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이 직접 키운 무공해 콩나물
밭에서 나는 고기라고 일컬어지는 콩…… 그 콩으로 만들어진 식품이 삼시세때 식탁에 오르는 것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그중 콩나물은 값도 저렴한데다 주부들이 특별하게 신경쓰지 않고도 쉽게 요리할 수 있어 시장바구니에서 빠지지 않는 농산물이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시골 안방구석에 놓인 콩나물 시루는 흔히 발견 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떡을 찌는 웅기시루를 물에 담긴 함지막위에 올려놓고 시루를 큰 구멍으로 물이 빠지도록 짚을 어듯나게 엮어 얹어놓고 그 안에 필요한 양만큼의 콩을 넣어 하루에도 몇 차례씩 시루 위에 손가락을 펼쳐 그 위로 물을 준다. 다른 영양물 첨가가 없어도 콩나물은 잘만 자란다. 그러나 물에 담배가루나 기름기가 있으면 콩나물은 금방 썩어 콩나물 물을 주던 할머니와 어머니의 손은 항상 깨끗했고, 빛에 노출되면 콩나물 머리가 파랗게 변해 반드시 헝겊으로 덮어두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콩나물 시루의 모습은 보기 힘들어져, 요즘은 공장에서 대량으로 길러낸 콩나물을 사다먹는 모습이 흔해졌다. 이러한 시대양상에 맞춰 농어민후계자들이 모여 공동으로 콩나물 공장을 운영, 대도시 소비지로 납품해 호평을 받고 있다. 바로 무공해 무농약 콩나물을 표방하는 보은군 영농조합 법인 (대표이사 박홍태)의 속리산 새시루 콩나물공장이다.
보은읍 풍취리(진설미) 박홍태씨(42) 집에 있는 30평 규모의 하우스가 그 공장으로 외관은 초라하지만 지하에서 뽑아올린 차고 깨끗한 물과 천정에 설치된 2시간마다 30분씩 물을 흠뻑 줄 수 있는 자동 물줌장치(샤워), 실온 25도를 유지할 수 있는 보온막과 보일러까지 갖춰 콩나물이 가장 잘 자랄 수 있는 조건으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공장안에는 우유상자와 같은 상자 콩나물 시루가 가득 놓여있어 콩나물 촉을 띄우고 있고, 콩나물이 자라는 상장, 포장해야 할 것 등 각각 규격화된 봉지에 절량의 콩을 넣고 봉지당 4백그램정도로 콩나물을 기르고 있었고 포장부에는 다 자란 콩나물을 상자 시루에서 봉지째 뽑아 포장하여 소비지인 수원으로 운반하기 위해 바쁜 손놀림이 계속된다.
"가장 큰 특징으로 이 사업에 가담하고 있는 회원들이 모두 농민이기 때문에 사업운영의 첫째 목표는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여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해야 하는 것이고, 둘째는 비료를 주고 콩나물을 키운다는 소비자들의 불신감을 없앨 수 있도록 완전 무공해로 생산,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이 믿고 찾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든다는 목표로 운영에 최선을 다해, 적어도 우리가 길러낸 콩나물에 대해서 불신감을 완전히 해소시켰다"고 대표이사 박홍태씨는 자랑한다.
'92년 1월부터 보은군 영농조합법인 회원들이 콩나물 공장 운영에 대해 논의, 같은해 4월 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콩나물을 기르는 시루는 일진농산에서 특허를 받은 제품으로서 서울, 대구, 보은의 전국에서 3개 지역에서만 사용되고 있는 '새시루'이고, 특히 속리산 새시루 콩나물은 속리산 기슭의 깊고 맑은 지하생수로만 재배, 무농약 무공해 새시루(봉지) 청정 콩나물을 생산해 말 그대로 농민들이 직접 재배 공급하는 자연의 맛을 자랑, 상표명도 속리산 새시루 콩나물이라고 명명했다는 것.
보은군 전역에서 생산한 오리알테 콩을 일반 곡물상인들보다 조금 비싼 가격으로 구입해 콩나물을 기르고 있는데 4백그램당 공장도가격 3백50원, 소비자 가격 5백원으로 처음에는 거래처가 많지 않아 한달 50만원씩의 적자를 봤지만 지난 2월부터 적정수지를 유지, 4월 초부터는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회원들은 기대하고 있다. 더구나 사업의 성패는 보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서울 경기지역에 있다고 판단해 서울 경기지역에 출하를 국한하고 있고, 현재 수원시 우만동에 3천5백여만원을 투입 20평규모의 직판장을 개설중에 있어 공장가동은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틀에 한번씩 아침 6시에 5백봉지씩 출하, 2백여만원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는데 3월부터는 1일 5백봉지씩, 올해 말까지는 하루 1천봉지, 내년에는 하루 2천봉지씩 출하량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으로 있어 출하 반을 책임 맡고 있는 군 영농조합법인 정회종 이사(34. 내북 봉황)는 농민 스스로 공장을 운영하며 유통까지 전담, 농가소득 증대에 일조하고 있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무공해인 우리콩나물은 어느 기관, 어느 연구소에서 조사해도 자신 있습니다.
아직 포장상태가 기존 회사제품보다 떨어져 보완해야 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콩나물 맛은 절대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앞서 있습니다."라고 자랑하는 대표이사 박홍태씨는 "콩나물의 껍질을 벗기기 위해 소비자들의 손이 많이 가는데, 재배하면서 콩나물 머리부분의 콩 껍질이 벗겨지도록 회원들과 함께 연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컴컴한 콩나물 공장 안에서 일일이 길러진 콩나물을 살피며 곧 개장할 수원시 우만동 직판공장 홍보를 위해 군 영농조합 법인 회원들은 힘을 모으고 있다. 보은군 영농조합법인의 속리산 새시루 콩나물 공장은, 비록 콩나물 공장으로서의 외양은 번듯하지 않지만 한 몸이 되어 움직이는 회원들과 정성으로 우리나라 최고의 맛을 길러내는 콩나물 공장으로서 손색은 없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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