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단위 1~3개의 대규모 합병으로 경영의 질적 성장 꾀해 지역경제 발전의 구심체 역할 다해야
대내외적인 급속한 여건 변화 속에서 농협의 대응은 합병이란 형태로 나타나고 있고 합병을 시도한 농협에서는 합병 전의 사업보다 2∼3배 이상 사업이 신장되고 있어 '합병만이 농협이 스스로 살길을 찾는 것'이라고 단정하는 주민들도 있다.현재 군내의 10개 농협은 지난해 12월말 현재 전체 조합원수 9천8백여명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고 조합원들 또한 대부분 50∼60세 이상의 노령인구로 구성되어 있어 사실상 농협사업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일부 농협들은 적자를 보거나 겨우 적자를 면하는 등 현재 보은군 지역의 농협들은 사실상 영세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데, 지난해까지만 해도 농협은 건물 신축으로 외형상 호화로움까지 드러내 뜻있는 주민들 사이에 '농협이 제살 깎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난이 일기도해 합병으로 경영의 질적 성장을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농협 관계자들도 사실상 합병이론에는 원칙적으로 공감을 표시하고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합병에 앞장서는 데에는 적극적이지 못해 군내 농협들의 합병문제는 사실상 거론만 되고 있을 뿐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협의 합병문제가 거론된 것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창립 이후부터 계속 제기되어 왔지만 그때만 해도 농협의 여건이 어렵지 않았으나, 지금은 대내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도전을 받고 있어 경영쇄신 차원에서 합병이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농협의 통합은 처음 리동조합을 읍면 단위농협으로 묶는 것으로 시작, 지난 '60년 후반부터 70년대 초반에 걸쳐 대규모 합병운동을 전개하므로써 '63년에 전국 2만1천2백39개였던 것이 '72년 1천5백67개 정도로 크게 감소했고 현재는 1천4백18개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다시 2천년까지는 5백개 수준으로 합병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군내에서도 '67년 17개 리동조합이 외속농협으로 합병된 것을 비롯해 '72년까지 총 1백30여개를 웃돌던 리동조합이 현재의 10개 단위농협으로 합병되었다.
이러한 농혀밥병은 비단 우리나라의 경우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유럽이 통합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과 같이 일본에서도 농협을 합병하는데 대대적으로 운동을 전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농협합병 조성법을 제정해 대규모 합병에 나서고 있는 미국에서도 협동조합의 대규모 합병운동을 벌이고 있어 합병은 자본주의 발전과정의 일반적인 추세로도 이해되고 있다. 따라서 농협은 어떤 형태로든 합병되어야 하고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개방화, 자율화, 지방화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기 위한 대규모 농협 합병작업이 전국적으로 적극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농협중앙회가 세운 합병 원칙은 현실적으로 경영기반이 열악하거나 조합 상호지원 기금에 의한 경영지원을 받고 있는 농협으로서 생활권·경제권의 분산으로 경영자립이 불가능한 경우를 대상으로 한다는 것.
왜냐하면 소규모 단위로는 지역사회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농협을 이끌 수 있는 지도자를 구하기 어렵고 자금의 영세성으로 사업규모가 작아 농민, 즉 조합원에게 봉사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농협중앙회에서는 조합원의 생활권과 지역 경제권을 중심으로 한 광역단위의 합병 관내 농업 여건을 충분히 고려해 영농 및 농산물 유통기능을 극대화함으로써 조합원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킬 수 잇는 규모의 합병 경영여건이 건실한 농협 중심의 합병을 계획하고 경영 약체 농협간의 합병을 가급적 지양 지방화 시대에 따라 지역경제 발전의 구심체적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규모의 합병이하는 계획안을 밝힌 바 있다.
