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첨꾼은 경계해야 
선거판에서 100-1=99 아닌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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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첨꾼은 경계해야 
선거판에서 100-1=99 아닌 마이너스
  • 김인호 기자
  • 승인 2024.03.2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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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말 실시한 청주KBS 여론조사 그리고 올 2월 말 치러진 국민의힘 국민여론조사와 경선여론조사 등에서 상당한 득표율로 순조로운 행보가 예상됐던 박덕흠 예비후보가 돌발변수를 만났다. 선거도 치르기도 전 몇몇 지지자들이 주선한 당선축하연에 참석했다는 소식이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지역 유권자를 무시한 몰상식 행위, 오만하고 성급, 화 자초, 국민 눈높이 무시, 엽기적인 당선축하 파티 등 비난 기사와 성명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박 후보에게 공개적으로 ‘엄중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은 ‘공천 취소’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총선을 20여일 앞두고 ‘당선축하’ 소식이 투표에 결정적 한방으로 작용할까 박 후보 자신뿐 아니라 지지자들까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전후 사정은 이랬다. “지난 2월 27일 오후 6시30분 옥천군의 한 한정식 식당에서 박 후보의 22대 국회의원 당선을 가정한 파티가 열렸다”는 소식을 3월 10일 처음 보도한 동양일보는 ‘총선 한 달여 남았는데 벌써 당선 파티?’라는 제목으로 내보냈다. “국힘 박덕흠 예비후보 지지모임인 금사모가 당선파티를 주선하고 충북도 소방본부 소속 간부공무원이 자축파티에 참석해 논란이 되고 있다”며 관련 소식을 1면 머리기사로 실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이날 파티에는 금사모(더큼이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 10여명과 소방공무원이 함께했다. 이 소방공무원은 ‘당선을 축하드린다’는 지지 발언과 함께 건배 제의 등 사회를 진행하고 박 후보와 함께 케이크 커팅식도 함께했다. 케이크에는 ‘축 당선, 22대 국회의원 4선 박덕흠 언제나 진심인 금사모 일동’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회원들은 ‘당선’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와인에 소고기를 곁들인 파티를 즐긴 것으로 파악됐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박 후보는 이 사안이 여러 매체를 타고 확산되자 3월 12일 충북도청 기자들을 찾아 ‘당선축하 파티는 침소봉대’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박 후보에 따르면 선거철만 되면 이곳저곳에서 모임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이 많다. 20~30분 간격으로 모임에 참석했다가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박 후보는 “당시에도 잠깐 방문하고 다른 장소로 이동하겠다고 지인에게 전달한 뒤 옥천군에 위치한 한 식당으로 갔다”고 당시 모임에 참석하게 된 상황을 설명했다.
박 후보는 “모임에 가보니 참석자 중 한 명이 이틀 전 있었던 국민의힘 공천 확정을 축하해 주기 위해 케이크를 준비했다. 그 자리에서 촛불을 켰고, 케이크에 써진 문구를 보고 당황했지만 즉석에서 이를 거절할 수가 없었다. 해당 케이크는 수행비서관에게 전달됐고 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 다음 장소로 이동했고, 추후 케이크 전달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아직 당선된 것이 아니고 단순 공천 축하였기 때문에 문구가 부적절하니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만 받겠다며 준비한 당사자에게 케이크를 다시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박 후보는 현역 국회의원이며 3선 중진이다. 경위야 어쨌든 선거 경험이 많은 박 후보가 선거도 치르기도 전에 당선 축하 파티 모임에 참석한 것은 부적절했고 비난받을 행위다. 게다가 정치적 중립의무가 있는 공무원이 참석했다고 하니 더 기가 차다. 줄 잘 서 진급 한번 해보겠다는 심산 아니고서야. 열혈 지지자 또한 아무리 사랑하는 후보.정당이라도 정도가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고 했듯 이번 모임이 공천 확정을 축하하려는 조촐한 자리였다해도 한동훈 비대위원장 말처럼 “모두가 국민의 사랑과 선택을 받기 위해 절실하게 뛰고 있는 시기”에 생색을 냈어야 했는지 참 의아스럽다.
선거와 골프는 고개를 쳐드는 그 순간 진다고 한다. 이번 축하연은 박 후보와 국민의힘에 화를 부른 엄청난 폐다. 민주당도 이번 파동을 절호의 기회로 악용한다거나 승리 낙관론에 빠져 누군가 혹 ‘이번 선거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호언하는 자가 있다면 그는 아첨꾼일 게다. 어느 조직에나 있기 마련인 아부꾼들의 듣기 좋은 소리는 당장은 좋을지 모르겠으나 주의와 경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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