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 특산지 보은-제 몫 다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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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특산지 보은-제 몫 다하는가
  • 송진선
  • 승인 1992.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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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대추 옛 명성 되찾아야
보은을 대추고을이라고 해도 의문을 제기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대추고을이라고 부를 만큼 보은이 대추의 특산지 역할을 하고있는가 하는 것은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오히려 사과, 배 등 기타 작물의 기술지도에는 열성을 다해도 대추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기술지도가 미흡해 사실상 대추의병 방제, 식재, 접목 등은 행정 기관 보다는 개인에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영동지역의 특산품인 감이 확고하게 지역의 명물로 자리잡은 것과 비교하면 매우 대조적이다. 도로변에 심어져 있는 감나무 가로수, 학교 교정에 가꿔져 있는 감나무가 영동군의 또다른 명물로 탄생하고 있는 이때 우리보은은 어떤가. 84년도에 조성된 교사리 4차선 가로변에 심어진 대추나무 몇 그루와 탄부면 임한리 국도변에 심어져 있는 몇그루 되지 않는 대추나무가 현재 외관상으로 외부인에게 대추고을임을 알리는 전부이며, 이들에 대한 관리조차제대로 이뤄지지 않고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더욱이 대추를 장려하기 위한 행정기관의 노력도 미흡해 임산물로 취급하는 산림과와 특산품으로 인식하는 산업과로 전담부서가 갈팡질팡으로 바뀌고 있다. 90년부터 군에서는 대추재배 농민들의 증산의욕을 키워 소득을 증대시키고 전국의 유명상품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대추 증산왕'을 선방 시상키로 했으나 곧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또한 89년부터 91년까지 3년동안 매년 2만5천주씩 총 7만5천주의 식재계획을 수립하고 이 기간동안 대채재배 농가에 식재를 권장해으나 묘목단가가 비싸고 대추나무빗자루병으로 인해 농가에서 식재를 기피, 계획물량에 크게 못미친 40~50% 정도밖에 추진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군이 대추나무 식재계획만 수립해 각 읍면에 지시했을 뿐 자금융자 등 예산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아 효과를 보지 못한 때문으로 밝혀졌는데, 이것은 뜻있는 주민들이 작목반을 구성, 빗자루병 치료에 힘쓰는 등 대추증산에 열의를 보인 것에 비하면 미진한 것이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군내 대추나무 확대 보급에 크게 기여한 류관형 대추작목반장(49. 보은 삼산)에 따르면 대추 50kg 한 가마에 90만원 정도 하던 82년 보은에 대추가 없어 대전이나 경북 경산지역에서 구입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정작 옛부터 대추고을이라고 명성이 있는 보은에는 대추가 없고 오히려 외지에서 대추를 많이 생산하고 있었던 것.

때문에 관심있는 주민들과 함께 전국의 대추단지를 견학한 류관형씨는 당시 농협 군지부장이었던 김연세씨와 보은농협 조합장이었던 서병기씨 등과 협의, 보은의 토양에 맞고 품질이 좋은 대추묘목을 구입하기 위해 경쟁 입찰을 통해 해당 도지사가 인정한 묘판을 구입하고 85년 세계 은행에서 3억원을 차관, 장기저리의 유자로 대추나무를 보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그 기틀로 대추나무는 점차 확대되고 있고 통일신라시대부터 얻은 보은대추의 명성을 잃지 않고 지역특산물로 자리잡아 가기 시작한 것이다. 보은에서 대추가 처음 재배된것은, 문헌상으로 정확히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역사적으로 대추 주산지가 내속리면의 삼가리, 구병리, 대목리 등의 일대로 알려져왔고, 대목리 등의 일대로 알려져왔고, 이곳의 대추는 알이 굵어 통일 신라시대때에 조세의 일종인 조(租)의 큰 몫을 담당했던 어용물품으로도 유명했다.

