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열린 속리산축제가 이전에 진행된 축제보다 간결해졌다는 느낌이다. 가장 시선이 갔던 지점은 축제 명칭의 변경. 처음 ‘속리축전’에서 ‘속리산 신축제’, 다시 ‘속리산 신화여행축제’에서 올해는 속리산축제로 명칭이 바뀌었다. 축제추진위는 ‘신화’라는 주제의 콘텐츠 도입의 한계를 극복하고 문화관광형 축제로의 확장을 위해 자문 및 여론조사를 거쳐 속리산축제로 명칭을 변경했다고 한다. 속리산 신축제 당시 신이라는 테마와 신(神)이 들어가는 명칭으로 인해 보은군기독교단체로부터 거센 반발에 부딪혔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축제 개최일도 변천을 계속하고 있다. 한동안 가을에 열렸던 축제가 4월 초파일, 5월, 6월, 7~8월로 조정의 연속이다. 축제 관계자는 금년 축제는 산신제와 농번기 등을 고려 봄철인 5월로 결정했다고 했다. 이 시기 속리산 특색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 결과 속세에서 떠난다는 속리(俗離)의 유래에 주안점을 두고 오리숲길과 세조길, 속리산의 절경 등 힐링과 휴식을 위해 속리산에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여행 트렌드를 감안했다고. 그래서 선정된 주제도 ‘속리산에서 쉼’이다.
속리산 신화여행축제에서 속리산축제로 이름을 변경한 것은 참 잘한 것 같다. 속리산은 충북을 대표하는 상징물로 가장 쉽게 보은군을 알릴 수 있는 보은군 최고의 브랜드다. 보은은 잘 모를지라도 속리산은 알 정도의 높은 인지도를 가진 속리산에 굳이 수식어를 붙일 이유가 있을까. 아무튼 속리산축제란 명칭이 간결해져서 마음에 든다.
국립공원 속리산은 걷는 것, 쉬는 것, 숨 쉬는 자체만으로도 힐링의 공간이 된다. 국가 숲길로 지정된 속리산숲길, 훼손되지 않은 천연림, 계곡 맑은 물소리, 고스넉한 산사, 천연고찰 법주사, 수려한 풍광을 감상하며 산책과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속리산에서의 축제는 덤이 아닐 수 없다.
이 좋은 자연환경에서 진행되는 축제인데 각종 프로그램 개발.보완 못지않게 홍보에도 신경 썼으면 한다. 전국적으로 이 시기 축제가 참 많다. 요가, 명상, 버스킹, 공연, 체험 등 볼거리, 즐길거리를 위해 속리산을 찾는 관광객이 얼마나 되겠나. 관광객이 많이 몰리고 적고는 일단 홍보다. 축제 프로그램이 복잡다단하기보다 사정에 부합하는 대표프로그램 잘 설정하고 집중해 입소문 제대로 난다면 인기 폭발할 수 있는 참 좋은 여건이다.
어디서 무엇을 하든 먹거리 얘기는 빼놓을 수 없을 게다. 최근 개장(지난 4월 26일) 한 달 만에 누적 방문객수 15만 명을 넘어서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구미시의 낭만 야시장. 매주 금.토요일 이틀 동안 장을 여는데 하루 평균 방문 인원이 1만5430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른 지역 거주자도 4만1320여명이 야시장을 찾아 왔다고 한다. 대박 비결은 차별화된 음식을 내놓기 위해 철저히 준비한 덕분이라고.
속리산축제에서도 천왕봉 높이를 상징하는 1058명분의 산채비빔밥 시식행사가 매년 열린다. 퍼포먼스에만 그치기에는 아쉽다. 맛은 기본이요 언론에 퍼질 정도의 ‘가성비’ 좋은 속리산 산채비빔밥을 축제기간만이라도 정성 다해 대접하면 산행으로 출출한 상태서 맛있게 잘 먹어 감사하고 추억에 남으니 입소문 절로 나 관광객 또한 더 몰리지 않겠는가.
저작권자 © 보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