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수의 명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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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수의 명패
  • 최동철
  • 승인 2022.10.13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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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은 소리문자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세상 거의 모든 소리를 가장 많이 유사하게 글자로 표현한다. 지구상 어떤 인종이든 한글만 확실하게 읽을 줄 알면 누구든 똑같은 소리를 낼 수 있다. 인도네시아 소수민족의 찌아찌아어 표기로 한글의 우수성은 이미 입증됐다.

 한글의 모체가 되는 한국어는 ‘우랄알타이어족’에 속하는 ‘퉁구스어’라고 배웠다. 즉,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의 아랄해에서 러시아 바렌츠해까지 뻗은 우랄산맥과 카자흐스탄과 몽골 경계의 알타이산맥 일대에 거주하던 고대 중앙아시아 유목민들 언어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헌데 작년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었으며 저명하고 권위를 인정받는 영국의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한국어, 튀르크예어, 몽골어, 일본어, 퉁구스어 등 트랜스유라시아어족 언어들이 9000년 전, 신석기 시대 농경민의 언어가 원류라며 기존 ‘유목민 가설’을 뒤집는 주장이 실렸다.

 독일 막스플랑크 인류사연구소의 마티너 로비츠 박사 연구진은 “언어학, 고고학, 유전학 연구 결과를 종합 분석한 결과 트랜스유라시아 어족이 신석기시대에 중국 랴오강(요하) 일대에서 기장 농사를 짓던 농민들의 이주 결과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는 독일과 한국·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10국 언어학자, 고고학자, 유전생물학자 41명이 참여했다. 트랜스유라시아 어족은 알타이 어족이라고도 한다. 유럽의 튀르크예어, 헝가리어, 중앙아시아의 몽골어와 시베리아의 퉁구스어, 동아시아의 한국어, 일본어로 구성된다.

 로비츠 교수 연구진은 고대의 농업과 축산 관련 어휘들을 분석하는 한편, 요하지역의 신석기, 청동기 시대 유적지 255곳의 고고학 연구 결과와 한국과 일본에 살았던 초기 농경민들의 유전자 분석 결과까지 비교한 결과라고 했다.

 어쨌거나 새롭게 밝혀진 한국어 등 알타이어족의 발원지가 요하지역이라는 게 흥미롭다. 중국의 황하유역 한족 입장에서 보면 이 지역 요동, 요하는 고대 때, 이른바 동이, 돌궐, 말갈, 흉노, 여진족의 오랑캐가 사는 곳 아니던가. 특히 대부분 지역은 고조선의 영역이기도 했다.
   
 그런데 실제로 1980년대 요동과 요하지역에서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안데스, 황하문명 등 세계 4대 문명과 같거나 훨씬 앞선 고대 문명의 유적지가 발견됐다. 요하 또는 홍산 또는 옥기문명이라 한다. 중국 한족의 황하문명(기원전 5000년) 보다 무려 2000년 앞선 문명이다.

 로비츠 교수 연구진의 성과와 일맥상통한다. 기원전 2333년에 개국(개천)한 단군의 나라 고조선의 실체도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이렇듯 9000년 동안 다듬이질하듯 잘 다듬어진 한국어에 한글이라니 우수함을 입증할 그 무엇이 더 필요한가.

 대부분 한글세대는 읽지도 못할 ‘報恩郡守 崔在衡’ 漢字명패를 한글명패로 바꿔봄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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