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범씨 “꿀로 세계시장 석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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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씨 “꿀로 세계시장 석권하겠다”
  • 보은신문
  • 승인 1997.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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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운영하는 트위델스(Tweeddale's)상표가 세계속으로…
93년 7월 홀연 단신으로 뉴질랜드(New Zealanad)에 유학을 온 박재범(朴宰範)씨, 68년생인 그는 이제 새로운 땅에서 꿀의 도박사로서 승부를 걸고 있다. 한국인의 개척정신과 함게 은근과 끈기를 가지고 최고 품질의 꿀을 세계에 팔고자 나선 젊은이의 성패 주사위는 이미 던져져 있다. 2년전 부인인 뉴질랜드인 마리아(Maria)씨와 결혼하여 1살 된 예쁜 딸(Michell)을 두고 있는데, 그 처갓집은 이 곳에 정착하여 43년 동안 양봉만을 고집하여 살아온 옹고집의 스코틀랜드(Scotland) 출신인 트위데일(Tweeddale)家의 후손들이다.

장인을 비롯하여 온 가족이 벌을 기르는 사업에만 종사해 왔으나 朴씨가 결혼하여 새로운 사업을 위해 처갓집 식구들을 설득하여, 생산과 판매를 한번에 묶는 토털 마케팅(Total marketing)을 구상하고 꿀 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판매망 구축을 시작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보수적인 처갓집의 식구들을 설득하는데는 나름대로의 힘든 구석이 있었다.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라는 스코틀랜드인들의 습성과, “한번 맺은 거래선을 무시하고 새로운 것을 개척한다는 것은 사실상 무리다”라는 고집스럽게 한 우물울 파는 장인을 설득하는데는 많은 인내와 개척자적인 정신이 필요로 했던 것이다. 꿀만을 생산하고, 판매는 전문적인 판매 조직을 가지고 있는 친구 회사에 맡겼던 트위데일(Tweeddale)씨의 가족들은 새롭게 맞아 든 이방인 朴씨의 “꿀 마케팅”회사의 설립을 흔쾌히 받아 줄 리가 없었다.

그러나 朴씨의 체계적인 설득과 함께 향후 세계 시장을 향해 나가겠다는 포부가 처가 집안을 움직여 급기야는 오클랜드(Auckland) 시내의 제일 번화가에 쇼룸과 함께 사무실을 개설하기에 이르렀다. 주변의 소문난 ‘일 벌레’라고 부르는 워커홀릭(Workaholic) 같은 별명이 붙은 트위데일 집안과, 도전적이고 개척정신을 가진 박씨와의 인연은 아마도 필연적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국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품목 중의 하나인 꿀이라도 막상 차려만 놓았지 팔리기란 그리 쉽지 않았다. 대부분의 한국 관광객들은 쇼룸(Show Room)에 들어와서 朴씨를 발견하고선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가게잖아?”하며 마치 한국 사람이 운영하기 때문에 상품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고, 마치 사기죄를 지은 사람인 것처럼 취급하기 일쑤였고, 선물용품 가게와 식품점 등 좀처럼 그의 제품을 들여놓으려 하지 않고 거부하는 마음으로 뜸을 들여야 했다.

「당당히 맞서야만 한다」는 신념이 뇌리에 스치고, 「분명히 성공을 해야만 한다」는 마음과, “이미 세계화 브랜드를 만든 일본 회사와의 경쟁이 먼 장래진정 내가 해야 할 일”이라며 “현재의 한국 고객들의 외면은 오히려 오기를 발생시켜 좋은 경험을 축적하는 결과가 되었다”고 조심스럽게 앞날을 전망하기도 한다. 한 때는 자신은 가려진 인물로 행동해야 한국 사람들에게 자신의 꿀을 파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전면에 나서는 것을 꺼려했던 것이 사실이다.

