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외파출소 진홍범 순경(33)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지난달 20일 저녁 신문사로 한통의 제보전화가 걸려왔다. 「요즘 경찰 중에도 이렇게 봉사하며 근무하는 사람이 있읍니까?」라고 시작한 제보전화는 산외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관인 것 같은데 누군지는 모르겠다며 칭찬에 칭찬을 거듭하는 전화였다. 급히 신원 파악에 나선 결과 검게 그을린 얼굴을 하고 농민들을 대상으로 축사도난 예찰활동을 벌이고 있는 진홍범순경이 바로 화제의 주인공임을 확인했다.진순경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이 날 도독의 신고를 받고 검문검색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산외면 오정리에 사는 이복언씨의 경운기가 길 옆 논두렁에 빠져 있고, 이 것을 꺼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자마자 진순경은 정복을 입은채로 비를 맞으며 진흙더미를 마다하고 꺼내 주고 있는 모습을 지나가던 행인들이 보고 찬사를 보내는 내용을 신문사로 제보했던 것이다.
「그저 힘든 상황이라서 나도 모르게 도와 준 것 뿐」이라며 「이런 일은 시골에 근무하는 경찰관이면 모두 하는 일이다」라고 겸연쩍어 하는 모습은 『민중의 지팡이』라는 형용어로 표현하기는 부족한 보기드문 일선경찰관의 모습이었다. 보은읍 신함리 출신으로 보은중 30회 보은농고를 졸업하고 청주대학 지역개발학과를 졸업한 진순경은 93년 경찰에 투신해 홀어머니와 부인(윤석자 33) 딸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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