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잊으랴 그날의 악몽 … 1980년 보은군 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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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잊으랴 그날의 악몽 … 1980년 보은군 수해
  • 보은신문
  • 승인 2022.10.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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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휩쓸고 가는 재난, 만사 불여튼튼
<기획> 아! 잊을 수 없는 뼈아픈 재난현장 그 명암 

글 싣는 순서
1. 화마가 휩쓸고 간 울진군 … 그 고통은 지금도 
2. 국민이 살린 서해의 기적 … 태안 기름유출사고 
3. 쏟아진 비, 잃어버린 꿈 … 섬진강 제방 붕괴
4. 뚫린 하늘, 처참한 물폭탄 … 제천시 폭우피해
5. 어찌 잊으랴 그날의 악몽 … 1980년 보은수해


 21세기를 출발한 지 20년이 넘었음에도 세계 곳곳은 현재도 외침, 내부 분열 등으로 인한 전쟁, 질병, 풍·수해, 화재, 가난의 고통 속에 살고 있다.
 실제로, 최근 발생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난민들은 오갈 곳 없이 눈물과 고통으로 세계 곳곳을 떠돌고 있으며, 지진, 화재, 수해, 태풍피해 등으로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나라도 동해안 산불로 자연이 훼손되고 재산을 불태운 재난사태가 발생했고 이전에도 2008년 서해안 기름유출사고, 2020년 발생한 섬진강 수해, 같은 해에 발생한 충북 제천 수해등 해는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전국 곳곳의 재난현장을 찾아 재해의 뼈아픈 고통을 극복하고 하루하루 발전해 가는 모습을 취재·보도함으로서 재난을 예측하고 사전에 대비하는 장기적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2017년 침수된 동다리 하상주차장.
2017년 침수된 동다리 하상주차장.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1980년 수해의 악몽

 42년 전인 1980년 7월 22일. 이날 보은군에는 비가 쏟아져 내렸다.
대부분의 보은지역 초·중·고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가던 날이었다.
아침부터 비가 내리면서 보은지역 곳곳의 저수지와 냇가는 물로 가득 찾다. 오후 들어 장대 같은 소낙비가 쏟아졌다. 불과 5~6시간 만에 302㎜의 물 폭탄이 터졌다.
동다리 하천이 무너지면서 보청천의 물은 보은읍으로 휩쓸고 들어왔고, 들어온 물은 보은읍 일대를 1.2m이상의 높이로 휩쓸고 지나갔다.
 식품점, 식당, 의류점, 문구점 등 보은읍 곳곳의 상가에 그 무엇 하나 성한 것이 없었다.
 보은군 역사 이래 최대 홍수인 1980년 대홍수는 302㎜의 장대비가 하루 동안 집중적으로 쏟아져 보은읍 장속리의 장속저수지 둑이 무너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 됐다. 보청천의 물이 동쪽에서 들어오고, 거현천과 황곡천의 물이 서쪽에서 쏟아져 들어왔다.
 둑이 터지자 순식간에 보은읍 전체는 물속에 잠겼다.
이 당시 수해로 97명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으며, 74명의 부상자가에 1만7,645명의 수재민이 발생하는 대 참사가 빚어진 것이다.
4,669동의 건물이 침수됐고, 농경지 3,361ha, 농작물 5,168ha 등 당시 가치로 396억 4000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논1평에 4~5,000원 하던 것을 생각하면 현재 1조2,000억 원에 해당하는 천문학적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당시 전두환 국보위 보안사령관은 보은의 수해 소식을 듣고 헬기를 타고 보은을 직접 방문해 현장을 확인하고 신속한 복구와 지원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 속리산 수해.
1980년 속리산 수해.
1980년 수해 뒤의 중앙사거리.
1980년 수해 뒤의 중앙사거리.

