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고싶은 한마디 ‘정언직행(正言直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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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고싶은 한마디 ‘정언직행(正言直行)’
  • 보은신문
  • 승인 1992.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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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춘(문화원 사무국장)
'시간은 말괄량이 고양이 같다. 언제 지나쳤는지 모르게 지나쳐 버린다' '그릇에 담겨있는 우유를 마시는 것과 같이 하루를 마셔 버린다'라는 말은 사고력을 가진 인간만이 시간의 관념을 갖고 느끼면서 산다는 표현이겠다. 우리들의 뜻을 대변해줄 사람들을 선택하는 14대 총선이 지난지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다.

물론 이러한 선택의 장점은 자신이 한 국가와 민족과 지역의 구성원임을 일깨워주는 분별의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말미에 오는 이 허전한 마음은 달리 움직이는 톱니바퀴와 같이 여기저기 갈리워진 우리들의 모습 때문에 오는 것이리라.

하지만 위대한 민족과 국가는 분열후에도 곧 화합하는 지혜를 갖고 있다고 믿고싶다. 유태인의 시오니즘(유태인의 민족주의)은 지금의 위대한 민족국가를 있게 했으며, 우리도 삼국이 갈려 있었지만 통일된 민족국가로서 위대한 문화의 꽃을 피운 적이 있었다.

이제 우리는 어느 후보를 지지했던 간에 어차피 한민족이며 같은 이웃의 공동운명체이다. 경쟁에서 낙선한 사람은 그간의 과정에서 잘못된 것과 야속함이 있었을 지라도 국가와 지역의 경영을 책임지겠다고 했을 때의 큰마음으로 당선자에게 축하와 격려를 해주어야 하고, 자신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활동했던 지지자들에게 진정으로 겸손하게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그들 본래의 생활로 되돌아 갈 수 있는 다독거림을 주어야 한다.

우리는 그러한 모습에서 패자가 승리자가 될 수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고금에 영원한 승리자는 우리 불완전한 인간에게는 없다. 그러나 우리들은 역사속에서 순간의 승리에 도취되어 영원한 패자가 되는 경우를 보아왔다. '동주공제(同舟共濟)'란 말이 있다.

오나라와 월나라 사람은 서로 미워하지만 같은 배에서 바람을 만나면 서로 도와 건너게 한다는 말이다. 큰 임무(大任)를 맡은 사람은 이제 진정 겸손한 자세로 많은 이들 앞에서 약속했던 공약들을 꼭 지켜, 한 역사속에 훌륭히 평가될 수 있는 지도자가 되어주실 간절히 바란다. 분열과 증오에 앞서 패자도 승자도 없는 우리들의 사회, 우리들의 국가와 민족의 승리가 되리라 믿으며 당선된 사람에게 '정언직행(正言直行)'이란 한마디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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