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내 하천오염의 실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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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 하천오염의 실태〈2〉
  • 보은신문
  • 승인 1992.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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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건천 흰색앙금… 오리 떼죽음
산세 좋고 물 맑은 명당이라하여 후율정사가 자리잡고 있고, 좋은 산세와 맑은 물만큼이나 훈훈한 인심을 자랑하는 마을 수한면 차정리 하지만 지난해 여름부터 이 마을 중앙으로 흰색의 오염된 물이 흘러 주민들은 물론 군민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해 7월 중순경부터 수한면 차정리(상차정)에서 항건천과 마을 중앙으로 흐르는 소하천의 합류지점에서 보청저수지까지 약 1㎞구간에 흰색앙금이 바닥을 덮고 있는 것이다.

이 흰색앙금은 6∼8㎝는 족히 될만한 두께로 뒤덮여 있으며 기온이 높아지면 물이 끓어올라 흰색거품이 하천을 떠다닌다. 때문에 희색앙금이 바닥을 덮은 이후부터는 다슬기 등 미생물과 피라미를 비롯한 물고기가 자취를 감추고 마을주민들은 오랫동안 식수로 사용해오던 지하수를 먹지 못하고 임시 간이상수도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게다가 양봉을 생업으로 하던 주민은 앙금발생이후 양봉 40군이 죽는 피해를 입었으며 항건천을 떠다니며 먹이를 찾던 오리가 떼죽음을 당한 것을 오리사육농가는 목격해야 했다. 또한 출산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소가 용트림을 하며 유산하는 등 피해사례가 속속 발생,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더구나 항건천은 수한면 등 인근지역 주민들이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는 보청저수지로 유입되기 때문에 이에 따른 피해확산까지 우려되고 있으며 이를 방치해 둔다면 올해는 그 오염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것이 주민들의 우려이고 주장이다. 이에 군에서는 앙금발생이후 8백여만원을 들여 퇴적물 제거작업을 실시했지만 얼마되지 않아 흰색앙금이 다시 발생해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했다.

흰색앙금의 발생원인은 보은-회인간 수리티재 국도 확·포장 공사를 시행하면서 발파한 암반을 계곡속에 메운 후 지난해 7월 중순 장마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는데, 이 현상의 원인은 알루미늄, 망간, 철 등이 함유된 암반이 대기에 노출되면서 공기속의 산소와 빗물 등과 항건천으로 흘러내려 발생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즉, 항건천 상류지점에서 보청저수지까지 2㎞정도의 물이 뿌옇고 흰색침전물과 백색앙금이 생겨난 것은 알루미늄(Al), 규소(Si), 철(Fe) 등의 금속물질이 중성수와 합류되면서 흰색 침전물이 형성된 보청천의 오염현상과 유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보청천과는 달리 산외면 구티리에서 황이 함유된 지하수가 1년여 동안 자연발생적으로 유출되었다가 없어졌던 것처럼 앙금발생 원인이 그와 비슷한 자연발생적 지하수 유출로 보는 견해도 있다. 주민들은 "수리티재 계곡을 메운 곳으로부터 마을 중앙으로 흐르고 있는 소하천의 원액을 떠서 물고기와 다슬기를 넣어보는 실험을 여러차례 해보았는데 실험결과 5분도 안되어 죽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군에서는 도 보건환경연구원에 하천수 수질검사를 의뢰하였는데 PH 4.0(기준 6.5∼8.5)의 강한 산성수라는 것과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1.4㎎/, AS(비소) 0.000㎎/, CN(시안) 0.000㎎/, Hg(수은) 0.000㎎/, PB(아연)는 기준이 하라는 검사결과가 나왔다.

