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구조 개선, 소득증대 위한 작목의 개발
옛부터 농자(農者)는 천하지(天下之) 대본(大本)이라 하여 옛날엔 관민 모두가 합심하여 농촌행정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이 수출주도형의 공업정책으로 전환 일관되면서 농업은 뒷전으로 밀려 공업발전에 비해 현격히 뒤져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농촌의 인구는 점차 도시로의 이주를 꾀했고 농촌에 남아서 땅을 지키고 있는 인력은 고향을 떠나지 못하는 노동력이 약한 노령층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구조적인 취약점은을 안고 있는 농촌이 지금 감내해야 할 우루과이 라운드 농산물협상 등 외부의 압력은, 영세소농에다 국제적인 경쟁력을 전혀 갖추지 못한 우리 농업이 입은 타격은 엄청나게 큰 것이 아니라 문을 넓히고도 견딜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 우선 주곡이 단순한 농사형태에서 탈피하고 생산성을 높이면서 합리적인 경영으로 소득을 높이는 상업영농으로의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새로운 작목을 폭넓게 받아들이고 시장정보를 능동적으로 활용하여 농가소득 증대를 꾀하고, 농산물의 수입자유화에 따른 대체 작목인 특수작목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현재 농촌의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고 소득증대를 꾀할 수 있는 소득작목은 그리 많지않다. 사실상 외국에서 들어오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것보다 값이 매우 싸기 때문에 가격경쟁에서 매우 불리한 처지이다.
예를 들면 고사리의 경우 우리 나라에서는 재배보다는 산에서 채취하기 때문에 수입 고사리와 가격경쟁에서 뒤져 어려움을 겪었고, 서울, 대전 등 대도시 상인들이 들어와 출하에 문제가 없던 내속리면 구병리, 삼가리 일대의 고랭지 감자는 작년 수입 냉동감자로 인해 판로가 마혀 군내 기관과 사회단체에서 판매 협조를 했는데도 많은 양의 감자를 버려야 했었다. 그런가하면 홍수출하로 작년 김장용 배추같은 경우는 많은 재배면적과 대량출하로 시장에 나가보지도 못하고 폐기처분하거나, 알이 꽉찬 배추를 포기당 1백원도 못받고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처분한 경우가 허다했다.
따라서 득작목을 재배할 경우 재배기술 습득은 물론 판로등도 농민들 스스로 개척하고 농협 등에서도 유통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농촌지도소에서 예시한 보은군의 수출입가격에 의한 유망작목은 사과(후지), 배(신고), 복숭아, 포도, 말린 표고버섯, 오리, 누에고치, 토마토, 딸기, 인삼, 카네이션, 국화, 장미, 백합, 잎담배 등으로, 외국 농산물과 비교하여 품질이 우수하다고 선정했고, 일본에 수출이 유망한 품목으로는, 오이, 메론, 시금치, 가지, 상추, 당근, 김치, 떫은 감, 매실, 깐 밤, 여름철 생산 절화류(折花類), 채소종자 등과, 돼지고기, 소고기 등은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장에 수출한 수 있는 유망품목으로 꼽고있어 우리 농촌에서는 이러한 농산물을 우수한 품질로 생산하여 수입개방의 압력에 적극 대응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오골계, 토종닭, 흑염소, 미꾸라지, 메기, 가물치, 꿩, 청둥오리, 사슴, 원앙새, 후루조, 관상조류 등의 사육은 유망작목으로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유망작목뿐 아니라 기존 재배작물 중에도 수익성이 높아 높은 소득을 올릴 작목이 있다. 취나물, 단옥수수, 사과, 오골계, 참깨, 늙은호박, 오이 등이 그것이다. 이중 보은에서 재배, 사육하고 있는 소득작목의 성공사례가 몇가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국화과에 속하는 2년생 또는 다년생 식물인 취나물은 거위, 이뇨, 거담, 두통, 현기증 등에 대한 약리작용도 잇어 건강채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내속리면 상판리에서 취나물을 재배하고 있는 김두수씨(40)는 하우스 5백평, 노지 2천 평에서 총 3천㎏이상을 생산해 2천여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수입개바에 따른 대체작목과 속리산과 대청댐 등 관광지의 특성을 살려 상업 농시대에 부응한 무공해 채소를 재배한 것이다.취나물은 물이 잘 빠지고 거름기가 많으며 침수되지 않는 음지쪽이나 반음지쪽이 좋고 하우스 재배는 관수시설을 할 수 있고 관리하기 편한 양지쪽이 적지로 하우스 재배는 10월경에 취나물을 심은 후 하우스를 설치 보온하여 3∼5일에 수확한다. 그리고 노지재배는 노지상태에서 3∼4월에 차광하여 재배, 5∼6월에 수확한다.
특히 보은에서 생산된 취나물은 참취나물로 전국에서 생산되는 10여종의 취나물 중 으뜸으로 손꼽혀 관광지 및 일반시장에서도 인기가 좋아 판로에 어려움이 없고 특히 일찍 생산하여 출하할수록 높은 가격을 맏을 수 있다. 한편 흑염소는 다름 가축과는 달리 식용보다는 약용으로 수요가 많은데, 87년 20여마리의 흑염소를 구입해 사육을 시작한 이용근씨(34)는 임야 6㏊에 초지 3㏊가 조성된 비교적 사육여건이 좋은 곳에서 흑염소를 사육, 현재 사육장이 3동, 관리사 1동에 어미 흑염소 1백마리, 새끼 흑염소 1백 마리, 모두 2백 마리의 규모로 확장시켰다.
처음에는 10마리씩 죽어가는 실패를 봤고 여름철 열사병의 피해와 흙바닥을 사육장을 사용했기 때문에 흙이 질어 설사발생률이 심했었다. 따라서 지금은 사육장을 원두막식으로 설치하여 사육해 사양관리에도 수월하고 청소와 두엄치기에도 좋은 효과를 봄은 물론 설사병을 방지하는데 가장 큰 효과를 보았다. 연간 흑염소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3천만원 수준이며 사료비, 위생비, 기타 인건비를 제하더라도 2천 5백만원은 된다고 한다.
4계절 방목이 용이한 가축으로 경영비를 최대한 줄일 수 있고 염소 소주가공 등 보건 건강식품으로 이용되고 있어 약용가치로의 전망은 밝다고 본다. 예년 같으면 높은 실적을 보였던 농토배양 사업의 하나인 논 깊이 갈이가 아주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같은 현상의 원인은 우루과이 라운드 및 농산물 수입개방 압력에 따른 농촌현실의 불투명한 전망과 다른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떨어지고 있는 농촌에 대한 투자미흡, 이로 인한 농민들의 영농의욕 감퇴로 풀이되고 있다.
정부로와 정치인들이 그동안 선거구호로 내걸었던 농촌근대화 및 복지농촌 건설이란 정책은 사실상 내용이 건실하지 못해 큰 성과가 없었다. 그래서 농민들의 농정불신은 커져만 갔고 농업이 처한 현실은 농민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이제는 어려운 농촌현실을 탓하고 있는 것만으로는 안된다. 정보와 농민이 믿음을 갖고 농촌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농업의 구조적인 개선책 마련과 과학 영농, 전문영농인의 육성 등 농촌을 살리기 위해 힘껏 뛰어야만 한다.
농민들은 각 경제작물에 대한 전망, 재배, 가격, 판로 등의 시장 조사를 통해 농민들이 스스로 살길을 열고 살길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또한 농협, 축협 등의 유통기관과 지도소 등의 기술지도로 농업은 새롭게 태어나 녹색혁명을 다시 일으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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