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長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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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長丞)
  • 보은신문
  • 승인 1992.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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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달회<마로 관기, 대전 대1동장>
장승은 오랜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의 토속적인 민속신앙의 상징으로 손꼽히는 문화재로서, 오랜 전통과 우리의 민족정신과 자존심을 간직하여 계승되어온 우리 고유 공동체 의식의 자화상으로 알려져 있다.

대개 소나무나 화강석 등의 천연돌로 만들어 오고 있는 장승은 무사(武士), 장군(將軍), 역사(力士), 문수(門守) 등을 흉내내어 무섭과 위엄당당하게 표현해냈다. 장승이 세워져있는 장소는 대개가 마을 관문이나 왕래가 잦은 길가, 성문밖에 이정표와 부락경계 표시 등으로 세워져 왔다. 장승의 명칭은 천하대장군(天下大將軍), 지하여장군(地下女將軍)으로 우리나라 곳곳에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거의 똑같이 짝을 이루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동쪽에 천하대장군을, 서쪽에 지하여장군으로 서로 마주보게 하거나 또한 나란히 세우는 곳도 있다. 이는 음양설에 기인되어온 신앙의 대상으로 한쌍의 부부신을 이루는 것에 연유되어 온 것으로 여겨진다.

옛날 우리조상들이 맨처음 장승을 마을에 세운 방법은 마을 근처에 있는 산에서 나무를 베어 장승의 목재로 선정하여 그 나무에 명태를 달고 지성으로 빚은 약주를 올린 후 오리목을 다듬어 횃불놀이 장대를 마든다. 그리고 동편 신랑, 서편 신부 좌우맞이 행사로 동편신랑은 절을 두 번, 서편신부는 네 번 절하게 해 두 장송을 합궁(合宮)시킨다고 한다. 횃불놀이 장대의 동편에는 청색기, 서편에는 홍색기를 달고 장승맞이 행사를 치르기도 한다.

장승은 잡귀, 잡신, 흉액의 침입을 막고 마을에 각종 질병이 들어오지 않도록 부락의 수호신으로 삼아왔다.장승제를 지낼 때에는 마을 사람 중에서 가화(家和)가 돈독(敦篤)하여 생기복덕(生氣福德)의 길운(吉運)이 닿은 사람을 제관(祭官)으로 엄선하였으며, 마을의 공동 우물을 청결히 하여 새끼줄로 돌려매고 주문(呪文)을 올려 용신제(龍神祭)를 지내기도 한다.

이때 제관과 유사가 될 사람은 정월초부터 문전(門前)에 황토(黃土)를 깔고 대문(大門)에 새끼줄(금줄)을 매달아 바깥 사람의 출입을 금하며 자신도 외출을 삼갔고, 몸을 청결히 하고 초상집이나 부정한 곳에 가지 않으며 부부간의 동침을 피하는 등 정성을 다하였다.

또한 제사를 지낼 때 당일 제관은 엄숙하게 제사에 임하고 동참한 마을 사람들은 제관의 지시에 따라 마을의 안녕과 건강, 재앙 퇴치를 기원하며 수해와 한해를 막아 마을의 풍요와 태평을 기원하는 내용으로 정성스러운 장승제를 봉행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을과 각 가정의 모든 재앙을 소멸하고 건강과 복덕이 충만하기를 축원하는 정성스러운 소지를 올린 다음 모든 마을 사람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한자리에 모여 제사음식을 나누어 먹고 풍악을 울리며 마을의 단합과 화합의 계기로 삼아왔다. 이제는 시대의 조류에 다라 장승과 장승제도 차츰 사라져 가고 있는 실정이지만, 장승을 모시고 장승제를 지내던 선인들의 뜻을 이어 보은인 모두 화합단결하는 모습ㅇ르 보여주는 것이 어떻까.

(생각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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