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불효를 고발하는 時 쓰고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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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불효를 고발하는 時 쓰고 파
  • 보은신문
  • 승인 1997.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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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글로리(주) 황귀선 대표이사
◇ 이관모 본보대표이사 : 기업을 경영하기도 힘든데 시집도 발간하고, 각종 연설회에 초빙되어 바쁜 생활의 연속인데 비해 밝은 표정이다 비결은?

◆ 황귀선 모닝글로리 부사장 : 일이란 즐거움이 몸에 배어 있지 못하면 짜증만 생기고 효율이 없어진다. 항상 웃음 속에서 일을 하지 못하면 결과 또한 기대하기가 어렵다. 남보다 더 먼저 출근하고, 더 많은 일을 하려고 노력한다. 일하는 즐거움이 없다면 견디기가 어렵다.

◇ 이 : 모닝글로리가 나날이 발전을 하여 세계 속에 이미지를 심기 위한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회사 얘기를 하자.

◆ 황 : 전반적으로 경제가 어렵다. 그렇다고 주저앉아 있을 수만 없다. 문구산업이 적은 아이템에 부피가 크고 디자인을 비롯하여 기초적인 투자가 없이는 불가능한 산업이다. 꾸준한 재투자는 물론이고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모닝글로리의 자체브랜드에 대한 이미지 심기 작업과 상품 홍보에 최선을 다 할 결과 좋은 진척이 있었다. 앞으로 더욱 발전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이 : 어린 시절의 꿈에 대하여 언론에 보도가 된 적이 있는데 이 것과 현실 사회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어떻게 변화하였는가.

◆ 황 : 옛날 나의 꿈은 공무원이 되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회사를 다닌다는 것은 개인에게 충성하는 것 같이 보였고, 아무리 열심히 하여도 국가 같이 큰 테두리에서 봉사를 하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잘못된 생각이지만 어린 나이에는 공직자로서 큰 틀에 들어가 국민 전체를 움직일 수 있는 곳에서 근무하며 자부심을 느끼며 살고 싶었다. 언젠가 세무서에 가서 세무공직자들에게 강의할 때 나는 아직도 개인회사에 메여 있는 몸이지만 당신들이 하는 일은 벌어들여 모든 국민을 먹여 살리는 초석이 아니냐고 말해 호응을 받은 적이 기억난다.

◇ 이 : 요즘 젊은이들의 일하는 모습이 기성 세대들이 보기에 양이 차지 않는다는 얘기가 있다.

◆ 황 : 젊은이들이 예전 기성인 들과 비교하여 일을 적게 하는 것은 사실이다. 자기 시간도 즐겨야 하고 변화된 사회에서 여유 시간도 즐겨야 하지만, 일이란 샘물과 같아서 젊은 시절에 많은 일을 하여도 또 솟구쳐 오르기 마련이다. 즉 샘물도 떠 내지 않으면 썩을 수 있다는 이론이다. 젊은이들이 많은 샘물처럼 열심히 일을 할 때 새로운 아이디어도 나오고 국가 기강도 형성하게 된다.

◇ 이 : 노인들의 문제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시골에 있는 노인들의 문제는 심각하다 못해 애처롭기까지 하고 특히 혼자 사는 노인들에 대한 문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지경까지 가고 말았다.

◆ 황 : 내가 지금 가장 애처롭게 생각되고 있는 부분이 「왜 살아 계실 때 효도하지 못하고 돌아가신 후에 후회하고 있나」이다. 너무 가슴 아프다. 세월이 가면 잊어 지겠지 하면서도 가끔 밤늦게 어머니 생각이 나면 무작정 어머니산소에 내려가 한동안 울고난 후에 다시 서울로 올라오곤 한다. 살아 생전에 부모님들에게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겠지만 그래도 자식된 도리는 하고 살아야 나처럼 후회스런 생각을 하지않는다. 같이 할 수만 있다면 모시고 함께 사는 것이 최선이다.

◇ 이 : 왜 인간이 부모에게 효도하여야 하고 늙은 부모에게 최선을 다해 모시라고 강조하는가.

