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부지 물색.확정할 시간 1년 유예 연장
사업 지체될수록 자제비 등 사업비 상승 불가피


보은군 통합RPC(미곡종합처리장) 건립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이달 농림부 RPC 선정 심의위원회는 보은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이 신청한 월송리 부지에 대해 ‘마을 주민과 협의가 안됐다’는 이유를 들어 ‘민원 해결 또는 새로운 부지 물색’을 요구하며 사업기한 1년 연장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 부지는 주민 반대 민원이 심하기 때문에 적절치 않다고 선정 심의위원회는 판단한 것이다.
조합공동사업법인은 사정이 이렇게 되자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 농림부 제안을 받아들이는 공식 서한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림부 선정 통합 RPC 건립의 연장은 2023년에 이어 보은군은 두 번째 예비사업자 위치에 머무르게 됐다. 법인 관계자는 “통합 RPC 건립 추진이 1년 늦춰질수록 인건비, 자재비 상승 등으로 총사업비의 약 5%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걱정을 나타냈다.
보은군은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을 통해 농협 RPC를 통합하고 쌀 가공시설을 현대화하고자 보은군 통합 RPC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사업법인은 월송1리 부지를 대상지로 농림축산식품부에 사업 계획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농림부는 이전을 반대하는 민원 해결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사업추진이 가능한 대체부지의 마련을 요구하며 예비사업자 자격을 1년 더 연장했다.
앞서 보은농협과 남보은농협은 2021년 통합 RPC 건립을 위한 법인을 설립하고 국비지원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통합 RPC를 운영하면 생산비 감축과 보은 쌀의 경쟁력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법인은 당초 삼승면에 통합RPC를 건립하고자 했지만 양 조합 간 이견 차 등을 좁히지 못하고 대신 보은읍 월송리 일원 6000여 평을 선택했다. 이 법인은 지난해 12억여 원에 이 부지를 매입하기로 하고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국비(40%), 지방비(20%), 자부담(40%) 등 154억 원을 들여 1만 2000톤의 도정능력을 갖춘 RPC를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월송리 주민들이 RPC가 마을 중간에 들어서고 사전 협의 없이 부지를 매입한 점, 벼 수매철 차량 통행 급증으로 인한 위험 등을 들어 RPC 신축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김수영 법인 대표는 “민원을 해결하지 못해 사업 승인을 받지 못했다. 새 부지를 확보한 뒤 내년에 다시 사업승인을 신청할 것”이라며 2026년 착공이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사업법인이 1년 내 새 부지를 확보하고 내년 농림부 지원을 이끌어낼지 아니면 신축에서 증개축으로 전환할지 주목을 끌 전망이다. 보은군의 경우 기계 노후화로 인해 시설의 증개축보다는 비용과 부지 확보의 어려움에도 이전 신축으로 시설의 현대화를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보은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은 작년 6월 법인 사무실을 장안면에 위치한 기존 보은농협 RPC로 임시 사용키로 하고 전산망까지 통합했다. 하지만 일 년 넘게 보은군 대표 공동브랜드 쌀 출시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공동법인의 당사자인 보은농협과 남보은농협 각각의 브랜드로 쌀 가공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법인 관계자는 “올해부터 고품질 쌀 계약재배를 통해 ‘알찬미’를 출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