불신과 가짜의 벽이 너무나도 두꺼웠기 때문에 이 벽이 두려웠고, 같은 민족에게까지 숨겨 가며 사업을 진행한다는 것이 젊은 자존심을 너무 상하게 했던 것이다. 많은 젊은 사업가들이 신선한 아이디어와 패기를 앞세우고 국제적인 비즈니스를 성공시키고 있는 현실은 자주 접할 수 있지만 한국 젊은이들의 국제비지니스 활약상은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시기이다. 물론 과보호 속의 교육도 문제였지만 미지의 세계에 대한 과감한 도전 의식 부족도 문제라고 朴씨는 꼬집고 있다.

언젠가는 자신이 훌륭한 회사를 만들어 세계에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제품을 판매한다고 인정받을 때면, 한국인의 한 젊은이가 작은 분야이지만 꿀에서 만큼은 세계최고라는 칭호를 받고 싶어하는지도 모른다. 이미 꿀 판매의 전쟁은 시작되었다.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꿀 관련 회사인 일본계의 아라타키(Arataki) 꿀 판매회사인 허니랜드(Honey Land)사와 오스트렐리아(Austrailia)의 유수한 꿀 관계 회사와의 한판 승부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富의 대물림이 전혀 없는 스코틀랜드의 집안을 기대했던 것은 아니지만, 처갓집 집안 이름을 상표로 내세운 이상 한국 젊은이의 결심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오기의 발동이 이 회사를 태동하게 만들었다. 냉혹한 비즈니스 사회에 젊은 하나만을 무기로 뛰어든 朴씨의 생각은 순탄하지만은 않았고, 끝없는 전쟁을 각오하여야만 한다는 것도 이제는 몸으로 느끼고 있다.

그러나 특유의 외유내강(外柔內剛)의 자세로 하나씩 섭렵해야 한다는 선조들의 가르침대로 꿀 세계의 밑바닥부터 배운다는 자세의 전략은 이미 먹혀 들어가고 있다. 현재 유럽을 강타하고 있는 슈퍼 박테리아에 대한 공포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뉴질랜드산의 마누카(Manuka)의 꽃에서 채취한 꿀이 슈퍼 박테리아(Superbacteria)를 없애는데 절대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여러 대학의 임상 실험에서 발표되고, 이에 맞춰서 트위델스에서 만든 마누카꿀이 여러 테스트를 통해 액티브란 판정을 받음에 따라 액티브 마누카(Active Manuka)꿀을 개발하는데 성공을 하여 상품화를 해낸 것이다.

뉴질랜드 해밀턴(Hamilton)에 있는 유수한 대학 중의 하나인 와이카토(Waikato) 대학의 연구 조사에 의하면 마누카 꿀은 “항균 작용을 하는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박테리아의 일종인 헬리코박터 필로리(Helicobater Pylori)와 같은 병균은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을 일으키는 병균으로 알려져 있는데 ‘엑티브 마누카’꿀은 항균작용에 의해서 이 병균이 없어지는 것을 발견했다는 발표가 있고 난 후부터는 朴씨의 손길이 더욱 바빠만 가고 있다.

마치 朴씨 자신이 꿀에 미쳐서 빠져 있는 것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더욱 꿀의 세계로 빠져들고 있는 듯하다. 인터넷(Internet)은 물론이고, 꿀에 관한 작은 문헌 하나라도 챙기려 하는 노력은 장래의 최고가 되기 위한 몸부림이다. 이 분야를 전공한 사람보다도 더욱 많이 알아야 하기 때문에 정보를 캐기 위해서는 자신을 낮추는 일이 우선이라는 점도 개달은지 오래다.

완전한 프로는 아니지만 전쟁에 나가기 위한 준비에서 모든 것을 완비하고 출정의 나팔만 기다리는 마음뿐이다. 이제 세계의 꿀 시장 석권을 위하여 나가는 朴씨의 마음 한구석에는 한국 사람들의 뿌리 박혀 있는 “불신의 장벽”과 “한국人이면 곧 가짜”가 따른다는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일은, 엑티브 마누카 굴로 트위델스(Tweeddale's) 상표를 “세계 속에 최고로 남는 길 뿐”이라는 생각을 굳게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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