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소원 풀어 좋은 작품 쓰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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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소원 풀어 좋은 작품 쓰고파”
  • 곽주희
  • 승인 2001.08.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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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로 데뷔한 농민 이 승 율 씨(51, 보은 삼산)
어릴적 꿈인 시인이라는 꿈을 져버리지 못하고 50이라는 늦은 나이에 10년여 각고의 노력 끝에 장편소설을 출간, 소설가로 데뷔한 사람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보은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사진·비디오 작가, 조경사, 하수회 플로리스트(꽃꽂이 지도자) 등 다양한 취미생활을 하고 있는 이승율씨(51)가 첫 장편소설 ‘침향’1, 2, 3권(민미디어)을 출간했다.

“어릴적 꿈이 시인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끝까지 옆에서 묵묵히 도와준 아내에게 우선 먼저 고맙다는 말을 해야겠지요. 남들은 모두 IMF로 고민하는데 굶어도 좋다는 생각으로 소설을 완성했으니 꿈도 이루었고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습니다”

이 씨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그동안 신춘문예에 시와 단편소설을 공모하여 몇 수십차례 실패를 하면서도 소설가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소설 쓰기를 시작한지 10년만에 자신의 처녀작품 ‘침향’을 펴냈다.

소설 제목 침향(沈香)은 향나무를 바닷물 속에 수백년동안 썩혀서 만든 나무 또는 그 향기를 뜻하는 것으로 불교에서 이르는 무위정법의 향기로 세상사의 모든 더러운 냄새를 물리치고 무명의 악업을 모두 끊어 소멸케한다고 전해진다.

이 소설은 현대인의 무지몽매한 허욕과 이기심을 사상을 초월하리만큼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비판하면서 과연 인간이란 무엇이며, 삶이란 무엇인가 하는 화두에 접근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설은 보은 장안의 한 견공이 복날 죽음을 모면하고 우여곡절 끝에 법주사에 들어가 치성으로 천일기도를 한 끝에 사람으로 변신하는데 성공하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혜율이라는 이름을 받고 5살부터 30대 후반까지의 인생사 즉 서울대 동양철학과 입학이나 훌륭한 소설가로 데뷔하기도 하고 동양철학 박사학위를 받아 참진리교라는 종교를 창종하는 등 리얼리티하고 성공적인 삶으로 묘사, 그의 인생사를 통해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구도(求道)를 그려내고 있다.

이 씨는 소설 ‘침향’에서 장안마을, 법주사, 속리산을 비롯해 선씨가옥 등 보은지역과 보은의 문화재 등을 배경으로 삼아 소설을 엮었다.

또한 소설에 나오는 희한한 참선법이나 개고기인줄 알고 자신의 아들을 맛있게 먹고있는 가족들, 딸이 첩이며 아들이 손자인 가족 등 괴기한 묘사나 이상한 일에 강한 흥미를 갖고 발찍한 상상력으로 빚어낸 모든 것들이 꿈속에 비친 물거품의 그림자인 몽환포영(夢幻泡影)이었다는 사실을 감지하게 만들었다.

즉 이 소설은 종교인이 된 주인공이 구도(求道)과정에서 깨닫게 되는 인생의 허무함을 자극해 독자들에게 삶의 소중함을 전달하고 있다.

“서두의 ‘위기일발’은 돈과 섹스를 탐닉하는 현대인들에 대한 경고로 사바세계를 그려 대비와 호기심을 유발시키기 위해 넣은 것이며, 정도만 지켜도 이미 행복한 삶인데 지나친 욕심에 사로잡혀 헤매는 현대인의 부질없는 욕심과 행동에 대한 비판을 가미했습니다”

한마디로 이 소설은 작가 자신이 현실속에서 꿈을 또한 꿈속에서 현실을 찾고자 했듯이 몽환의 세계를 넘나들며, 구도(求道)의 종착을 찾는 것을 큰 줄거리로 하고 있는 엽기구도소설이다.

보은읍 어암리(탁골)에서 태어나 삼산초(49회)와 보은중 (14회)을 졸업하고 서울로 유학, 서울 등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지난 83년 낙향, 농사도 짓고 사진·비디오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꽃을 좋아해 하수회 플로리스트(꽃꽂이 지도자), 산천초목이 너무 숭엄해 조경사가 되었다는 이씨는 분재, 수석, 미술, 철학, 문학, 종교 등등 어떤 것이든 좋아하지 않는 것이 없이 자기 나름대로 배우며 연구하며 즐기고 있다.

이씨가 이 소설을 쓰기까지 도서관에서 1000권 이상의 책을 독서, 도서관에서 다독상을 받기도 했다고. 고등학교때부터 소설가가 되고 싶었던 이씨는 “20년 넘게 고향 보은을 소재로 멋진 작품을 쓰고 싶었다”면서 “이제부터 시작이다는 생각으로 구상해 놓은 작품들을 하나하나 지면에 옮길 계획이다”고 말했다.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희망만 가지면 된다’는 말을 하고 싶다는 이씨는 가족으로 부인 권길자씨(44)와의 사이에 1남1녀가 있다.

현재 방송통신대 국문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이씨는 “좋은 작품은 인간의 영혼을 깨끗하게 해준다는 말처럼 앞으로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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