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날 우리에게는 가족의 해체 문제로 심각한 사회문제들이 일어나고 있다. 가정폭력이 늘어나고 있고, 이혼률 증가, 출산률 감소 등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윤석렬 정부가 “인구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2024년 대한민국의 합계 출산률은 0. 7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인구 대체 수준인 2.1명에 한참 못미치는 수치로 이러한 현상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우리나라는 국가 소멸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학자들도 있다.
그러나 철학적인 관점으로 보면, 천운(天運, 하늘의 운행)은 순환하며 원시반본(原始返本, 처음에 시작된 근원으로 돌아간다)하는 이치가 있어서 자연은 놀라운 회복 능력과 자정작용이라는 이치가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머지않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그러한 일환으로 현재 보은군에서 가풍(家風)이라는 새로운 주제를 가지고 가족의 해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일어나고 있다. 바로 보은향교에서 지난 2024년 2월에 가풍지원센터를 설립하고, 가풍지도자 20명을 양성한 것이다. 올해는 보은군 신활력플러스추진단에서 3기 액션그룹에 선정되어 “백년의 약속, 아름다운 가풍 만들기”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가풍(家風)을 말하면 과거의 낡은 유물처럼 느끼는 경향이 있는데, 가풍지원센터에서 추진하고 있는 가풍사업은 이러한 낡은 관습을 들춰내어 이어가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과거의 잘못된 관습을 타파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갈 가풍을 만들어가자는 것이다. 즉 좋은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오늘날 새로운 가족문화를 접목해서 후손들에게 물려주자는 가족공동체활성화 사업이다.
우리는 지난 100여년 동안 36년간의 일제강점기, 6.25전쟁, 그리고 국가부도사태(IMF)를 겪으면서 할아버지 시대, 아버지 시대, 우리 세대가 전쟁과 가난으로 인해서 3대에 걸쳐 가풍이 제대로 계승되지 못했다. 어떤 문화든 3대가 단절되면 대체로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의 소중한 가풍문화도 우리 세대에 다시금 회복하는 노력을 하지 못하면 정말로 단절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인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죽을 때 딱 하나만 가져가라고 한다면 단연코 한국의 가족제도를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다. 또 하버드대 와그너 교수는 “한국의 가족제도야말로 21세기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고 말했다. 그리고 인도의 시성 타고르가 “코리아의 그 등불이 다시 한번 켜지는 날 동방의 밝은 빛이 세상을 비추리라”고 했던 말은 한국의 가족제도의 이야기를 듣고서 읊었다고 한다.
가풍(家風)은 먼 조상으로부터 후손에 이르기까지 하나로 이어주는 소통의 구심점이다. 현재 우리 가정은 가정폭력, 아동학대, 저출산문제, 자살문제 등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는데, 이러한 일련의 문제들이 가풍이라는 구심점을 잃어버린 결과는 아닌지 다시금 되새겨 봐야 할 때이다. 현재 보은군에서 시작하고 있는 가풍아카데미 교육을 통해서 바로 이러한 가족 간의 구심점을 회복하고, 또 가족 간의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 확신한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타고르가 말했던 가풍의 등불을 다시 켜는 일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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