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속리면 부녀의용 소방대 이민자 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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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속리면 부녀의용 소방대 이민자 대장
  • 송진선
  • 승인 1993.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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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예방 힘쓰는 소방대장
불이 난 것을 보고 너나 할 것 없이 이성을 잃고 당황해 있을 때 상황전개를 재빠르게 인식, 냉철한 판단으로 일사불란한 행동을 지휘하는 사람. 여자의 몸으로, 그것도 50대의 중년여성이 적극적인 소화활동을 벌인다면 대부분 보통 여자는 아니라고 단정할 것이다. 그러나 봄철 산불예방 강조기간인 요즘 일일이 등산객들에게 산불예방이란 리본을 달아주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내속리면 부녀의용소방대 이민자 대장(52)은 주위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인심 후하고 마음씨 고운 보통 아주머니이다.

관광철을 대비해 거리를 단장하느라 여느때보다 바쁜 발길로 뛰어다니며 부녀 소방대원들을 손아래 동생대하듯 손위 형님대하듯 다독여 20명의 대원들이 단1명인 것처럼 일사불란한 단결력을 유도해낸다. 그래서 그녀의 이름앞에는 억척, 악발, 화끈이라는 별명이 늘 따라 다닌다. "부녀 소방대의 일을 하다보니 불조심에 대한 마음가짐이 새롭게 다져지고 식구들은 물론 이웃, 친척들에게도 가스밸브를 꼭 잠궈야 한다. 담배불을 아무데나 버리지 말라, 산에서 밥해 먹지 말라는 등의 불조심에 대한 잔소리가 많아져 '누가 부녀 소방대장 아니랄까봐'하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는 이민자 대장.

이민자씨가 부녀소방대에 가입한 것은 83년 1월1일로 속리산 부녀소방대가 내속리면 의용소방대 지대로 창림되면서부터- 이때 초대 대장을 맡은 이후 지금가지 여전히 대장이란 직함을 떼어놓지 못하고 있다. 해보겠다는 의욕만으로 시작한 처음의 어줍잖은 대장에서 지금의 세련된 대장으로 서기까지 대우너들과 많은 노력과 동고동락을 해왔고, 장사를 해야하는 처지에서 행사있을 때마다 참석하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었지만 그때마다 남편의 격려에 힘입어 오늘에 이르렀다는 이민자 대장은, 그녀와 똑같은 처지에서 장사를 하는 대원들이 소방활동이나 자연보호 활동에 열일 제쳐두고 참여해주는 것을 보면 여간 고마운게 아니고 그래서 더욱 미안하기도 하다고.

이익을 앞세우지 않고 남을 위한다는 대원들의 마음이 똑같아 소방교육이나 산불 진화작업때마다 나오는 출동수당을 매번 적립시켜 1가정1소화기 갖기 사업에 사용하는가 하면 깨끗한 환경을 우해 애쓰는 미화요원들에게 선물을 하거나 불우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전·의경을 위문하는 등 대원들의 예쁜 마음을 대할 때 더욱 잘해야겠다는 힘이 생긴다며 은근히 대원들을 자랑한다.

"3년전 수정봉 뒷산에 산불이 발생했다는 경보를 듣고 대원들과 함께 올라가 진화작업을 벌였는데, 큰 피해 없이 산불 끄고 내려왔을 때 비록 부상은 입었지만 주민들이 고생했다며 환호해 주고 남자대원들과 진화작업시 문제점, 행동요령 등을 얘기하며 서로를 격려할 때 새삼 소방대원으로서 뿌듯한 자부심을 느꼈다"고 회고하는 이민자씨. 올해에는 가로변 꽃길 조성으로 속리산의 밝은 이미지를 심어 보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이민자씨는 사내리에서 영재교육학원을 운영하는 남편과 2남2녀의 자녀를 두고있으며, 항상 보은의 화재예방에 힘쓰는 천생 소방대장이다.


<금주에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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