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경쟁시대… 군내 과학교육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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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경쟁시대… 군내 과학교육의 현실
  • 보은신문
  • 승인 1992.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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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위주 교육, 실험설비 등의 여건 부족, 정책의지 결여, 과학교사 양성제도 미비, 과학에 흥미 잃게하는 과학교육
자신의 기술이 없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기술경쟁시대에서 과학교육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생존의 조건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기기술은 대학연구실이나 기업 연구소에서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소질을 찾아내고 창의력을 발휘하여 갈고닦는 오랜 동아느이 과정속에서 우수한 영재가 탄생하는 것이다.

초·중등학교 과학교육의 중용성이 강조되는 것도 여기에 이유가 있다. 그러나 우리의 과학교육은 불행히도 그러한 영재양성에서 멀리만 느껴진다. '과학성적은 1위, 과학의 흥미는 골찌' 이것이 우리 과학교육의 현실이다. 실험과 관찰 등의 경험을 통해 이해력을 높여주어야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는 것인데 일반과목처럼 입시위주의 주입식 교육에 그쳐 창의성과 탐구력의 신장은 커녕 흥미마저 잃게 하고 있는 것이다. 더우기 상급학교로 갈수록 실험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흥미도 없으니 학업성적도 갈수록 떨어지게 마련이다.

우리의 과학교육이 과학교육답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원인은 과학교육답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원인은 과학교사 양성제도의 미비, 실험설비 등의 여건부족, 입시위주의 교육, 정책의지의 결여, 교사·학생의 적극성 부족 등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시설면에서의 문제점을 보면 관내 각 학교가 과학실을 거의 확보하고 있으나 이농현상으로 인해 생긴 여분의 교실을 활용하는 차원에 머무는 것이 대부분이며 과학기자재는 종류에 따라서는 한번 실험하는데 10여명이 한조로 구성되어 함께 해야 하는 실정이다.

현재 국민학교 과학실습 기자재는 거의 값이 싼 기자재 확보에 그쳐 많은 종류가 그 정량에 턱없이 부족한 상태이다. 27학급에 1백18종의 기자재를 갖추어야 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으나, 관내에서 가장 큰 학교로 꼽아지는 삼산국민학교도 현재 90종류의 기자재를 확보, 79.9%의 확보율에 그치고 있으며 동광국민학교는 60.2%, 종곡국민학교는 69.5%, 학림국민학교가 80%수준이다.

이외의 다른 학교도 역시 마찬가지의 상황이다. 중학교의 경우도 국민학교와 비슷한 형태로 보은중학교가 18학급에 1백77종류중 1백57종을 확보,89.7%의 보유율을 보이고 있고 보덕중학교는 1학급 1백76종에 1백59종을 확보해 90.3%, 보은여중은 17학급 1백76종에 1백47종으로 83.5%를 확보하고 있다. 이외에 회인·회남·내속·속리중학교도 약 76% 정도의 확보율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와같은 통계는 종류별로 고르게 확보된 것이 아니라 편중된 수치상의 확보에 불과해 바람직한 통계로는 볼 수 없다. 정부가 학교에 지원하는 실험 실습 기자재 구입 지원금도 너무적어 학급당 지원액이 2만5천원에 불과한 형편이다. 이것으로는 기자재 구입, 소모품 구입 등 정상적 실험을 위한 준비를 할 수가 없다.

교육부는 이러한 실정을 감안, 지난 2월29일 학교교구 설비기준을 개정해 학급기준으로 하던 교구숫자와 종류를 현실성있게 학생수 기준으로 바꿔 교구확충에 힘쓰고 있으나 학기초에 예산편성이 끝난 상태여서 곧바로 규정에 따르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도 교육청을 추경예산 심의에 실험실습기자재 지원금 100%증액을 신청해놓고 있으며 지원이 확실시 되고있는 있으나 이보다 더 대폭적인 증액이 필요한 형편이다.

도 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관내 실험실습실 확보율이 81%, 기자재 확보율은 84%로 나타나 전국 평균치를 상회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실험실로서의 부적합한 시설과 낡고 파손된 기자재가 많고, 값싼 기구가 많음을 볼 때 확보율은 50%수준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플라스크나 비이커는 고무마개가 낡아 기체 실험에 사용할 수 없고, 철제스탠드는 녹이 슬어 물체가 고정되지 않으면 용수철 저울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쓸모가 없다.

과학교육이 실험에서 일탈되어 있다는 점과 아울러 교과서가 너무 딱딱해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시키지 못하는 점 또한 과학교육의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과학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투자확대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으나 전국민적으로 진행된 학교 과학기자재 보내기 운동의 참여폭은 큰 목소리와는 대조적으로 미미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우리 군에 배정된 금액은 8백90만원이 고작이어서 관내 초·중학교 39개교에 분할하면 과학기자재 구입은 엄두도 못낼 형편이다. 학교 육성회 지원금도 학생수의 급감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과학기자재에 대한 지원은 더욱 줄기만 한다.

기초 과학교육에서 부적합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은 현실적 미래과학분야인 컴퓨터 교육문제에 이르러 더욱 심각성을 띤다. 2천년대의 과학 인재를 길러 내고 정보화 사회의 적응력을 기르기 우해 실시된 학교 컴퓨터 교육이 시행 3년째를 맞고 있으며 88년부터 국민학교에 90년부터 중학교에 정규 교과과정을 넣어 주당 2시간씩 컴퓨터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초보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컴퓨터 보급의 미비, 교육프로그램 및 전문교사의 부족 등으로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 군내 학교 컴퓨터 보급량을 보면 국민학교 3백4대, 중학교 1백24대로 한 학급 40명을 기준으로 삼산국민학교가 31대를 확보하였고, 학생수가 적은 삼가국민학교는 11대를 관기국교 적암분교는 5대의 컴퓨터를 보급받아 활용하고 있고 중학교에도 31대씩의 컴퓨터가 보급되어 있다.

현재 16개 국민학교와 4개 중학교에서 컴퓨터 교육을 실시중인데, 군은 96년까지 전체 학교에서 컴퓨터 교육이 실시되도록 정해놓고 있다. 보급량은 상당히 부족하지만 그래도 8비트 컴퓨터를 16비트 컴퓨터로 교체하여 배치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랄 수 있다. 보유대수와 함께 교육의 질 역시 사설학원의 질적 수준에 따라 가지 못하고 있다. 전문인력의 교육과 확보가 시급한 문제로 다가온 것이다.

교육청에서 컴퓨터교육을 실시해 빠른 기간에 습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국민학교 4학년 80명을 선발해 60시간을 교육기간으로 월요일과 금요일에, 중학교는 40명을 선발 20시간을 교육하고 있다. 교육청의 이러한 노력도 일부에 치중되어 있어 삼산국교, 동광국교 학생들과 보은중, 보은여중 학생들이 대부분으로 전체 학생들이 대부분으로 전체 학생들로 확대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과학교육에서 목표로 하는 탐구력, 창의력, 흥미 등은 실험을 통해서만 길러 질 수 있다. 따라서 실험실 여건이 과학교육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과제인 만큼 장기적인 안목에서 이의 개선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실험기자재의 숫자 맞추기식 확보는 실습재료비의 대폭적인 증액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미래 과학영재의 교육은 말보다는 실질을 추구하는 현실적 교육으로 첨단과학세계의 선두에 설 수 있도록 정책의지는 물론 학교와 학부모와 모두가 주의를 기울여 힘써야 할 과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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