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마다 작란의 불씨가 피어나는지
흙속에 묻혔던 꽃씨의 혼이 깨어나는지
이파리 훨훨 털어버린 투명한 가지마다
생명의 몸짓 꿈틀대며 흔들거린다
역병을 견디며 인내해 온 한해의 옹이
예까지 오느라 덧나버린 환부의 통증까지
말끔히 씻어내는 저 봄비 좀 봐 ~
입춘이 다녀 간지도 벌써 보름!
산봉우리 잔설은 비릿한 물살로 흐르고
휘나레로 다녀간 눈꽃은 샛강이 되어라
겨울 수묵화에 걸려있던 북풍 한줄기도
추스르지 못하는 제 바람기를
창문마다 너울너울 치근덕거리네.
나도 허공을 떠도는 유성처럼
자유의 대서사시 저 바람처럼
도화의 혼불을 만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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