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속리산에 요양병원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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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속리산에 요양병원이라?
  • 김인호 기자
  • 승인 2020.08.2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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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국립공원 집단지구시설 길목에 위치한 속리산유스타운이 코로나19 사태로 휴관을 신청하는 한편, 매물로 나왔다. 속리산유스타운은 계룡건설이 속리산국립공원 법주사지구에 1987년 개원한 후 지난해까지 한 해 8만명 이상이 다녀가는 보은군의 대표적 연수시설 겸 청소년 수련원이다. 동시에 1000여명이 숙식할 수 있는 대형 숙박업소이다. 지역경제에 한축을 담당했던 속리산유스타운이 코로나 위기에 매물로 나왔다하니 안타깝다. (보은신문 8월 20일 보도)
특히 지역주민들은 그 요지의 땅에 속리산유스타운 대신 노인요양시설이 들어서면 어쩌나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지난 7월 초 속리산면 갈목리와 상판리 사이 모 재단에서 암환자 치료 위주의 속리산요양병원이 생겨 의아해하는 이들이 많다. “저 자리에 하필 요양병원이라니.”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랐나? 확인된 것이 아닌, 정해진 것도 아닌, 퇴직한 유스타운 직원들 말에 따른 추정이긴 하지만 속리산국립공원에 막대한 외국자본을 앞세워 요양병원이 들어설 수 있다는 현실에 대해 허가권을 가진 충북도와 관리.감독 주체인 보은군이 한 번쯤은 심각하게 고민하고 대비할 부분인 것 같다.
생각의 차이일 수 있다는 전제하에 2012년 기준 경제적 가치가 6조6000억원인 속리산국립공원에 노인요양병원시설은 아닌 것 같다. 법적 절차에 따른 정당한 사유재산의 처분과 활용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국립공원 속리산은 먼저 우리의 소중한 공적자산이란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군의 발상이 중요하다. 속리산을 갖고 관광을 활성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할지 아니면 관광에 관계없는 업종이라도 사람들을 오게끔 할지 장기적인 차원에서 생각해볼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지역 내에 신규 요양시설 자체를 꺼려하는 게 아니다. 보은의 대표적 자연유산이 속리산이기에 하는 말이다.
군수나 공무원들이 보은을 앞으로 어떻게 운영해나갈지 군에서 종합적인 계획이 있다면 거기에 맞춰 진행하는 것이 보은의 미래를 위하는 일일 것이다. 어떤 업종이라도 보은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된다면 허가를 내주는 게 맞는 것인지, 이런 것을 판단하는 기본적인 가치관이 있어야겠다. 충북도가 되었건 군이 되었건 기본을 정한 다음에 접근하자는 얘기다.
냉정하게 얘기하면 인구감소 등으로 인해 지자체를 유지하기도 벅찬 현실에서 찬밥 더운밥 가릴 때는 아니다. 요양시설이 생겨 자식들이 열 명 중 한명이라도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온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인구소멸지역으로 분류되는 보은은 이것저것 끌어들여야 되는 게 맞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면 모르겠지만, 아직은 우리 기준으로 관광지, 길거리에 요양병원이라는 간판이 있으면 썩 받아들이기 힘든 게 사실이다. 속리산에 이런 시설이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속상도하다. 솔직한 심정은 기우였으면 한다.
중요한 것은 속리산은 장기적인 전략 하에 검토해야 될 부분이다. 예를 들어 대형할인매장이 보은에 들어선다고 뭐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대형매장이 들어옴으로 인해 나머지 상권이 맥 못쓰는 것처럼 요양병원이 속리산에 어떤 파급력을 낳을지 충분한 검토가 따라야 한다.
한편으로 요양병원이 들어오면 일자리도 생긴다. 간호사 등도 외지에서 들어오겠다. 긍정적 효과다. 그래도 속리산 유스호스텔 자리에 요양병원은 정말 아깝다. 8만명이라면 나름 관광객이 꽤 오는 것이다. 속리산 관광객이 일 년에 100만명이라고 치면 전체 관갱객의 8%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 8%의 관광객을 요양시설로 넘기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은가.
또 코로나가 극복돼 정상화됐을 때 관광객 수용인원의 한계적인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 지역경제와 속리산 관광활성화를 목적으로 군이 추진하는 속리산권역 사업이나 스포츠마케팅에도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차라리 보은에서 인수하는 편이 낫다.
지금으로선 추정이지만 현실화될 경우 요양시설이 관광활성화에 도움이 될지는 군 차원에서 다각도로 검토해 볼 일이다. 확실하게 의사를 표명할 준비는 해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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