 개방해 교사들과 보다 친밀해질 수 있도록 '온종일 학교생활제'를 운영하는데 있다. 일과시간이 끝난 후에도 교사와 학생이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는 가운데 분단을 조직해 토의나 협동학습을 하도록 지도하여 자율학습을 정착시키는 한편 성적이 부진한 학생은 특별지도를 해주고 길러주며, 독서, 기악, 컴퓨터 등 예체능 취미활동을 하도록 하고 있다.

속리국교의 또하나 자랑거리는 도지정 연식정구학교로 지정되어 소년체전에서 3등, 교육감기 쟁탈전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우수한 실력을 자랑하고 있는 연식정구팀이다. 지도코치도 따로 없이 지방사무직으로 일하고 있는 신광희·엄익구씨가 자발적으로 선수훈련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거둔 결실이라서 그 가치는 더욱 빛나고 있다. 내년 농촌형 급식학교로 지정되어 현재 급식실을 준비하는 등 새로운 계획들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속리국교. 학교의 교사진과 학생들 뒤에는 학부형과 졸업동문들의 뒷받침이 그 어느 것보다 큰 버팀목이 되어준다.

지난 '90년 많은 졸업생이 참가한 가운데 60주년 개교기념 잔치를 치렀을 때에는 총동문회(회장 이형직)가 4백여만원의 컴퓨터를 기증하며 학교의 후원에 적극 나서고 있고, 학교후원회(회장 짐종규)와 자모회(회장 배정자)도 가을운동회 등 각종 학교 행사에 앞장서는 등 학교, 학부모, 졸업생이 삼위일체가 되어 이끌어지는 속리국교의 앞날을 밝기만 하다. "선생님들의 따뜻한 보살핌속에 친구들끼리 어려운 일을 서로 도와가며 생활하는 우리학교가 최고"라고 말하는 학생회장 김동진군의 밝은 표정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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