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대추 명맥유지의 버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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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대추 명맥유지의 버팀목
  • 보은신문
  • 승인 1992.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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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 대추나무 작목반을 찾아서
푸른 산자락에 아늑하게 자리한 기와집 정원에 빙둘러 대추나무가 서 있는 모습을 그려본다. 7백년의 전통이 살아있는 보은 대추의 명성이 실종될 위기에 처해있음에 따라 보은을 알리고 보은대추의 우수성을 아리며, 역사속에 남아있는 대추의 명맥을 잇고자 오늘도 한 그루의 대추나무를 심고 가꾸는 사람들이 있다. 보은군 대추작목반(반장 류관형) 회원들이 바로 그들이다. 작목반이 형성된 것은 지난 `89년 4월 17인의 발기인이 구성되면서부터로 그전인 `85년에 보은군 대추협회라는 정식법인을 구성하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89년에서야 주위의 관심있는 주민과 기관장들이 참여해 작목반을 구성한 것이다.

17인으로 첫걸음을 내딘 작목반이 이제는 1백10명의 회원에 항상 70∼8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각종 현안사업을 논의하는 등 발전해왔으며, 9가구가 1천주 이상을 가꾸고 있고 그중 6가구는 대추재배를 주업으로 할 만큼 대추나무에 대한 인식도 새로워지고 있다. 또한 군내 일부지역이 아닌 전지역에 고루 퍼져 있어 보은대추라는 이름 그대로 보은의 특산품으로 자리잡도록 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7백여년전 고려 명종때 중국으로부터 들여온 대추는, 조선 중기때 우리 보은지방이 대추의 주산지로 이미 이름을 떨친 바 있다.

그 후 1950년도에 빗자루병으로 많은 피해를 입어 한동안 위축되었으며 최근 `78년부터 대추 신품종이 나오면서 다시 보급이 확산되기 시작, 전 군민 5그루이상 식재운동이 전개되었으며 `79년부터는 매년 2만5천주를 심어 명실상부한 예 보은 대추고을답게 특산품으로 지정 육성하며 군민 소득증대를 꾀하고 있다. 특히 당도가 높고 기후조건, 토질, 풍토가 적당해 예부터 제물용 및 한방약재로 널리 알려져 온 보은대추의 명성을 되찾고자 각별히 노력을 기울여온 대추작목반은 `89년 당시 군수이던 최만식씨와 김연세 전 농협 군지부장, 서병기 전 보은농협 조합장 등 기관단체장들과 뜻있는 주민들이 힘을 합쳐 비롯되었는데 주민들의 갖은 노력과 각 기관의 자금지원이 뒷받침되어 작목반이 구성되고 대추나무 과수원이 만들어졌다.

대추나무 작목반은 새마을정신을 바탕으로 대추를 재배하고 회원 상호간의 상부상조, 영농의 과학화를 위한 영농기술의 도입 및 영농개선으로 농업생산성을 높여 지역사회를 개발하고, 공동 구매, 공동판매 등 유통개선을 통해 소득증대와 복리향상에 기여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금년에도 3백톤(말린대추 2백톤)을 생산, 대도시로 출하하고 있다. 김동현·김종식 총무 등을 비롯한 반원과 함께 보은대추의 확산을 위해 힘쓰는 류관형 작목반장은 "자식 키우듯 정성을 기울여 풍성하게 열매맺은 대추나무를 볼 때 그동안의 어려움도 모두 잊고 기쁨의 미소를 띄울 수 있다"고 말하면서 "그러나 외지인이 찾아와 보은대추를 보고싶다며 안내를 부탁할 때는 마땅한 장소가 없어 가슴이 아파요. 역사와 전통을 가진 보은대추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 없기 때문이죠. 군민 모두가 그런 것에는 너무 소홀했던 만큼 이제는 군민 차원에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대추는 일반 타농작물보다 수익성이 좋아, 1천주를 심어 가꾸면 4∼5년 후에는 연간 2천여만원의 수입이 가능하며 인기가 좋아 판로 또한 무한하다. 현재 작목반에서는 6∼7만주를 재배하고 있어 군내 전체 10만여주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에대해 류관형 작목반장은 "50만주는 되어야 보은대추라는 이름에 합당해요. 연간 1천톤은 수확해야 판로 확대 및 가공분야에도 나서고 수입확대도 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군민 전체의 현안사업으로 수립돼 집 주위부터 도로변 가로수까지 모든 곳에 대추를 심어야 한다"고 말한다. 일찍이 이에 뜻을 둔 류관형 반장은 모교인 보은중학교에 대추나무 60주를 심어 주기도 했고 관광명소인 속리산 사내리 둑방에 2백주를 심어 관광객들에게 보은대추의 이미지를 심어주려 노력하기도 했다.

그러나 무관심 한 주민이나 관광객들로 인해 나무가 제대로 크기도 전에 뽑혀지고 부러져 이제는 10여그루 정도만 살아남아 서글프게 한다고. 현재 작목반은 대추수확을 마치고 농협과 수매를 협의중인데 가격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잇다. 작목반원들은 "현재 속리산 농협 판매장에서는 일만일천원에 판매중이고 그동안의 대도시 거래인들도 9천원선을 협의해 오는데, 농협에서 7천원에 수매하겠다는 것은 전혀 받아들이 수 없는 가격협정"이라면서 "운반·인건비, 비료값 등 모든 것을 감안한다면 1만원 이상은 되어야 한다"며 입을 모으고 "또한 작목반 외의 농민들이 농협의 요구대로 7천원에 출하해 손해를 보고 있는데 이러한 점을 볼 때 일반 재배 농가도 작목반과 협력해 공동출하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한편 김종식 총무는 "대추 생산량이 늘어남에 따라 수매에 있어서도 담배 등의 특용작물처럼 대추도 선별지도원이 있어 우수한 보은대추를 선별, 판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국립농산물검사소에 품질인증 신청을 위해 재배농가 33명의 서명을 받아 놓고 있는 가운데, 대추나무 작목반은 보은대추를 되살리는데 전 주민의 참여를 당부하면서 병충해방지 및 판매까지 모든 분야에서 농협과 행정기관의 협조를 요망한다. 작목반원들은 또한 "한 사람이 한 그루라도 더 대추나무를 심는데 주력하고 군 당국도 군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식수기간을 정하는 등 앞서서 이끌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회원을 확보하고 보은대추를 국내 뿐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알릴 수 있도록 품질향상에 주력하겠다"고 결의를 다진다.

현재 공동작업을 통해 가지치기, 비배, 병충해관리 등을 하면서 현안 발생시마다 모임을 갖고 있는 대추나무 작목반은 가입비 1만원에 1∼2그루라도 대추나무를 가꾸는 농가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개방하고 있으며 오늘도 보은대추의 명성되찾기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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