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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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을 보내며
  • 보은신문
  • 승인 1992.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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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군청 가정복지과 부녀복지계장)
오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했던가? 신록의 싱그러움, 파아란 하늘, 여기저기 다투어핀 들꽃… 이 모든 것들이 오월을 여왕으로 모셨으리라. 가정의 달이 이 아름다운 계절에 있음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모름지기 가정이라 함은 첫째 온 가족의 휴식 공간이어야 하고, 둘재 생산기능의 장이며, 세째 인격형성의 교육장이 되어야 한다고 정의해 본다.

그러나 오늘의 우리 가정은 어떠한가? "요즘 가정에는 어머니가 없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등의 슬픈 얘기를 우린 듣고 있다. 전자는 어머니의 참된 사랑과 정성의 결여를 탓한 것이고 후자는 인간이기 이전에 성적만 강요해 온부모를 원망하며 죽어간 한 소녀의 가슴아픈 사연이다.

자녀문제, 청소년문제, 노인문제, 고부간의 갈등 이 모두가 대화의 부재, 가정기능의 상실에서 발생했다면 진단에 걸맞는 치유나 예방이 있어야 할 것이다. 가족은 가족끼리, 이웃은 이웃끼리, 서로서로를 사랑하며 아껴주는 마음으로 모자라는 곳을 채워주고 다독이며 살아가는 것은 어떨런지.

내겐 이맘대면 특별히 생각나는 두분이 있다. 손자사랑이 유난히 지극하시어 온갖 정성을 쏟으시던 조부모님을 난 눈이 시리게 그리워 한다. 지금은 이 세상에 안계신 두분이지만 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음은 큰 사랑을 받은 까닭이리라. 엄격함과 자애로움을 구별하실줄 알았던 그분들과 그 시절들을 동경하며 감히 합가운동(合家運動)을 제시하고자 한다.

시부모를 모시고 자녀와 함게 살기를 실천한다면 아이들의 목걸이로 아파트 열쇠를 달아주지 않아도 될 것이며, 노인들은 가족이 그리워 외로움에 눈시울을 적시지 않아도 좋으리라.

굳이 바른말 고운말을 가르치지 않아도, 특별히 예의범절을 강요하지 않아도 자녀들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행해지는 부모의 효행을 자연스럽게 익혀 갈 것이다. 효는 모든 행동의 근원이니 다른 무엇을 염려하랴. 또한 우리주위엔 아직도 외롭고 배고픈 이웃이 있음을 잊지말고 내 이웃이 편할 때 나도 편할 수 있음을 깨달아 이웃과 더불어 살아간다면 오월은 한층 더 높고 푸른 손으로 우리를 안을 것이다.


(생각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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