◆ 황 : 우리가 어머니 뱃속에서 열달간 모성애를 느끼며 있었고, 분만의 아픔을 견디며 태어나 엄마의 피가 나고 갈라진 젖꼭지를 물며 자라났다. 이런 아픔을 전혀 표현치 않고 모성애를 받은 우리는 항상 망각해 왔는데 이것을 깨달을 때는 이미 늦어 부모는 저 세상으로 가고 없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지 않은가. 돌아가신 후 모지를 호화스럽게 꾸민다고 효도는 아니다. 살아생전에 잘못한 지식이 더욱 후회를 많이 하는 까닭도 같은 이치이다.

◇ 이 : 어머니를 주제로 쓴 시는 불효를 만회하기 위함인가.

◆ 황 : 세상 사람들에게 나처럼 불효하며 살지 말 것을 권유하고, 나처럼 불효한 사람을 고발하기 위함이다. 어찌 어머니를 향한 나의 시가 불효를 만회할 수 있겠는가. 어머니께는 언제까지나 죄인의 입장이다.

◇ 이 : 조인들의 외로움은 누가 달래줘야 하나.

◆ 황 : 노인들이 외로움을 견디는 것은 우리 민족의 오래된 내성이다. 그렇지만 외로움과 싸우는 일은 처절하기 짝이 없다. 자식, 특히 아들을 며느리에게 빼앗겼다는 배신감에 늘 애통하고 있는 모습이 한국의 어머니들의 공통이다. 며느리와 자식들은 성적(고부간의 갈등)으로 치유될 수 없는 입장을 인간 본연의 존엄으로 경노사상에 대해 재조명을 해야만 할 시기이다. 전체의 사회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가정사의 기본이기도 하다. 모두가 슬기롭게 풀어야 할 문제이다.

◇ 이 : 교육의 잘못을 지적하는 측면도 있는데…

◆ 황 :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고, 학생이 스승을 폭행하며 젊은이들이 노인들을 폭행하고, 심지어는 늙은 부모를 멀리 데리고 가서 버리기까지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도의와 인륜의 붕괴를 예고하고 있으나 지금의 사회를 지탱할 수 있는 힘은 이러한 패륜적인 인간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어점수 보다도 도덕점수를 많이 줄 수 있을 때 인성교육이 성공한다. 본연의 인간을 발견해야 하는데 과학에 밀려 인성은 뒤로 밀려 있지만 본래의 인간 자체의 뿌리는 孝이고, 이것이 우리 국력의 밑바탕이다. 지금 잡지 못하면 점점 더 어려워진다.

◇ 이 : 보은이라는 지명도 효와 관계가 있는데…

◆ 황 : 앞으로 보은은 인성교육 측면에서라도 장기발전계획에는 이러한 심오한 뜻을 넣어 줘야 한다. 청소년들뿐이 아니고 어린애들이 자라서 자연과 함께 자연스레 경노사상을 배우게 할 수 있는 고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즉 원대한 꿈을 지닌 보은을 건설해야 하는데 이는 보은의 전체를 공원화하는 작업이다. 심성이 좋아지려면 자연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아닌가. 서정적인 도시를 만드는 원대한 눈을 가진 계획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 이 : 너무나 시적인 감상으로 간다면 보은의 꿈이 실현되리라 믿지 못하겠다.

◆ 황 : 인간은 최종적으로 흙으로 돌아간다. 어차피 인간이란 물 좋고 산수가 좋은 곳으로 몰리게 되어 있는데, 이런 곳을 만들기 위하여는 유능한 인재가 나와 뛰어난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경영능력이 탁월한 지도자가 나와 주면 불가능 할 것도 없다. 이는 보은을 완전히 바꿔 놓을 수 있는 힘을 가진 소유자이어야 한다. 이렇게 된다면 자연히 관광 군으로 변모하고 소득 또한 올라 갈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 이 : 보은의 젊은이들에게 선배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하여 한 말씀.

◆ 황 : 우선은 열심히 일을 하는 것이다. 부모님들도 어느 곳에서 일을 하거나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 나는 창업을 한 이래 17년 동안 한번도 결근이나 지각을 해본 적이 없다. 오랫동안 한 직종에 일을 한다는 것과 항상 즐거움 속에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부모님에게 진 빚을 갚아야 한다. 자신을 위해 온갖 희생을 하신 부모님을 외면한다면 천륜을 어기는 누를 범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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