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맛' 만들기 40여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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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맛' 만들기 40여년
  • 보은신문
  • 승인 1991.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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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속 사내리 경희식당 남경희 할머니
속리산을 찾는 관광객들로부터 법주사와 정이품송, 경희식당(내속 사내리 소재) 이 세군데 정도는 둘러봐야 속리산을 다녀왔다고 할 수 있을만큼 남경희(77) 할머니의 경희식당은 유명하다. 남경희 할머니가 경희식당을 전국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게 가꾸어 온데는 수많은 눈물과 노력이 뒤따랐다. 서울 명문의 이씨 집안으로 출가하기까지 부엌에 들어가 본 적없이 곱게 자란 남할머니는, 스물네살되던 해에 남편이 병으로 타계하고 시어머니를 모시면서부터 대가집 음식요리 등을 익혀왔다고 한다.

그러다가 6·25를 만났고 집안살림이 어려워지자 시어머니에게 따뜻한 밥과 고기국 한그릇 대접하겠다는 일념으로 대전에 조그만 한정식집을 개업한 것이 지금껏 식당을 하게 된 동기라고 남할머니는 회고한다. 남경희 할머니가 속리산 사내리로 들오와 경희식당을 개업한 것은 지난 75년 이당시 남할머니가 손님들을 위해 장만하는 반찬의 수는 30가지, 속리산에서는 생산되는 더덕, 취나물, 도라지 등과 현지 구입이 어려운 것은 외지에서 구입하여 계절에 따라 음식을 만들어 온 것이 현재는 45가지나 된다.

이중에 궁중요리 비법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4가지 정도이고, 나머지는 모두 남할머니가 독창적으로 개발해 만든 반찬이다.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비결을 남할머니는 "음식을 만들 때는 귀찮다고 생각말고 반듯한 자세, 정성스럽고 잡념없는 마음으로 한가지 예술품을 빚듯 맛의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 고 강조한다. 이런 음식비법이 후인에게 전수되도록 책재로 발간해 달라는 많은 사람들의 요청에 따라 지난 "81년 <간추린 우리나라 음식 만드는 법>이란 책을 발간, 서점에 내다팔지않고 경희식당을 찾는 손님들의 요청이 있을때에 판매하거나 무료 증정한 것이 1만여권이나 된다.

지난 40여년동안 음식을 만들면서 이익만 추구한다는 마음보다 식사를 통한 가족적이고 친화적인 담소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힘써 왔다는 남할머니는 "우리식당에서 음식을 맛있고 배부르게 잘 먹었다는 손님들의 말을 들을 때마다 그저 고맙고 음식을 만드는 보람을 느낀다" 고 흐뭇해 한다. 지금은 은행지점장으로 정년 퇴임한 외아들이 경희식당의 운영을 돕고 있고, 식당규모도 2백50명의 단체손님을 한방에 받을 수 있는 시설 등 총 4백5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늘린 남경희 할머니는 오늘도 부지런한 손길로 음식장만에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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