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3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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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3월 24일
  • 보은신문
  • 승인 1992.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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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표 확보' 후보별 세몰이 부산
정당연설회와 합동유세를 마친 14대 총선은 선거막판으로 치달으며 선거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보은, 옥천, 영동에 각 군마다 정당연설회 1번, 합동유세 2번씩을 치른 14대 총선의 막바지 분위기는 연설회와 합동유세를 통해 유권자의 부동표를 확보하기 위한 각 후보별 세몰이로 부산하다. 세 군에서 연고지마다 후보자가 출마, 인물보다는 지역대표 성격의 기층을 형성, 지역대결로 비쳐진다는 평을 듣고 있는데, 우기 군의 경우 13대에 이어 이번에도 네 후보중 두 후보의 대결양상이 짙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 13대때 보은에서 어준선 후보에게 27.8%를 뒤진 바 있는 박준병 후보는 경험을 살려 4년간의 착실한 지역구 활동과 조직력으로 부동표 확보에 주력해왔고 최근에는 '중부권의 인물'이라는 인물론을 내세워 청년층 등을 공략해왔다. 어준선 후보는 보은출신임을 강조하며 13대때 바람전략 여세를 몰아 그동안 조직활동 등으로 부동표를 확보해왔고, '농촌재건을 위해 물갈이를 해야한다'는 물갈이론으로 영동, 옥천을 공략하고 있다.

여기에 합세해 최극 후보도 골수야당임을 부각시키며 야당표를 끌어들이고 있고, 최옥종 후보 또한 연고를 통해 표를 모으고 있다. 남부3군에서 1회씩 열리게 되어있는 정당연설회는 민자당이 12일에 가졌고, 국민당이 21일에 가질 예정이며 민주·신정당의 정당 연설회는 보은에서는 개최되지 않았다.

지난 12일 보은 삼산국민학교에서 열린 민자당의 정당 연설회에는 2천5백여명의 청중이 운집, 선거열기가 고조되었는데 김종필 최고위원, 전국구 공천을 받은 구천서 BBS 중앙총재, 민자당 중앙정치교육연수원 전임 강사인 김득린 숭실대 교수가 참석했다. 지지연설에 나선 김교수는 "남북통일의 주체세력이 민자당인 만큼 민자당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하고 지역출신 국회의원이 없는 것을 의식한 때문인지 구천서 BBS 총재의 전국구 공천을 강조 반복했다. 구천서 후보는 "보은인의 긍지를 갖고 중앙무대에서 보은발전을 위해 박준병 의원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강조, 청중의 박수를 받았고 박준병 후보는 보은발전을 위한 공약을 제시하며 지지를 부탁. 김종필 최고위원은 "박준병 의원은 중앙당에서 꼭 필요로 하는 인물이니 만큼 지역과 나라를 위해 국회로 보내달라"고 호소하는 한편, "향후 10년간 42조원을 투입, 농어촌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역설.

국민당의 정당 연설회는 오늘 21일 보은삼산국교에서 조윤형 최고위원이 참석, 개최될 예정이다. 각 군마다 2번씩 열린 합동유세가 보은군에서는 첫 번째로 16일 삼산 국민학교에서, 19일에는 마로면 관기국민학교에서 각각 열렸다. 16일 보은읍 삼산국민학교에서 열린 첫 번째 합동유세는 흐린 날씨와 강한 바람의 꽃샘 추위속에서도 3천여명의 청중이 운집, 선거열기를 고조시켰다. 19일 마로면 관기국교에서 열린 두 번째 합동유세에는 첫날보다 줄은 약 2천여명의 청중이 모였는데, 모 후보 연설시 박수 부대가 동원, 박수를 유도하는 등 이번 선거가 지역대표의 대결양상임을 드러내기도.

첫날 유세에서는 어준선, 최옥종, 박준병, 최극 후보순으로 연단에 올라 지지를 호소했는데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른 최극 후보 연설시에는 박준병, 어준선 후보의 지지자들이 대거 자리를 이탈, 3∼4백여명만이 최후보의 연설을 경청. 유세에 나선 4명의 후보들은 유권자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농민표'를 잡기위해 농촌문제를 중점 거론했다. 야권의 세후보는 민자당의 농정실패의 예를 조목조목 제시하며 신랄하게 비판하는 한편, 경제난, 3당합당, 수서비리, 농정실패를 들어 여권을 집중 공격했고, 박준병 후보는 "민자당은 농어촌발전 진흥기금 42조원을 투입 농촌발전을 도모할 것"이라며 안정논리를 내세워 여당의 지지를 강조.

