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깊은 남아선호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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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 남아선호 의식
  • 보은신문
  • 승인 1993.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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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달회(마로 관기, 대전 동구 대1동장)
최근 물의를 빚었던 모 의과 대학의 불임 크리닉 사건으로 일정한 기준 없이 인공수정 시술을 하거나 무분별한 정자 채취 및 정자의 질병감염 여부 등에 대한 문제가 부각되면서 세인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던 일이 있었다.

이에따라 지난 6일 대한 의학협회에서는 자연수태 과정에서의 결함불임일 경우에만 시술을 허용한다는 내용의 인공수정 윤리선언문을 발표, 선언문을 통해 인공수정 시술은 자연수태 과정에 결함이 있다고 판단된 불임중의 경우에 한해서만 시행된다고 밝혔다. 의협은 또한 이와 함께 채외수정 및 태아이식 시술지침과 배우자 인공수정 시술지침을 제시한 바 있다. 이채를 못하는 여인들의 마음은 어떠하겠는가.

옛 여인들은 출가하여 그 집안의 손(孫)을 이어 주어야 하는 의무감 때문에 아들을 낳을 대까지 무던히도 노력했다. 자손을 못 이어준 여인은 경우에 따라 시어머니로부터 구박을 받아가면서 살아야 했고 그에 따른 한 많은 사연도 많았다. 그래서 아들을 못낳은 여인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정성을 다하였다. 산신당에 가서 빌거나 절에 가서 백일기도를 드린다든지 방 모퉁이에 모셔둔 삼신할머니께 빈다든지 커다란 나무나 큰바위 밑에 금줄을 둘러놓고 정성껏 빌기도 했다. 또한 아들 낳은 산모의 옷을 얻어 입는다든지 아들 낳은 남의집 금줄을 훔쳐온다거나 금줄의 꼬치를 떼어 몸에 지나고 다닌다든지 하여 아들을 낳으려고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했었다.

그러나 요즈음은 의학의 발달로 태아의 성을 감별하기도 한다니 지금은 여인들은 좋은 시대에 살고 있다고나 할까? 지난 일요일 MBC-TV의 주말연속극인 '아들과 딸' 마지막회를 보면서 우리의 뿌리깊은 남아선호 의식ㄷ을 잘 표현해 주었다고 생각하였다. 드라마에서 시사하고 불임크리닉 사건에서 보여지듯 우리 뿌리깊은 남아선호 의식이 빚은 많은 불상사들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큰 변화가 없는 듯하다. 21세기를 사는 오늘에 이르러서는 이제 이같은 구시대적 발상은 걷어치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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