 

반복되는 수해에  망연자실, 1998년 또 발생

 1980년 보은대 홍수를 지난지 18년후인 1998년 8월 11일에서 18일까지 795㎜의 비가 쏟아져 내렸고, 특히 8월 12일 내린 409㎜의 집중호우로 사망 2명, 주택 1446동, 농경지 2311ha 침수 등 총 1,356억원에 이르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당시 보은군 예산 2년치와 맞먹는 규모였다.
당시 보은군이 조사한 피해집계는 보은읍이 289억9939만원, 마로면 221억9048만원, 장안면 220억2728만원, 수한면 173억3361만원, 속리산면 113억7711만원, 산외면 102억2337만원으로 11개 읍면 중 이들 지역의 피해가 극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하장리와 구암리가 침수되었던 탄부면이 65억9367만원, 회북면이 63억827만원, 내북면 51억8376만원, 회남면 29억8299만원, 삼승면 23억847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특히, 보은읍 이평리 일대가 침수되었으며, 성주리일대의 택지가 무너지고 주변 농경지가 유실되는 등 보은읍에서 81동의 주택이 유실 또는 전파되고 84동이 반파되었으며, 418동이 침수됐다. 이어, 82.57㏊의 밭과 261.5㏊의 논이 유실 또는 매몰되었고 안북실에서 풍취리로 연결되는 소하천 제방 6만4876m가 유실됐다.
당시 두 번째로 피해가 컸던 마로면은 갈평1리 등 소류지 제방유실, 변둔 한중 등 산골 마을과 보청천 하류지역에 위치한 기대리의 주택과 하천변 농경지가 완전히 침수되어 주택 30여동이 파손되고 농경지 270여㏊ 가 유실되거나 매몰되었고, 도로 10개소, 하천 9개소, 소하천 15개소 이상의 제방이 유실되었으며, 수리시설물 38개소가 파손됐다. 
 당시 외속리면이었던 현재의 장안면은 삼가천의 제방유실로 삼가천 주변 마을이 대부분 침수되었고 농경지가 유실되었으며, 구인소류지가 터져 피해를 입은 하개리 선병국고가 등의 문화재가 유실되고 미곡종합처리장 침수되는 등 40여동의 주택이 파손되었고 밭 25.14㏊, 논 80.90㏊가 유실 또는 매몰되었고 도로 8개노선과 1개 하천, 12개소하천 제방이 유실되었고 13개 수리시설물이 파손됐으며, 가축 1만5000여마리의 폐사는 물론 장안농공단지의 공장피해도 심각했다.
수한면에서도 주택 30여동이 파손되었고 농경지 200여㏊가 매몰되거나 유실되었으며, 도로 16개소와, 13개 하천 및 소하천의 제방유실을 가져왔고 파손된 수리시설물이 30여개에 달하고 돼지와 닭 등 12만여마리가 폐사되는 피해를 입었다.
 당시 내속리면(현 속리산면) 역시 농경지 50여㏊가 유실되거나 매몰되었고, 5개소의 도로와 25개소의 하천 및 소하천의 제방이 유실되었고, 파손된 수리시설물이 20여개에 달했으며, 폐사된 가축이 511마리에 이르렀다.
 산외면도 농경지 30여㏊가 유실되었으며, 수리시설물도 21개소가 파손되었고 특히 시설하우스 농가의 피해가 심하게 나타났다. 
삼가천과 보청천의 범람으로 구암, 하장리 일대의 농경지와 주택이 침수되는 피해를 겪은 탄부면에서도 30여동의 주택이 파손되었으며, 유실되거나 매몰된 농경지가 80㏊에 달하고 제방이 유실된 하천과 소하천이 13개소에 이르렀고 수리시설물도 26개가 파손됐다.
뿐만아니라, 범람한 물에 의해 떠내려가거나 폐사된 가축이 419마리나 되고 시설하우스가 침수되고 각종 기계와 농작물이 유실되는 등의 피해도 입었다. 
 이외에 먹티천이 범람한 당시 회북면(회인면)은 주택 6동이 파손되었고 농경지 12여㏊가 매몰 또는 유실됐고 수리시설물도 14개소가 파손되었으며, 161마리의 가축이 폐사했으며 내북면에서도 50여㏊의 농경지가 유실되었고 250여마리의 가축을 잃었다.
 회남면은 농경지 4㏊가량이 유실됐으며, 수리시설물 일부가 파손됐고, 당시 피해가 가장 적었던 삼승면에서도 주택7동이 파손됐고 농경지 17㏊가량 유실됐다. 
비극의 연속이었다.
 

