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산 아래 더불어 사는 행복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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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산 아래 더불어 사는 행복한 마을
  • 곽주희
  • 승인 2003.02.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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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북면 아곡리
아곡리 위치
보은읍에서 19번 국도를 따라 10여분 가다보면 지금은 폐교된 내북초 아곡분교장을 뒤로 작은 하천을 따라 길게 늘어선 마을이 나타난다. 하천을 경계로 위쪽(북쪽)은 아곡리, 아래쪽(남쪽)은 용수리이다. 행정구역상 아곡리와 용수리를 나누고 있지만 아곡리와 용수리 주민들은 예전부터 더불어 함께 행복을 만들며 살아가고 있다.

아곡리는 내북면 소재지로부터 남쪽 5km 지점으로 면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동은 이원리(泥院里), 서는 법주리(法住里), 남은 용수리(龍壽里), 상궁리(上弓里), 북은 대안리(大安里)와 접하고 있다. 면적은 1.07㎢이고, 99년에는 33가구 87명의 주민이 살고 있었으나 현재는 27가구 70여명이 상경하애하며 생활하고 있다.


아곡리 연혁
아곡리는 본래 청산군(靑山郡) 주성면(酒城面) 지역으로서 아차산(峨嵯山) 밑에 있어 아차실, 아치실 또는 아곡(峨谷)이라 하였는데, 1906년 행정구역 개편에 의하여 보은군에 편입되어 주성면(朱城面) 관할이 되었다가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회인군(懷仁郡) 동면(東面)의 신흥동(新興洞) 일부를 병합하여 아곡리(峨谷里)라 하고 내북면(內北面)에 편입되었다.


전통을 지키는 마을
아곡리는 예전부터 산신제와 수구막제를 지내는 등 옛 조상들의 전통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 마을 뒷산인 구룡산에 산제당을 마련, 매년 정월초와 7월7일을 맞아 산신제를 지내고 있다. 제를 올릴 때 제주를 포함 4명을 선발하는데 제주는 마을에서 깨끗한 사람을 선택해 3일간 금주. 금연, 금욕과 함께 목욕재개를 실시하고 나머지는 하루만 실시한다.

산신제를 지내고 난 후 바로 마을앞에 서 있는 문관석에 와서 금줄을 치고 마을안녕과 무병장수, 풍년농사를 기원하는 수구막제를 지낸다. 또한 마을 동서남북에 있는 돌과 장승을 찾아 소지를 태우며 제를 지낸다. 총 6번의 제를 올리는 데 이 비용은 마을 소유로 돼 있는 전답을 부치는 사람에게서 임대료를 받아 그 것으로 충당한다.

그러나 요즘 마을사람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지난해 9월 마을 수호신으로 마을 입구에 있던 문관석 2기를 모두 도난당했다. 주민들이 다 동원돼 사방팔방 찾아보았지만 결국 찾지못해 주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올해 문관석이 없어도 주민들은 지극정성으로 제를 올렸다. 아곡리에는 마을을 위한 주민들의 송덕비가 많은데 아곡초등학교 부지마련시 당시 20만원의 거금을 희사, 그 공적을 기리기 위해 1969년 건립한 운곡 유동화 송덕비(雲谷 庾東華 頌德碑)는 현재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떠난 빈 교정에 쓸쓸히 서있다.

또한 마을을 위해 경로잔치를 열어주는 등 많은 도움을 준 뜻을 기리기 위해 마을주민들이 지난 70년 건립한 만취 송만순 송덕비(晩翠 宋晩淳 頌德碑)가 마을회관 앞에 있다. 이밖에 문화유적으로 선돌이 있는데 마을 입구에 서 있던 것을 1960년대 옮겨 세우고 앞면에 '재건'이라 음각해 놓았다. 이 선돌은 지난 79년 세운 의사 파평 윤공 정훈 송덕비(義士 坡平尹公鼎勳 頌德碑) 100m 뒤에 위치해 있다.


3개의 큰 잔치
아곡리는 부자동네다. 엄청 큰 부자마을은 아니지만 마을 명의로 임야가 2만3000평, 전답이 5000평, 4000만원을 정기적금해 놓고 있다. 아곡리는 출향인과도 유대를 강화하고 있다. 매년 5월8일 어버이날에는 고향을 떠난 출향인들이 고향을 찾아 효도잔치를 열고 있다. 또한 마을의 모든 일을 맡아 처리하는 대동계에서는 매년 12월 마지막주 목요일 기금에서 돼지 1마리와 떡, 술 등 푸짐한 음식을 마련, 면내 기관단체장까지 초청, 성대한 마을잔치를 연다.

아울러 30∼55세까지 23명의 청년들이 애사시 상여를 매고 받은 돈이나 회비 등 기금으로 정월대보름에 노인 위안잔치를 베풀어 상경하애와 경로효친 사상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이밖에 부녀회에서도 매년 월 1회에 걸쳐 쓰레기 분리수거 등 재활용품을 수집, 판매한 기금으로 올해부터 노인들을 위해 목욕봉사를 실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아곡리는 2001년 건립한 마을회관에서 마을주민들이 공동생활을 실시, 각 가정마다 기름값을 아끼는 등 용수리 주민들과 함께 상부상조하며 행복한 마을을 가꾸며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경로당에 의료기구 설치 숙원
아곡리와 용수리는 103가구에 267명이 논농사와 밭농사(고추, 인삼, 버섯, 참깨)를 지으며 살아가고 있으나 60세 이상 노령인구가 전체인구의 70%가 넘는 190명으로 마을 노인정에 온열치료기 등 건강의료기구를 설치해 주길 바라고 있다.

마을에서 새마을지도자 신희동(36)씨에 이어 두 번째로 젊다는 신기수(43) 이장은 고령화에 따른 영농의 불편을 없애기 위해 농기계 보관창고나 마을 주민들의 건강관리를 위한 건강관리실 설치는 물론 각종 공사시 비좁아 레미콘 등 대형 차들이 통행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 마을 안길을 확장해 주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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