그리고 합병을 실행하는 농협과 직원에게 각종 혜택을 줘 조합상호지원기금에서 지원하는 방법으로 소멸 농협에 대해서 농협당 무이자로 5억을 지원하고, 소멸농협의 조합장은 지소장으로 촉탑 임용될 경우 4년 이내의 임기로 대우(상무급)해주고 퇴임시에는 퇴임 공로금을 6백만원에서 1천만원까지 가산 지급하는 등 각종 혜택을 주어 적극합병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사정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합병된 농협을 살펴보면 경북의 군위군 관내 소보, 부계, 산성, 고로농협이 '92년 합병한 것을 시작으로 해서 전남의 구례군 관내 3개 농협, 강원도의 인제군 관내 2대 농협, 경남의 산청군 관내 8개 농협, 전남의 보성, 노동, 미력농협, 전남의 남원군 관내 이백, 대산, 남원농협이 각각합병해 실질적인 경영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도내에서는 '92년 12월 단양군의 매포, 적성 농협이 면단위로 합병했고 군내의 경우 '74년 6월 회남과 회북농협이 회인농협으로 소규모의 합병이 이뤄졌다. 군내의 각 농협에서는 대규모 합병의 필요성을 인식, 합병에 따른 제반 문제점들로 인해 아직 공론화된 것은 아니지만 조합장 월례회때 간간이 토의되고 있기는 하다. 특히 지난해 11월25일에 있었던 조합장 월례회의에서는 군내 농협의 합병형태를 논의한 바 있는데, 이때 우선 조합원 의사에 의한 자율적인 합병이어야 한다는 것과 지역경제권, 조합원 생활권 중심의 광역단위로 군단위 1∼개의 대규모 합병이 논의된 바 있다. 이때 중앙회에 계획 보고서를 제출하기 위해 잠정 협의된 것은 군내 10개 농협을 보은읍과 마로면을 중심으로 한2개 권역으로 통합한다는 안(案)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2개 권역으로서의 통합안이 최종 확정되 것은 아니지만 이 통합안이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그 중심 농협을 놓고 의견을 달리하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이의 조정중재 또한 필요한 상태이다. 사기훈 농협 군지부장은 "현재 우리 군의 여건으로 볼 때 농협 합병은 반드시 이뤄져야 하고 조합장들도 합병의 필요성을 피부로 느끼고는 있지만, 실행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합병되도록 노력하는 수박에 없다"고 군내 조합의 처지를 설명했다. 조합장들 사이에서도 성향에 따라 찬성과 반대양상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통합할 경우 자신의 조합이 소멸되고 하나의 기관이 없어진다는 소멸감을 느낄 수 있고 자신의 재임기간에 하나의 기관을 없앤다는 불명예감을 느끼는 경우가 그것이다. 더욱이 흡수 합병된 농협은 흡수한 농협의 지소로 바뀌고 조합장도 지소장으로 전락하게 되며 대규모 합병으로 인해 일어날 지역간 대립 및 갈등 우려, 관할구역 확대로 인한 영농지도 등 지도사업 기능의 약화 등이 우려될 것으로 꼽고 있다.
그러나 전남 보성군의 보성농협도 농협 통합에 대한 많은 부정적인 의견으로 선뜻 합병을 이루지 못했으나 대부분의 타 농협들과는 달리 지난 '90년 합병을 단행,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협합병의 좋은 본보기가 되어주고 있다. 보성농협 관계자에 따르면 합병 당시 보성농협은 조합원 1천5백2명에 4억9백만원의 자본금을 보유하고 있고 노동농협도 조합원 6백82명에 1억5천8백만원의 자본금을 가지고 있었으며 미력 농협은 8백40명의 조합원에 1억1천1백만원의 자본금을 보유한 영세한 조합들이어서 대규모 합병이 필요함을 인식, 합병을 추진하게 되었으나 기관이 없어진다, 영세한 조합을 큰 조합에 팔아치운다는 등 거센 반대와 함께 '조합 활성화 추진 위원회'라는 합병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이 별도로 모임체까지 구성하기도 했던 것.
그러나 보성농협에서는 반대의사를 가진 조합원들을 일일이 방문해 합병의 당위성, 효과 등을 설명, 결국 합병을 의결해 3개의 단위농협이 1개로 통합하게되었다고. 보성농협 안종후 전무는 "합병 후 조합원들에게 합병되기까지 후유증을 치유하고 조합원들을 충족시켜 주기 위해 많은 고심을 했다"며 "결국 실적 위주의 경영에서 실익위주의 경영으로 전환하고 경영의 혁신을 기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노후된 양 지소의 청사를 신축해 농민 조합원들에게 편익시설을 제공하고 농기계 이동수리 차량 배치, 주유소 설치, 저온 저장고 신축 등 경영기반을 구축하고 주부대학, 장학금 지급, 한문학교 운영, 조합원 자녀 전통예절 강습 등을 실시해 조합원들로부터 놀라운 참여의식과 호응을 얻었다. 더욱이 합병 후 사업의 급성장으로 조합원들에게 출자금에 대한 배당 한번 하지 못했던 양지소의 경우 매년 10%이상 배당을 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합병된 조합의 조합장들은 촉탁지소장으로 발령돼 근무하고 있다. 위와 같은 사례는 비단 보성농협의 경우만이 아니고 강원도 인제농협, 전남 남원농협에서도 같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협동조합은 경제적 약자인 조합원을 위해 사업을 하는 단체로서 그 상대가 민간기업들이고 금융개방으로 인해 세계적인 단체와도 경쟁을 해야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그들과의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소규모의 조합보다는 규모의 확대를 통해 조합원 당 이용 사업량을 늘리고 조합원을 늘려 전체적인 사업규모를 확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합병 추진과정에서 다소간 어려움이 있더라도 합병은 농협이 반드시 거쳐야 할 길로 지적된다.
왜냐하면 합병을 통해 농민 조합원의 다양화 된 욕구를 충족시키는 환원사업의 확충이 가능해지고, 지방화 시대에 대응, 지역 경제 발전의 구심체적 역하 수행이 가능해지면 개방시대에 대응한 대외 경쟁력의 우위 확보가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농협은 지역사회의 구심체로서, 그리고 지역개발 및 경제, 문화의 종합센터로서 기능을 발휘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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