2017년 홍수로 밀려내려오는 서원계곡.
2017년 홍수로 밀려내려오는 서원계곡.
2017년 홍수로 침수된 오대리 유재문씨 담배밭.
2017년 홍수로 침수된 오대리 유재문씨 담배밭.

대대적으로 펼쳐진 하천정비, 홍수피해 ‘확 줄어’

 보은군은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대대적인 하천정비사업으로 홍수피해 방지에 나섰다.
2010년 하반기부터 10년간 1089억 원을 들여 6개소의 지방하천을 정비했다.
하천폭을 넓히고 제방둑을 높였으며, 곳곳의 교량 높이를 높여 재가설했다. 
 대청댐 상류인 회인면 회인천 수해 상습지에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143억원 예산으로 하천정비 3.2km 교량 5개소를 재가설했다.
수한면 후평리에서 보은읍으로 흐르는 항건천 하천환경 조성사업에도 145억원 예산을 투입해 2011년 착공해 1.48km의 하천을 정비하고 2개의 교량을 새로 놓고, 1.4km의 자전거도로 및 산책로를 조성해 주민들 여가 및 친수공간으로 탄생시키며 2017년 완공했다.
 이어, 속리산면 달천에 233억원 예산을 투입해 하천정비 5km, 교량3개소 가설, 취입보 4개소, 자전거 도로 3.5km, 정이품송공원을 조성하는 등 보은지역 곳곳의 하천을 정비해 수해 피해 방지에 최선을 다했다. 
 또한, 사업비 192억원으로 2019년에 착공한 보은읍 이평리 보청1 자연재해 위험지구 정비사업을 통해 동다리 재가설, 1.2km의 방수로를 설치하며 2020년 6월에 완공했다.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수해가 발생했던 지난 2020년 7월과 8월, 우리 보은군에도 900㎜의 평균 강우량을 기록했다.
 7월 28일~30일 3일간 174.7㎜, 8월 1일부터 11일까지 267.4㎜의 강우가 있었고, 태풍 바비가 지나간 8월 26~27일 2일간 34.1㎜, 이어 28~30일 102.6㎜ 강우량을 보였다. 한때 보은읍 중심을 흐르는 보청천 수위는 최근 11년 만에 최고 수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처럼 많은 강우에도 보은군은 주택침수 1동, 농경지 유실 175건, 도로유실 5건, 하천시설 17건, 농로.용배수로 3건, 마을 안길 소규모 시설 9건, 산사태 등 32건 등 총 68건에 피해액은 7억7300여만원에 불과했다.
 이번 취재를 통해 방문했던 피해지역은 물론 전국 각지의 수해 발생 지역과 비교하면 보은군의 수해는 너무도 미미했다.
 수해, 산불, 폭발 등 재해와 재난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나타날지 그 누구도 예측이 어렵다.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 ‘화마가 휩쓸고 간 울진군’ ‘서해안 기름 유출지 태안군’ ‘섬진강 제방이 붕괴된 전남 구례군’ ‘처참한 물 폭탄을 맞은 제천시’ 등 곳곳의 재해 현장을 살펴본바 원인을 상세히 살펴 대안을 마련하고 실천하는 것만이 재난을 이겨내는 수단이었다. 

/나기홍·김인호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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