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도 관광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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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도 관광상품
  • 송진선
  • 승인 2003.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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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로 꽃심어야
해마다 봄만 되면 어느 지역이든 묵은 겨울을 털어내고 밝은 봄을 맞기 위해 꽃으로 도로를 단장한다. 보은군도 예외는 아니어서 요즘 봄맞이 꽃단장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보은군은 인건비 등을 포함해 총 6600여만원을 꽃길 조성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꽃길 조성지는 보청천 제방변 소공원과 우회도로변, 교통섬 및 우회도로 중앙분리대, 대야리 소나무를 심어놓은 화단 등이다. 또 소나무 식재지인 보은읍 강신리 입구와 외속리면 오창리 암소바위, 수한면 발산리 입구, 소계리 수한 초등학교 앞, 묘서리 입구, 산외면 봉계리 삼거리, 대원리에도 화단이 조성된다.

이미 봄꽃으로 페츄니아 10만본을 생산했고 여름꽃은 메리골드, 맨드라미, 칸나, 금계국 등 17만본, 가을꽃은 벌개미취, 황화 코스모스, 사루비아, 감국 등 11만여본의 꽃묘를 생산하고 있다.

곧 봄 꽃묘 식재에 들어갈 예정이다.

꽃이 관광상품인 것은 제주도 유채꽃이나 진해의 벚꽃, 전남 광양의 매화꽃, 구례의 산수유 등이 이미 입증된 셈이다. 이들 지역에서 꽃소식이 전해지면 전국의 사람들이 몰려든다. 그래서 일부러 꽃길을 조성해 관광객들을 불러들이려는 자치단체가 많다.

청원군은 올해 11억원을 들여 도로변과 관광지, 공터 등에 초화류, 관목류 등을 심어 사계절 꽃을 구경할 수 있는 꽃의 고장으로 만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추수가 끝난 논과 밭에는 보리 등을 심어 땅심을 높이고 이른 봄에 보리를 구경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영동군도 영동천변에 토종식물과 유채꽃이 어우러지는 꽃밭을 조성한다고 한다. 이미 봄보리 80㎏을 파종한데 이어 8월에는 유채꽃씨 50㎏을 뿌려 주민들이 여가도 즐기고 사진촬영도 할 수 있는 장소로 가꾼다는 것.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아이디어를 낼 필요가 있다. 꽃으로 모양을 내서 눈길을 끌어야 한다.

강원도 홍천의 대명 비발디 파크는 스키철에만 북적이는 슬로프에 꽃을 심어 다른 계절에도 볼거리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플로라 월드를 지난해 5월 개장했다. 슬로프 정상에는 갖가지 꽃탑이 있는데 나선형 모양에 축구공이 얹어진 10m높이의 탑을 비롯해 하트모양의 둘레의 꽃 조형물이 있고 만화 캐릭터를 본딴 재미있는 모양의 꽃인형이 곳곳에 서있다.

올라갈때는 리프트를 타고 내려갈 때는 리프트를 이용할 수 없게 해 꽃길을 걸어내려오며 꽃의 향취를 음미할 수 있게 했다. 계절마다 꽃이 바뀌어 봄에는 베고니아, 노벨리아, 패랭이 등을 심었고 여름에는 페츄니아, 제라늄, 데이지를, 더위와 비바람이 한풀 꺾이면 국화 등 가을꽃으로 새단장을 한다.

조형물이나 꽃길에 심은 꽃은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종류이지만 아이디어로 고안한 꽃이어서 새로운 느낌을 준다. 겨울 스키시즌만은 못하지만 개장이래 매주 3000여명의 관람객이 찾을 정도로 관광코스가 되었다. 보은군의 학림리 앞 국도변 코스모스 꽃길은 아름다운 길로 이름이 나있다.

그러나 천편일률적으로 도로변에 줄지어 심은 꽃밭은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어느 지역에서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차를 타고 가다가도 차를 세우고 꽃을 보면서 쉬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들어야 한다. 자연그대로 놔두면 그냥 우리나라 섬 중의 하나일 것을 일부러 조경수를 심고 정원을 가꿔 전국민을 끌어들이는 우도를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꽃길도 아이디어로 승부하자. 그리고 한 철 보고 나면 없어지는데 가난한 군에서 많은 군비를 투입하느냐고 질책만 하는 시각이 염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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