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그랜드호텔 이상정 조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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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그랜드호텔 이상정 조리부장
  • 보은신문
  • 승인 1992.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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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긍지심는 정상급 요리사 탄부 평각리가 고향인 요리사 삼형제
가족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상경하여 이제는 어엿한 일류호텔의 주방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스위스 그랜드호텔 조리부장 이상정씨(41. 탄부 평각). 중학교 졸업식을 채 마치기 전 68년 겨울 단독 5백원을 가지고 상경한 그는 당시 무교동 일식집에서 주방장을 하고 있던 고모부의 소개로 충무로에 있는 삼호그릴에서 접시닦기, 청소, 심부름을 하며 일을 시작했다.

그러나 1년만에 식다잉 경영난으로 문을 닫자 다시 고향으로 내려갈 수 밖에 없었던 그는 보은농고에 들어가서 학업을 계속했지만 3개월만에 고모를 따라 다시 서울로 갔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다는 생각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서울로 간 그는 명동성당 앞 코스모폴리탄에서 요리보조로 일을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주방에는 서열이 매우 엄격해서 매도 많이 맞았다고 한다. 남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며 요리의 지식과 경험을 쌓은 이상정시는 각고의 노력끝에 마침내 78년 프라자호텔에 입사하여 요리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후 뉴월드, 하얏트호텔을 거쳐 87년 스위스그랜드호텔로 옮겨 지금에 이르고 있다.

남자가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를 한다고 하면 잘 알아주지 않는 사회통념 때문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이젠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정상급 요리사가 되었다. 또한 아우 이상현씨(39. 라마다르네상스호텔 뷔페조리과장)와 이상희씨(35. 파라다이스 출장연회전문점 조리부장)도 각각 요리사로 진출하여 삼형제가 모두 일류요리사로 성공, TV, 일간지, 잡지 등에 화제의 인물로 오르내리고 있다.

이상정씨는 동생 이상현씨와 함께 현재 조리사 검정위원으로 활동중이며 지난 80년 관광의 날 요리 경연대회에 각각 하얏트, 조선호텔 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특히 이상정씨는 90년 서울 국제요리 전시회에서 금·음상을 수상했고 올해 4월 싱가포르 국제요리 전시회에서도 금·음메달을 따내는 성과를 서뒀다. 그리고 오는 10월 독일에서 열리는 독일 요리올림픽에 우리나라 팀장으로 선수들을 이끌고 참가할 예정이기도 하다.

다시 태어난다 해도 요리사라는 직업을 선택할 것이라는 강한 자부심과 긍지로 더 나은 맛을 추구하며 최고의 정성을 가미한 음식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그도 결코 흉내낼 수 없는 맛이 한가지 있다고 한다. "어머니의 손끝에서 배어나는 김치찌게에는 아주 독특한 맛이 있습니다. 이 맛이 바로 고향의 맛!아닐까요?" 라며 밝게 웃는 모습이 그의 머리에 쓴 흰모자와 더욱 자연스럽고 멋지게 어울린다. 이상정씨는 현재 경기도 부천시에서 부인 조영인 여사(36)와의 사이에 1남2녀를 두고 항상 스스로가 보은인임을 긍지로 여기며 밝고 건실한 삶을 살고 있다.


(금주에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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