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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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장열 (사)한국전통문화진흥원 이사장
  • 승인 2022.03.17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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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 민주주의식 선거가 도입된 시기는 1948년 ‘5.10총선거’였다. 그 당시 대부분 백성들이 문맹이었기 때문에 ‘작대기’(기호) 한 개, 두 개 하는 식으로 후보를 구분하였다. 입후보자들은 부지런히 읍내에 마련된 투표소까지 전세 뻐스로 유권자들을 실어 날랐고 유권자들도 대개 그 고마움에 보답했다. 투표소 근처의 각 후보 선거사무소에는 큰 막걸리 독을 차려놓고 자기 쪽으로 와서 술 한잔 하고 가라고 호객을 했다. 유권자들은 공짜로 막걸리를 마시고 고무신도 한 켤레도 얻어 챙긴 후 의기양양하게 투표소로 향했다. 소위 막걸리선거, 고무신선거였고 그날은 ‘술꾼’(애주가)들에게는 살판나는 잔칫날이었다. 술에 취해 아무데나 누워있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그 후 세월은 60년도 더 지났다.
그때나 지금이나 선거 때는 여지없이 메뚜기 후보들이 나타났다. 떨어질 것이 뻔한 데도 왜? 3억원이라는 거금을 내고 후보등록을 할까? 이번에는 갓 졸업한 여고생 같은 솜털 여자애(?)도 대통령입후보자로 벽보에 붙어있었다. “저 애는 부모가 돈이 많아서 신랑감 물색하려고 광고차 나왔나?” 하고 벽보를 보며 중얼거리는데 옆에서 내 말을 들었는지 한 젊은이가 웃으면서 “아니예요 저 여자는 결혼은 했고요, 좌익계 여자로 성질도 대단해요. 유명한 주사파 이모씨와 서로 주도권 잡으려고 피터지게 싸운 여자예요” 했다.
대선 때 살판나는 또 한 남자, 무슨 사설종교 교주라고들 하는데 아줌마들이 많이 따른다고 했다. 자기가 당선되면 크게 1억을 주겠다고 했다. 과거 박정희대통령 시절에 카이젤 수염으로 유명한 진모라는 영감이 입후보자로 자주 올랐는데 그때마다 경찰들은 버스를 타고 다니는 그 영감이 탄 차의 뒤를 따라다니느라 죽을 지경이었다고 한다. 대선후보는 경찰이 신변보호를 해야하기 때문이었다. 어느 날은 하차승객이 많은 정류장에서 영감을 노쳐버려서 곤욕을 치렀다고 한다. 그는 선거후 당선된 박정희대통령에게 자기 형편이 어려우니 좀 도와달라고 청원을 냈는데 박대통령이 피식 웃으면서 몇푼 주라고 한 모양인지 요즈음 돈으로 치면 50만원도 안되는 소액을 전해주었다고 한다. 그 돈을 받아든 이 영감, “이게 뭐냐?”하면서 다시 청원을 해서 결국 돈을 조금 더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세월이 지나면서 요즈음은 “돈준다, 표달라”는 고약한 공약이 판을 치고 있다. 국민세금을 더 걷어서 준다는 말일 게다. 귀를 씻지 않을 수 없었다. 성숙되지 못한 유권자들도 큰 문제다. “내편이면 사기꾼, 도둑놈, 살인자건 상관없이 무조건 찍는다”라는 소위 “문빠”라던가 하는 막가파식 투표다.
그동안 집권자가 철저하게 국민들을 갈라치기한 결과다. 이기주의와 특히 지역이기주의에 의한 도덕불감증은 망국의 징조다. 정권을 잡고 있을 때는 기분 내키는 대로 맘껏 정치보복을 하다가 정권이 바뀌니 “화합”이니 “협치”를 뇌까리는 낯 두꺼운 그 뻔뻔함에 환멸을 느낀다. 선거에 진 자들은 뭘 잘했다고 다시 촛불을 들 기세를 보인다니 참으로 한심한 족속들이다. 상식이 안 통하는 사회에서는 역시 ‘광화문집회’로 국민들이 맞불을 놓아야 할 것이다. 모두 전 정권이 지은 죄다. 죄를 지은 자는 필히 죄값을 받아야하고 용서는 없다. 법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에 부정을 저지른 자를 엄단해야 한다. 설령 그가 대통령을 지낸 자라도 최고형으로 다스려야 한다. 동시에 공정하게 선거를 관리해야할 선관위가 부정을 저질렀을 경우에도 그 수괴는 공개적인 처형, 알고서도 그에 따른 자는 3배의 가중처벌 규정을 법을 개정해서 삽입시켜야 한다.
돈이면 대통령도 살 수 있다는 망상을 가진 자, 그래서 그 돈을 모으기 위해 엄청난 부정을 저지르는 자가 있었다면 절대로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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