또한 군은 도 가축위생시험소에 가축사육과 수질과의 역학조사를 의뢰하였는데 역학조사 결과 새끼를 밴 소가죽을 먹지 않고 있는 것이 물과 관계가 있는 것인지 확실히 판단할 수 없으나 산성인 물을 지속적으로 투여하게 되면 체내가 산성증으로 될 수 있고 이로 인한 소화불량,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때문에 항건천의 수질이 강한 산성수라서 가축과 인체 피해가 우려되는 데다 장기간의 체내 축적시에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는 결론이다. 또한 양봉이 새끼를 치지 못하고 알이 노랗게 되는 것은 물의 영향이라기 보다는 석고병 등의 질병 때문이라고 결과를 통보해왔다.

하지만 양봉피해를 입은 김희준 씨에 따르면 "처음 벌이 죽을 때는 그 원인이 물이 있는 것을 알지 못하였는데 벌통의 장소를 옮겨 보청저수지 밑쪽이나 산외면 이식리 쪽에서 양봉을 해보니 아무런 문제없이 건강하게 벌이 자랐다"며 때문에 벌이 죽은 이유를 양봉과학연구소에 의뢰해본 결과 "충이 형성되지 않거나 크지 못하고 녹는 것은 물 때문"이라는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김씨는 이에 근거한 자료를 대전 국도관리청에 제시해 피해 보상을 요구, 현재 보상을 받을 계획이라고 한다.

한편 항건천 주변에 경고판 5개를 설치해 '차정리 마을 중앙에 흐르는 소하천에 자연발생적인 산성수가 흘러 주민피해가 예상될 수 있으니, 보청저수지 및 본 하천에서 낚시 및 고기를 잡은 행위, 목욕·빨래 등의 행위, 본 하천수를 이용한 우물물, 자가수도(모토이용)의 음용수 사용을 금지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런 경고와는 달리 주민들은 지난해 8월 도로 시공업체인 임광토건에서 수리티정상 만댕이(소하천 왼쪽)에 탱크를 묻어 마을로 끌어들이는 임시상수도를 설치해 준 것을 지금까지 식수로 사용해 왔었는데 지난 12월 중순 갈수기 때문에 물이 부족해 다시 기존의 지하수를 먹고 있다.

주민들은 간이 임시상수도의 물이 나오지 않자 군에 요청, 간이급수 보조사업비 1백10만원을 보조받아 모터를 구입, 기존 우물물인 지하수를 집으로 끌어들여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주민들은 "문제가 되고있는 소하천과 불과 몇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에 실제 지하수가 위치해있어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 물이 인체에 피해가 있는지 없는지 알지 못해 불안하다" 며" 이 지하수의 수질을 검사, 식수로 사용해도 문제가 없는지 밝혀주었으면 좋겠다"고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오유영씨 집의 뒷마당우물에는 6개의 상수도관이 연결되어 6가구가 식수로 사용하고 있었고 이는 소하천에서 불과 20m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한편 군 관계자는 "간이급수 보조사업비를 지원해 모터를 구입케 한 것은 주민들이 지하수의 위치를 선정, 문제가 없다며 지원을 요구했기 때문"이라며 오는 3월 공동급수시설 수질검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보건소에서 실시하는 8개 항목, 즉 일반세균, 대장균 등의 검사는 주민요구에 불충분한 검사이며 적어도 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실시하는 34개 항목의 검사를 받아보아야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 12월 군의회에서도 항건천의 수질오염문제와 대책방안 등에 적극 거론되었었다. 군은 지난해 10월 충북대학교 환경공학과 이상일 박사에게 항건천 수질오염 원인규명 및 방지대책 용역을 준 생태이다.

지난 1월20일경 용역결과가 나올 예정이었던 것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지만 군은 "용역결과가 나오면 항건천 하천오염 방지계획을 수립하여 도 및 중앙에 용역결과에 따라 방지시설 및 연간운영비 보조를 신청할 것" 이라고 밝힌다. 보청저수지는 군의 주 농업용수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항건천에 흘러든 오염물질로 농사피해가 우려되는 데다, 결국 대청댐으로 최종 유입, 도내의 각 가정에까지 그 영향이 미치는 만큼 오염방지 대책은 빠른 시일내에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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