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주부문학회 '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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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주부문학회 '여샘'
  • 송진선
  • 승인 1991.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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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로서, 어머니로서의 삶을 문장에 담아
깨어있는 아침에 창문 위로 쏟아지는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신선한 아침을 노래하는 맛. 남편 출근하고 아이들 학교보내고 난 뒤의 짧은 여유에서 한 모금의 차가 목젖을 적실 때 스며나오는 한 줄의 시귀 아내로서, 또는 어머니로서의 길을 걸어가면서 맞는 삶의 경험이나 생각, 느낌을 한줄한줄 글로 옮길 때, 행복하고 만족한 하루를 보내며 가져보는 안도감. 바로 주부문학회 '여샘'(회장 송원자)의 회원들이 보내는 24시간의 노력이다. 여샘 회원들은 여느 주부들처럼 밥하고 빨래하고 남편에게 바가지 긁고 아이들과 씨름하면서도 문득 떠오른 사상을 원고지에 옮기는 열정을 갖고 산다.

지난 89년 12월 보은문학회의 '문장대' 찬간 두 돌 기념행사가 있었다. 바로 이날, 서로 만나기도 쉽고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으며 같은 주부로서 취미가 같다는 공감대로 송원자, 이영희, 김영애, 김철순 씨가 모여 주부 문학회를 조직, 90년 4월 항상 마르지 않고 맑은 물이 솟는 샘물이길 바란다는 뜻에서 주부문학회 여샘으로 힘찬 출발을 시작했다. 이로써 보은의 문학사에 또 하나의 부류로 존재하게 된 여샘은 회원 상호간의 작품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비교 평가하며 회원들의 문학수준 향상 및 발전에 목적을 둔다는 회칙을 마련, 정식 출범하면서 넓은 문학의 바다를 향해 줄달음치고 있다.

'문학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갖고 있는 보은군 거주 주부'를 회원 자격으로 하고 있는 여샘은 월례회 때마다 회원각자의 작품 1점 이상을 지참해야 하는 원칙을 갖고 있다. 이를 3회이상 어기거나 월례회에 사전 통고없이 5회이상 첨석치 않는 경우, 보은에서 이사를 갈 경우는 회원자격을 상실, 회원 스스로가 지역문학의 선구자로 서기 위한 비약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습작품을 읽고 서로 토론함은 물론 문학이론 자료를 준비해 공부하는 등 지식을 습득하고 각종 여성백일장에의 적극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그리고 작가나 강사를 초빙하여 문학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강의 받고 토론하며 작품을 평가받음으로서 좀더 매끄러운 문장력 구사와 살아있는 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창립회원을 모임구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초대회장 송원자 씨(35. 보은 교사)는 "사춘기적 문학소녀에서 성장한 주부들이 가정이라는 틀에서 시야를 넓혀 밖의 세계를 읽고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이 너무 좋은 것 같다."면서 "문학을 이해하고 좋아하는 이들이 모여 작품을 토론할 때는 회원들이 열의를 가지고 참여하고 실직해진다."고 회원들을 자랑한다.

아직 짜임새있게 뿌리를 굳힌 것은 아니지만 좀더 튼튼한 지역문화의 거목으로 여샘을 성장시키고자 회원들은 아낌없이 비료와 거름을 주고 있다. 5월에 청주에서 개최되는 백일장에 참여하고, 6월에는 작가를 초청해 문학의 이해를 돕고 7월에는 야외로 나가 자연을 글로 스케치, 9월 가족 모임 개최, 10월 문장대 발간 참여, 11월 문학의 밤 개최로 회원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끝으로 12월에는한해 동안의 활동을 평가 분석한다는 짜임새 있는 연중 계획서를 작성 해놓고 매일 매시간을 문학과 연관된 삶을 여샘이 회원들은 노력한다.

지난해 보은군 여성 백일장에 거의 모든 회원들이 참가, 대상을 비롯 각종 상을 휩쓸어 실력을 맘껏 발휘했고, 충북 여성백일장에도 참가해 문장력을 뽐내는 등 여샘 주부회원들은 문학에 대한 열의를 활발히 펼쳐낸다. 이성숙 회원은 한국 어린이재단 주최 동화공모에서 당선, 김철순 회원은 88 올림픽 기념 백일장, 89년가 금년의 제6회 충북 여성 백일장에서 각각 차상과 장원을 차지했으며, 김영애 회원도 88 올림픽 기념 백일장에서 은상, 그리고 이번 제6회 충북 여성 백일장에서 참방을 타는 등 적은 연륜속에서도 굵직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사실 우리는 우물안 개구리죠, 서로의 작품을 평가하고 비판하고 느낄 줄 알지만 남이 보는 우리는 어떨가 싶어요."라며 "앞으로는 훌륭한 작가와 강사를 초빙, 문학창작 능력을 배양시키는 시간을 많이 가질 계획"이라고 이구동성으로 포부를 밝히는 여샘 회원들의 말처럼, 여샘 쉼 없는 노력은 깊은 잠에 빠져있는 예향의 고장, 문화의 고장 보은을 서서히 일깨우고 있다.

그래서 그들을 바라보는 모든 이들의 따스한 시선은 그들에게 바라는 기대만큼 격려가 되고 있고, 회원들도 날로 늘고 있다. 문학사랑이 시공을 초월해 20대부터 60대까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이듯. 김영미(33. 보은 교사) 김영애(37. 보은 삼산), 김철순(37. 마로 관기), 석영희(31. 회북 중앙), 송원자(35. 보은교사) 엄상희(29. 보은 삼산) 이성숙(38. 보은 장신), 이영희(33. 보은 삼산), 이춘애(35. 보은 교사), 이홍섭(64. 보은 종곡) 10명의 여샘회원들은 문학을 사랑하고 문학에 심취한 모든 보은주부들에게 회원가입이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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