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양의 여름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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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양의 여름방학
  • 보은신문
  • 승인 1992.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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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학교 보내기운동… 김동기 군수 솔선모범
'내고장 학교보내기 운동' 차원에서 부임 초 공무원들의 보은 이전을 강조한 김동기 군수가 곧 바로 차져 유정양을 삼산국민학교로 전학시켜 주목을 받았다. 김유정양(12. 삼산국교 5)은 지금 전학 후 한학기를 마치고 알찬 여름방학을 보내며 방학숙제 마무리에 여념이 없다.

"친구들과 개울에 가서 하는 수영놀이가 너무 재미있어요. 서울이나 청주에 있을 땐 수영장이 아니면 할 수 없었던 수영을 여기서는 조금만 걸어가면 언제나 수영을 할 수 있는 개울이 있어 신기하고 좋아요" 그래서 서울과 청주에 있는 친구들을 초대해 그런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었지만 방학중에도 뭐가 그리 바쁜지 친구들이 오지 못해 섭섭했다는 유정양.

서울에서만도 두번, 청주로, 다시 이곳 보은으로 4번째 전학을 한 유정양은 요즘 농촌에서 자녀들의 전학을 위해 도시로 이주하거나 자녀들만이 떨어져 도시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단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엄마, 아빠랑 함께 생활하는 것이 더 좋고, 농촌이나 도시 어디에서든 상관없이 공부는 자기 할 나름이라고 생각한다"는 유정양은 지금까지 항상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해왔다.

'항상 스스로가 알아서 할 수 있는 자립심을 키우라'는 부모님의 교육방침 때문인지 공부나 숙제는 물론이고 피아노 등의 과외 학습까지도 자신의 적성에 맞는 것을 찾아 한다고. 특히 산수를 좋아해 6학년이 되면 산수경시대회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고, 장래 교사가 되고싶다는 유정양은 단지 항상 바쁘신 아빠와 집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적어 아쉽다며, 대신 집에서는 뽀미와 돌이(강아지 이름)랑 많은 시간을 보냈다.

"처음 전학왔을 때만 해도 우연히 아빠가 군수라는 것을 알게된 친구들이 서먹서먹하게 대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아무 거리낌없이 대해주는 친구들과 더없이 친해졌다"고- 오늘도 청주와 서울에 살고 있는 친구들에게 보내는 유정양의 편지속에는 공기좋고 물맑은 시골에서의 건강한 생활과 푸른 꿈들이 빽빽이 담겨있다.

공허한 말에 그치고 있는 내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이 정착되기까지는 많은 시일이 걸리겠지만, 문득 유정양의 다부진 꿈과 눈빛속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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