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승 우진리 위탁영농단 김성환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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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승 우진리 위탁영농단 김성환 단장
  • 보은신문
  • 승인 1993.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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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밝은 미래를 개척
땅을 지키고 있는 젊은이가 흔치 않은 요즘의 농촌. 이런 여건 속에서 지난 89년 마을주민 3명과 함께 위탁영농단을 조직해 일손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 주민의 힘을 덜어 주고 있는 김성환씨(32)는 올해 농사에도 차질이 없도록 트랙터며 콤바인, 이앙기, 관리기, 파종기, 트럭 보유 농기계를 수리하느라 하루 해가 짧다. 기름치고 조이고 닦으며 그의 신체의 일부처럼 아끼는 농기계… 트랙터의 경우 한대에 4천 만원을 호가하니 일반 승용차 값보다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싸고 더구나 부품까지 귀해 지금부터 미리 부품을 구해두고 고장난 곳 고치고 해야만 올해 가을 까지 무사히 보낼 수 있다고.

처음에는 인식부족으로 1만여평 정도만 위탁영농을 맡았으나 모내기에는 추수까지 내농사와 다름없이 정성으로 농사를 지어 소출이 많아지자 널리 소문이 퍼져, 지난해에는 삼승면 일대는 물론 보은읍 장신리까지 10만평이나 맡았을 정도. 김성환씨가 농사를 지어주고 있는 오가는 영농규모가 그리 크지않고, 환갑이 넘은 노인이나 부녀자가 혼자 농사를 짓거나 환자가 있는 등의 농가로, 묘판에 볍씨를 뿌리는 것부터 가을에 벼를 베어 포장, 운반까지 40~50명이 해야 할 몫을 위탁영농단원 네명이 모두 해내고 있다.

바쁠 때에는 새벽 5시부터 일어나 다음날 새벽 2~3시까지 작업을 계속하는 경우도 있어 수면시간이 거의 없으면서도 "숙달이 되니깐 깜깜한 밤이라도 낮처럼 환히 볼 수 있어 일 하는데 큰 지장은 없다"고 말하는 김성환시는 "위탁영농단을 조직해 처음 작업을 했던 삼승 천남1구에서 다음해에도 또 농사를 맡겨와 묘판을 실러 갔는데 70세가량의 노인이 손을 꼭 잡으며 겨울에는 농사를 짓지 않으니까 그럭저럭 넘기지만 봄만되면 일할 걱정에 잠이 안 올 정도인데 농사를 지어줘서 정말 고맙다며 두손을 꼭 잡고 눈물까지 흘리는 것을 보고 피곤함도 가시고 보람을 느꼈다"고 말한다.

휴경지도 막아주고 농토를 보호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삼승면 우진리 위탁영농단의 김성환 단장, 그가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은 75년 아버지가 갑자기 중풍으로 쓰러지면서부터- 7년동안 모든 전답을 팔아 아버지 병간호를 했으나 끝내 돌아가셨고, 집안을 일으켜야 한다는 생각에 농사철에는 남의 집에 품을 팔고 겨울에는 벌목 현장을 다니며 돈을 모았으며 81년 결혼하고도 게속 벌목현장을 다니는 등 꾸준히 저축해 84년부터 땅을 사기 시작, 현재 자신 소유의 논 5천평, 밭 3천평을 경작하기에 이른 것.

"위탁영농을 하면 벼로 삯을 받는데 현재 수매제도가 자기 소유의 논에서 수확한 벼가 아니면 수매가 전혀 안되고 있어 지금도 창고에 4백가마의 벼가 쌓여 있다"며 "위탁영농이 점점늘고있는 것을 감안해 위탁영농으로 받은 벼도 수매가 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되었으면 한다"고바램을 말한다. 김성환 단장은 삼승면 4-H 동문회장, 삼승면 자유총연맹 총무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70세된 노모와 부인 손미경씨, 두아들과 함께 삼승면 우진리에서 농촌의 밝은 미래를 개척하는 삶을 살고 있다.


<금주에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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