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베푸는 백의의 나이팅 게일
"대학졸업식에서 처음 간호사 캡을 쓰면서 서약했던 나이팅게일 선서가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정년이라니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지난 25일 퇴임식을 가진 경희의료원 수간호사 안희자씨(58. 회남 신곡)의 소감이다. 다시 직장을 갖는다면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좀더 힘껏 온정의 손길을 주고싶다는 안희자씨는 대입시험 당일 모친상을 당해 강호대학으로 진로를 결정하였지만 지금껏 후회는 없었다며, 30여년의 세월동안 간호사를 천직으로 여기며 힘써왔다고 회고한다.첫직장인 청주도립병원을 비롯, 이화여대 부속병원, 영등포 보건소를 거쳐 72년 경희의료원과 인연을 맺게 된 그녀는 78년 수간호사로 승진, 여러 병동을 거쳐 72년 경희의료원과 인연을 맺게 된 그녀는 78년 수간호사로 승진, 여러 병동을 거쳐 87년 소아과변동으로 옮겨 오늘의 정년퇴임을 맞게 된것. 82년 경희대 행정대학원 간호 행정학과를 졸업, 석사학위를 취득하는 향학열을 보여주기도 한안희자씨는 "보람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직업이지만 아직도 꽃도 피워 보지 못한 채 시들어 가는 어린 환자들을 볼대는 너무나 마음이 아파 정말 곁디기 힘들다"는 말과 같이 소아과병동의 눈물 많은 간호사로 통한다.
또한 환자를 자기 가족처럼 여기는 따뜻한 마음과 친절 때문에 완쾌후 찾아오는 손님이 특히 많다는 주위 간호사들의 말에서 그녀의 환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성실한 마음자세를 엿볼 수 있다. 이제는 병원문을 들어서는 환자를 보면 대략 어떤 상태인지 가늠할 수 있으며 환자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눈빛만으로도 알 수 있다는 그녀에게서 외길 30여년의 풍부한 경험이 몸에 밴 전문가적 기질을 느낄 수 있다. "완쾌되어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는 환자의 뒷모습을 바라볼 때 가장 큰 보람과 의욕을 느낀다"는 안희자씨는 평상시 핸드백에 화장품을 빠뜨리는 경우는 있어도 각종 상비약은 꼭 지참하고 다니며 버스안에서나, 길가에서나 아픈 사람을 보면 그냥 지치지 못하는 투철한 직업관의 소유자이다.
중학교시절 배구선수로도 활약했고 수영, 스키, 에어로빅, 스케이팅 등 각종 스포츠에서 능한 스포츠우먼으로 매사에 적극적인 그녀는 젊은이 못지않은 청춘을 간지하고 있어 쉰여덟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 한편 직업여성들이 흔히 겪게 되는 직장과 집안일 사이에서의 갈등을 무난히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해주는 남편 김두용씨(61)의 외조 덕분이라고.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파일롯으로 근무하는 맏아들 윤소씨(30)와 교편생활을 하고 있는 딸 윤원양(28), 공대 전산과 2년에 재학하다 현재 군복무중인 윤성군(22), 한의대 본과 1년에 재학중인 쌍동이 윤홍근(22) 3남1년의 자녀들이 모두 몸과 마음 건강하게 자라준 것이 마음의 큰 지주가 되어 힘든 줄도 모르고 살았다고- 고향의 대소사에는 가족 모두가 동행해 자녀들에게 고향의 이미지를 심어주려 힘쓴다는 안희자씨는 현재 성북구 돈암동에서 건강하고 사랑 넘치는 삶을 영위 하고 있다.
<금주에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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