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 밖으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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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 밖으로 나오고 있다
  • 송진선
  • 승인 1997.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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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탉이 울면 집안이 번성한다
과거 남성우월주의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은 그들이 지니고 있는 능력을 그대로 평가받기 보다는 『집밖으로 나가면 깨진다』『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등 언어도단의 논리에 의해 여성들은 울안에 갇혀있었다. 아기나 기르고 때가 되면 밥이나 짓고 청소나 하는 등 아주 단순한 역할에 지나지 않았다. 물론 아이를 키우는 것이 단순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배가 고프면 밥주고 울면 달래는 등의 역할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가 개방되면서 집밖에서 여성들이 해야할 일이 많아졌다. 즉 여성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아졌다. 그런 사회 분위기에 편승해 여성들도 가정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집밖에서의 활동 폭을 점차 넓혀 나갔다. 그동안 자기의 전문성을 살리지 못하고 또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던 여성들이 사회에서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 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경우도 많다.

보은군의 경우도 이미 군 전체 공무원 중 여성 공무원이 1백34명으로 전체의 19.9%를 차지하고 있다. 교사들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연초 대구광역시 인사에서는 광역시로서는 처음으로 시의 핵심부서인 내무국장에 여성을 기용 언론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외에 각종 여성단체에서는 국가 보건정책이나 교육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압력 단체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아직도 미약한 점이 많고 또 여성들이 담당해야할 일이 사회에 산재해 있지만 제몫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그동안 남성위주의 사회논리에 의해 감겨져있던 여성들의 눈에 사회는 생소함과 환상적으로 비춰졌으며 일부 여성들이 밖에서 생의 가치를 찾을려는 잘못된 가치관으로 많은 폐해도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는 TV등이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현재 주부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TV프로그램을 보면 모든 주부들을 밖으로 나가도록 충동질하고 있다.

즉 앞치마를 벗게하고 있다. 집에서 살림만 하는 여자들은 모두 바보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옷입는 법, 화장 법, 성형수술, 헤어스타일 등을 일러주면서 유행패션에 주력하라고 주부들을 가정이란 울타리에서 문 밖으로 내몰로 있는 것이다. 또 미의 기준을 획일화시키고 여성에게 외모의 아름다움만이 최고의 가치임을 강조해 미스코리아로 만들려는 인상도 짙다. 일하는 여성의 모습은 오간데없다. 그래서 미시족이란 신조어도 탄생되었는지 모른다.

여성이 제 역할로 가정과 사회에서 능력을 평가하는 것 보다는 무조건 여성들이 앞치마를 벗어 던지고 밖으로만 내몰아 여성은 오히려 가정은 말할 것도 없이 여성들이 그렇게 당당히 홀로서기를 원했던 사회에서도 들러리에 지나지 않는 인격체로 전락하고 있는 경우로 추락하는 모습도 보인다. 보은군 여성들도 여기서 별반 다를게 없다. 할 일 없이 밖으로 밖으로만 나오고 있다.

특히 낮시간에 차를 끌고 나오는 여성들이 많아 교통 체증을 불러온다는 소리를 서슴없이 하게 만든다. 그러나 여성들이 개성이 없이 스타로 만들어지는 것을 체험하며 밖으로 나가는데에만 급급해서는 안된다. 여성들 스스로 제 영역을 찾아야 한다. 행복의 가치에 대한 잣대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사회에서도 밖으로 쏟아지는 여성들을 방관하고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여성의 역할 등을 다시 인식할 수 있도록 사회교육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이 세상의 절반인 여성이 바로 서고 비로소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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