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사람이, 차도는 차량이 통행하는 쾌적한 환경 조성 필요
지역 발전은 단순한 경제적, 사회적 성장을 넘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보은군의 여러 가지 현안은 오랜 시간 방치되었거나 해결책을 찾지 못해 주민들에게 큰 불편과 위협을 주고 있다. 이에 보은군의 4개 신문사는 이러한 문제를 더 깊이 들여다보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매달 한 번씩이라도 주요 현안을 공동 보도하며, 주민들과 행정기관이 함께 해결책을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고자 한다.
첫 번째 주제는 보은읍 중앙사거리에서 동다리 구간의 보행 안전 문제다. 이곳은 20여 년간 방치되어, 5일장이 열릴 때마다 보행자와 차량이 뒤섞여 사고 위험이 늘 상존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속적으로 안전 대책을 요구해왔지만, 관계 당국은 아직까지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4개 신문사는 인도를 점유한 노점상 문제를 심층 취재해 생계형과 비생계형 노점상을 구분하고, 공정한 해결 방안을 제시해 보려 한다. 동시에, 보행자 안전을 위한 교통 인프라 개선을 모색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이번 공동 보도를 시작으로 주민들의 목소리를 더욱 경청하며, 실질적인 변화를 촉구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보은군의 미래를 위해 다양한 문제를 짚어보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이번 협력의 목표다. 앞으로도 4개 신문사는 지속적으로 심층 보도를 이어가면서, 주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 (편집자의 말)


■보은읍 중앙사거리~동다리 구간, 20년간
방치된 주민 안전, “이제는 대책이 필요하다”
보은읍 중앙사거리에서 동다리 구간은 지난 십수 년간 보은읍 주민들의 주요 이동 통로로 자리 잡아왔다. 이 도로는 보은읍 중심을 관통하며 지역 주민들뿐 아니라 상인들과 외부 방문객들까지 빈번하게 이용하는 중요한 교통의 축이다.
하지만 이 구간은 오랜 시간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극심한 혼잡을 유발해 왔다. 특히 5일장이 열릴 때마다 노점상, 보행자, 차량이 뒤엉키며 혼란이 더욱 극심해진다.
지난 9월 26일 보은읍 5일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이런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이제는 더 위험해졌다. 차량과 사람이 뒤섞여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평생 보은에서 살아왔다는 또 다른 주민도 “이곳의 혼잡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이제는 확실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노점상이 차지한 인도 때문에 차도로 밀려난 보행자들은 무단횡단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행로가 없어 차량과 함께 도로를 이용하는 보행자들의 위험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택시 운전기사들 또한 “이 도로는 장날만 되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며 “차도도 막히고 보행자들도 위험하다.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20년간의 침묵 … 주민들만 외면 받고 있다”
보은읍 중앙사거리에서 동다리 구간의 보행자 통행 및 안전 문제는 최근의 일이 아니다. 20여 년 전부터 주민들은 지속적으로 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전한 보행권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는 이제 더 이상 무시될 수 없다. 주민들은 “우리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도로가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5일장이 서는 날, 도로가 무법천지로 변하는 것에 대해 주민들은 “행정기관이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상황이 이렇게 고착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행정기관의 책임을 묻고 있다.


■인도 점령한 노점상, 가게 적치물
… “보행권, 어디로 갔나요?”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인도를 점거한 노점상과 가게 적치물이다. 노점상들은 생계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불법 노점 행위는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도시 미관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합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상인들과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 가게 앞에 물건을 진열하고 있는 과일가게, 옷가게를 포함한 잡화, 농업용 모종상점들 역시 보행자 통행을 방해하고 있다. 주민들은 “인도가 자기들 가게 앞마당도 아니고, 노점상이라고 해서 보행자 안전을 무시할 권리는 없다”며 강력한 단속을 촉구하고 있다.
물론 노점상들의 생계 유지라는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행정기관은 단순히 노점상을 단속하고 규제하는 데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노점상과 지역 상인, 주민들과의 공청회 등을 통해 합법적인 영업 공간 마련,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 등 상생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노점상들 또한 관련 규정을 준수하고 안전한 영업 환경 조성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침체된 5일장, 주말 관광시장으로 부활?
전통과 현실 사이의 고민
한편, 그동안 보은 5일장은 지역 상권에 기여해왔으며, 외지 상인들이 가져오는 다양한 상품들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왔다. 하지만 20여 년 전과 비교하면, 5일장은 크게 축소되었으며, 현재 화랑시장에 남은 장꾼은 6~7명에 불과하다. 사람들로 북적였던 과거의 모습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이에 대해 주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 상인들은 전통 있는 5일장을 살려야 지역 경제가 활성화된다고 주장하는 반면, 시장 전문가들은 5일장을 주말장터로 전환해 외지 관광객을 유치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역 특산물 판매, 전통놀이 체험, 문화 공연 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해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이중 전남 장흥의 주말장이 성공적인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장흥 주말장은 지역 특산물인 소고기와 키조개, 표고버섯 삼합으로 유명하며, 이를 맛보기 위해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보은의 5일장 역시 전통을 고수할 것인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주말시장으로 개편할 것인지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20년간의 침묵을 깨고 이제는 행동할 때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보은읍 중앙사거리에서 동다리 구간은 지역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핵심 도로로, 20년 넘게 방치된 안전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노점상들에게는 공정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더불어, 인도를 점유한 노점과 가게 적치물로 인해 위험이 커진 이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오랫동안 보은군은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하지 못해 지역 문제 해결에 한계를 보였다. 잦은 인사이동으로 일관성 있는 대응이 부족했고, 문제를 방치하거나 미뤄온 결과가 현재의 위기 상황을 초래했다. 이제라도 행정기관은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장기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민관이 협력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해결책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지역의 미래는 더욱 큰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변화’를 피하지 말고, 과감한 결단과 실질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이것이 보은군의 미래를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변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지금이 바로 그 변화를 시작해야 할 때다.
공동취재단
(보은신문·보은사람들·보은이뉴스·K-Life 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