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전화국 따릉이회를 찾아서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숨가쁜 사회에서 자신의 위치를 정립시키고 어떤 모임에 가입함으로써 소속감을 가지며 모임이 추구하는 바를 성실히 실천할 때 살아가는 맛이 생겨나는 것인지 모른다. 그 모임은 취미를 같이하는 동호모임일 수도 있고 같이하는 모임일 수도 있다. 보은전화국 따릉이회는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며 사랑을 전파하는 모임이다. 불우이웃을 도와주는 확고한 신념으로 활동을 펴고 있지만 결코 대가를 바라지 않는 따릉이회는 `88년 11월20일창설되었다. 산업사회의 발달로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면서 도시락도 지참하지 못하는 결식아동이 많다는 언론매체의 보도를 접하고 불우한 환경의 청소년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전화국내 29명의 직원이 모임을 만들었다.
소외받는 이들과 진실한 마음을 나누고 작은 성의를 표하더라고 거창하게 행사를 치루는 것이 아니고, 다만 '여기 약간의 성금은 보은 전화국 직원들의 정성과 마음이 모인 것입니다.
뜻하는 일에 사용하시고 어렵고 힘들고 병들은 중에도 언제든지 열심히 노력하여 ㅂ라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데 전력투구할 줄 아는 멋진 사람이 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첨부해 전화국 따릉이회라는 소속만을 밝히고 있을 뿐이다. 처음부터 모임 자체가 조직원들 나름대로의 친목을 도모하는 성격이 아닌 순전히 불우한 이웃을 도와주기 위한 것에 취지를 두고 구성된 순수 자원 봉사모임인 것이다.
그래서 여타의 동호모임과는 달리 별도로 회원들의 친목도모를 위한 행사를 갖지않고 있으며, 권위주의적인 체제에서 탈피하기 위해 회장제를 두지않고 회원들 중에서 이사를 선임해 이들이 실질적인 지도체계를 구축, 운영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
현재 47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따릉이회는 임기 2년의 임원을 선출, 김상묵(전자교환실), 이종성(기술과), 임헌용(총무과), 김남경(총무과), 이경숙(기계실), 권길훈(선로요원실), 황문석(선로요원실)씨가 이사로, 김홍식씨(기술과)가 총무를 맡고 있다.
따릉이회의 회원은 본인의 희망에 의해 가입하고 탈퇴할 수 있고, 회비는 봉급에서 갹출하되 1구좌 1천원을 기중으로 회원 각자가 원하는 한도내에서 구좌를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한달에 적게는 1천원에서 많게는 2만원까지 회비를 거출해 비록 적은 액수일지라도 진실한 마음에서 봉사를 실천하고 있어 전화국내에서도 인정받는 모임으로 육성되고 있다.
따릉이회는 무의탁 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등 불우한 이웃을 선정해 우선 지원하고, 장학금의 경우도 성적 위주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장학금의 고마움을 알 수 있는 소녀소녀 가장 또는 불우한 가정의 자녀들 중에서 선정, 지원해주고 있어 가난한 이웃에게 윤활유가 되고 있다. 발족된 지 불과 4년도 안된 연륜이지만 이들이 세상에 뿌려놓은 빛과 소금은 조금씩 쌓여 3년간 44명에게 2백50여만원의 성금이 전달외었다.
`88년 발족 당시 29명의 회원이 9만8천원을 적립해 `89년 44만1천원을 모아 9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했고 `90년 1백만5천원을 거출 12명의 학생에게 총 80만원의 장학금을, 9명에게 20만5천원의 이웃 돕기 성금을 기탁했으며, 지난해에는 편모 슬하에서 자란 학생, 소년소녀 가장 등에게 1백여만원의 성금 및 장학금을 전달했다.
따릉이회에서 총무를 맡고있는 김홍식씨는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운영되는 것이고, 단돈 1천원이 모이고 모여 나보다 못한 내 이웃에게 따뜻함을 줄 수 있다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큰 희망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불어 같이 살아간다는 공존의 의미가 회원들에게 큰 자부심으로 다가서는 것일지 모른다"고 말하면서 듯을 같이 하는 회원들이 점점 증가하는 것을 볼 때 앞으로도 보은 전화국 따릉이회는, 더욱 활발한 사업을 계혹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직원들의 더 많은 참여로 지금보다 더 많은 불우 이웃들에게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고 바램을 말하기도.
한편 회원들도 "사실 우리가 한달에 한 번씩 내는 회비는 아주 적은 액수에 불과하지만 도움을 받는 사람들이 우리의 뜻을 알고 고맙다는 감사의 편지를 보내올 때 마음 흐뭇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입을 모은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봉사단체가 많을 때 세상은 참으로 밝고 건강한 사회가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은 전화국 따릉이회는 세상을 밝게 승화시키는 모임으로서 우리 지역사회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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