박준병 후보가 "8년간의 정치참여속에 경륜과 능력을 갖추었고 전국구 의원인 구천서 후보와 함께 지역의 내일을 보장할 것이며 충북의, 나아가 나라의 지도자로 성장하겠다"며 현정권의 실세임을 강조, 인물우위론으로 지지를 호소하자 어준선 후보는 "물이 고이면 썩기 쉽다. 안정이란 변화속에 발전을 가져오고 발전속에 안정을 가져오는 것이다. 우리 농촌도 보수성향에서 벗어나 새로운 농촌재건을 해야 한다"며 물갈이론으로 반박. 또한 최옥종 후보는 "국민은 새로운 정치의 출현을 원하고 있으며 오염된 정치판을 무공해 정치로 실현시키기 위해 출마했다"고 말했고, 최극 부호 또한 "여당의 독주를 막고 견제할 수 있는 힘있는 야당을 위해 30년간 정통 야당만을 고집해오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 통합한 제1야당의 공천을 받은 나를 밀어달라"고 기염을 토했다.

어준선 후보가 "42조원을 10년간 농촌에 투자하겠다고 공약하고 있지만 올해 책정된 액수는 1년 평균 4조2천억원이 투자되야 함에도 1조2천억원 밖에 서지 않았고 도·농간의 소득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며 농정실패를 신랄하게 비판하자, 박준병 후보는 "농업구조개선을 위하여 10년간의 42조원 투자는 연차적으로 계획되어 있고 예산수립은 해본 사람이 안다"며 맞받아 응수. 또, "기업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고 현대가 나서면 대우, 삼성도 나올게 아니냐"며 꼬집고 "정치인은 정치를 하고 기업인은 기업에만 전념해 정·경 분리가 되어야만 경제가 안정되고 나라발전이 이루어진다"고 반박.

최옥종 후보는 "추곡수매를 날치기 통과시키고 쌀마저 수입하려 하며 불안한 사회를 만든 민자당은 14대 총선에서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재벌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도 옳지 못하다"고 일침. 최극 후보는 "이 자리는 공양을 남발하는 자리가 아니고 국회에 진출하여 민주정치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는 자리"라고 전제한 뒤 "야합한 민자당이여 차례나 국회 날치기를 한 것은 이번 총선에서 심판 받을 것"이라고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민자당을 집중공략. "결혼상담소를 설립, 장가못간 농촌총각들을 빠짐없이 결혼시키겠다"며 "국회의원이면 이정도는 해야 되는겨"라고 강조해 웃음과 박수를 자아낸 최옥종 후보는 "서민주택 보급, 풍요로운 경제건설, 민족의 평화통일, 정치개혁을 통한 도덕정치의 구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공약.

박준병 후보는 "청주-보은-상주간 내륙 고속도로 조기착공, 농업전문대 설립, 속리산 종합개발계획, 하수도 및 도로정비"등을 공약으로 내세워 유권자의 지지를 유도하는 한편, 어준선 후보도 "농촌예산을 5%에서 10%로 늘리고 수입농산물 이익금을 50% 부과하는 농촌 부흥세를 신설, 농촌개발과 아울러 남부 3군 중심지에 종합병원 설립, 속리산 집중개발"을 공약으로 제시, 청중의 박수를 유도했다.

후보자들의 열띤 공방전에 비해 유세장에서의 청중의 관심과 열기는 비교적 차분한 편. 과거 선거유세때와는 달리 조직적으로 동원된 선거운동원들에 의한 후보자연호나 박수유도가 적었던 것은 선거문화가 진일보한 것이라는 일반적인 견해. 하지만 일부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자의 유세가 끝나면 일시에 유세장을 빠져나가는 고질적인 악습은 아직도 여전했고 또한 후보자의 정견을 듣는 유권자들의 자세가 진지하지 못하고 후보자들의 일방적인 공약은 큰 기대나 자극적 대상이 되지 못할뿐더러 이번 선거는 정치적 소신이나 이념보다는 지역연고를 기반으로 한 지역선거전 양상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우려.

후보들의 활동 못지 않게 후보 부인들의 활동도 눈에 띄었는데 유세장 입구에 서서 유세장을 찾는 유권자들을 향해 남편의 지지를 부탁하는 인사를 하고 유세가 끝난 뒤에도 끝까지 남아 청중이 모여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인사해 눈길 지난 15일 옥천군 옥천중학교에서의 첫 합동유세를 시작으로 보은 옥천 영동 선거구에서는 19일까지 6차례의 합동유세가 모두 끝났다. 이로써 선거일 3일을 남겨놓고 각 당별 표 지키기와 마지막 부동표 확보에 부심할 것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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