더욱이 대추는 식용 뿐만 아니라 한약재로도 인기가 좋아 건강식품에 관심이 많은 요즘 사람들의 기호를 살펴볼 때, 그리고 "보은의 대추는 품질이 좋아 찾는 사람이 많지만 공급이 달려없어서 못파는 형편"이라는 속리산농협 판매장 관계자의 말을 들어 볼 때 대추재배의 확대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현재 군에서 조사한 군내 대추나무 식재 면적은 올해 총 1백95ha에 9만3천4백30본의 대추나무가 있고 총 80톤이 수확될 전망인데, 식재면적이 90년 1백44ha 91년 1백83ha 올해 1백95ha로 점점 증가하고 있다. 사과나 복숭아 과수원과 같이 단지로 조성되고 있는데 보은성족, 탄부 성지, 삼승 우진, 수한 소계 등은 1ha 이상씩의 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그리고 생산된 대추는 생산량의 70% 이상을 보은농협과 속리산 농협에서 수매하고 나머지는 농민이 소비하거나 직판하고 있다. 현재 보은대추의 판매망은 속리산농협 특산품 매장과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옥산휴게소내의 판매장 등 농협에서 운영하는 판매장, 장재리 농산물직판장, 서울의 신세계백화점과 잠실 롯데백화점, 대전의 대추과자 공장과 대추차 공장, 청주의 산성 대추술 공장, 청주의 산성 대추술 공장, 전국 기술자연합회 농특산물 협의기구 등 보은대추의 수요는 전국으로 확산돼,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고, 수익성도 높아 속리산농협 특산품 판매장에서는 8백g당 1만2천원씩에 판매되는 등 군내 총 연간소득이 3억원 정도에 이르고 있다.

알이 굵고 당도가 높으며 열매 모양이 좋은 보은 대추는 전국에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해 89년에는 전국 3백70곳에서 참여한 전국 농산물 품평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을 정도. 따라서 군에서도 대추나무를 확대 보급시키기 위해 대추나무에는 천적인 빗자루병을 방제, 올해 2백60여 농가의 대추나무에 대해 치료약이나 장비를 무료로 제공해 방제를 실시했으며 내년에도 빗자루병 방제계획을 수립, 대추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93년부터 97년까지 5개년 계획을 수립, 매년 5천주씩 총2만5천주를 식재할 계획도 수립했는데, 이번 대추나무식재 육성계획은 5년동안 1억2천5백만원의 사업비가 소요된다고. 집단 식재지역은 읍면당 1개소이상 1ha 이상씩 조성하고 일반 식재지역은 휴경지, 전답 휴범지, 공한지에, 특별지역은 공공기관, 주택, 마을회관, 노인정 등의 주변에 식재하며 도계, 군계, 면계 주변에도 대추나무 가로수를 심을 계획이라고.

그러나 89년에도 이후 3개년 식재계획을 수립했으나 제대로 실천되지 못했고 군수 재임기간이 평균 1년정도에서 교체돼 계획추진이 연계되지 못한 과거에 비춰, 이번 계획은 특산품육성이라는 투철한 사명감으로 반드시 시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은에서 대추를 생산하고 있는 김연세 농협 연수원장은 "대추는 물빠짐이 잘되는 비탈진 곳에서 잘자라 활용가치가 높은 야산에 심으면 좋으나 산림훼손이라는 이유로 제약이 따른다"며 "버려진 야산을 적극 이용한 대추나무 식재를 홍보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한 5만여평의 야산을 개간, 대추나무 단지를 가꾸고 있는 류관형씨는 "보은의 명물인 대추가 퇴색된 것은 빗자루병 발병에 원인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동안 행정기관에서는 대추에 대한 관심이 극히 미미했던게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정규예산으로 편성, 질병 방제와 식재를 적극 권장하고 대추 가공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편 무엇보다도 대추에 대한 현실적인 홍보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사실 보은이 대추고을이라는 것은 책이나 윗어른들을 통해 막연하게 알고있는 것이 고작이다. 어른들의 막연함이 후대에 와서 아예 인식조차 못할 경우가 생기듯, 어릴때부터 애향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학교 교정에 대추나무를 심어 학생들이 교가를 아는 것과 같이 대추가 보은의 명물이라는 것과 그 내력, 효력 등을 알게 해주는 현장체험이 중요하다. 또한 매년 선발되는 대추아가씨를 대추 홍보요원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선발에만 열을 올릴 뿐, 선발 후 보은을 알릴 수 있는 대외행사의 참여가 1년동안 겨우 1~2회 정도여서 사실상 본래의 추지를 크게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덧붙여 대추재배 농가의 증산의욕을 불어넣기 위해 대추왕 선발도 제고되어야 한다.

또한 청주 산성의 대추술 공장에서 보은대추의 품질이 우수해 대량 주문해놓고 있는 상태인데, 민·관에서 대추가공업에 조금 더 관심을 가졌더라면 대추술 제조 허가권을 청주에 빼앗기는 애석함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만큼 대추가공업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적어도 이와같은 방안이 실천되면 보은의 대추는 옛명성을 되찾는데 한걸음 더 나가게 될 것이고, 농산물 수입개방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농민들에게 희망을 주게 됨은 물론 수입개방의 대응작목으로도 활용가치가 높아 농가소득 증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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