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천 강변을 따라 임한리 들판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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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천 강변을 따라 임한리 들판을 걷는다”
  • 박진수 기자
  • 승인 2020.04.29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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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의 명소(26) -임한리 들판길
아홉 폭의 병풍, 구병산을 바라보며 걷는 길
임한리에서 바라본 구병산.
임한리에서 바라본 구병산.

“서울의 장안이냐, 보은의 장안이냐” 이번 여정은 보은군 장안면의 면소재지인 장내리에서 25번 국도를 따라 마로면으로 향하는 길이다. 면소재지라기 보다는 25번 국도를 중심으로 시내버스와 상주에서 보은을 거쳐 서울로 향하는 직행버스가 멈추는 정류장이 있고 주변에 식당과 농협이 자리한 곳이 장안면의 면소재지인 장내리이다.
예전 같으면 속리산의 바깥에 위치해 있어 외속리면이었던 것을 최근 장안면이라고 변경했다고 한다. 이곳은 지금으로부터 120년전, 1893년 3월 당시 전국 8도에서 몰려온 동학교인과 백성등 수만명이 인산인해를 이뤄 나온 말이 여기가 서울의 장안이냐, 보은의 장안이냐“ 라고 한다.
보은의 장안을 출발해 국도를 따라 걷다보면 첫 번째 눈앞에 펼쳐지는 나지막한 절벽, 그것도 검은색 바위로 감싸고 있는 절벽을 만난다. 그 사이로 옥천 청산으로 흐르는 물길이 나 있고 이 나지막한 검은 절벽 뒤로는 속리산 IC와 임한리 넓은 들이 펼쳐져 있다.
그냥 평범한 나지막한 산이라고 보기에는 맞은편 봉비리 입구에서 멈춘 누에산과 물길을 사이에 두고 연결되어 있는 듯 했다. 
물길이 없었다면 연결되어 있는 산이었고 이 산맥을 경계로 장안면과 탄부면이 경계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장안마을 보호하고 있는 듯한 모양을 하고 있다.
이 검은 절벽은 장안면 황곡리와 연결되고 있으며 이 절벽은 장내리 보습산의 옥녀봉의 옥녀의 검은 치마가 날라와 걸친 바위라고 동네 사람들은 말하고 있다.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속리산 IC를 지나자 직선도로와 함께 넓은 임한리 들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고속도로가 탄부면 상장리를 지나 마로면 수문리로 연결되어 있어 임한리 들을 가로 지르고 있지만 이 고속도로가 없었다면 비교적 넓은들이라는 것을 실감할 정도다. 
이 도로를 걷다보면 좌측으로는 구병산의 절경이 산맥으로 이어져 있고 우측으로는 탄부면 벽지리의 국사봉이 눈에 들어온다. 넓은들 중심으로 보청천이 흐르고 양쪽으로 펼쳐진 넓은 들을 보면서 황금곳간 쌀이 생산되는 곡창지대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 직선으로 펼쳐진 임한리들을 2km 정도 걸었을까 제법 큰 규모의 소나무숲이 펼쳐졌다. 전국각지에서 사진애호가들의 모델이 되고 있는 임한리 솔밭이었다. 이 넓은들 중간에 왜 소나무 숲을 만들었을까 궁금증마져 들게 했다.
임한리는 기계 유씨가 터를 잡은 유씨 집성촌이다. 지금부터 340년전인 인조 15년에 부호군(무관 벼슬명) 유은씨가 정한 후 그 후순들이 번창함으로써 지금도 마을의 30가구가 유씨로 이뤄진 집성촌을 이루게 되었다고 한다.
충청북도가 선정한 100경에 포함되어 이 임한리 솔밭은 제법 전국에 알려진 장소이기도 하다. 200여된 소나무 수백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어 안개낀 새벽이나 눈 내리는 날이면 지나던 사람을 멈추게 할 정도로 그 풍경이 절경을 이룬다.
이 임한리 솔밭은 제법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산림학자들은 임한리 솔밭은 바람을 막기위해 인위적으로 조성한 방풍림이라고 한다. 이 솔밭이 위치한 마을이름이 임한리(林閑里)라는 뜻에서도 나타나는 숲으로 막힌 마을, 즉 소나무숲으로 산을 만든 마을, 다시 말하면 마을을 조성하기 위해 소나무숲을 조성해 바람도 막고 마을의 뒷산을 만들었다는 해석이다.
참으로 놀란 만한 이야기이다.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마을 뒤에 소나무를 심어 숲을 만들고자 했던 지혜로운 조상의 슬기가 엿보이는 지형이다.
우리조상들은 예부터 마을입구 및 마을 뒤에 전통마을 숲을 조성해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풍습이 이 넓은 벌판에 마을을 만들기 위해 소나무숲을 만드는 지혜가 발휘된 것이다. 보은의 명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숲이 많이 우거졌다 하여 임한리라고 유래되고 있지만 허허벌판에 숲을 조성하고 마을, 집성촌을 형성한 기계 유씨 선대들의 뜻을 이제야 우리가 느끼고 있는 행복이 아닌가 싶다.
장안면에서 임한리들을 지나 마로면으로 향하는 길은 기존 25번 국도가 있지만 속리산 천왕봉에서 발원한 삼가천 하천 제방을 따라 주변 풍광을 감상하며 걷는 길도 지루함 없이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임한리들 중심에 위치한 소나무 솔밭을 지나자 마로면과 탄부면의 경계를 이루는 삼가천을 다시 만난다. 마로면의 면소재지인 관기리로 향하는 탄부교 다리를 건너 관터, 관기리로 향한다.

(다음호는 마로면 관기송현로를 따라 마로면 적암리 구병산으로 갑니다.)

속리산 IC 검은 절벽바위.
속리산 IC 검은 절벽바위.
임한리 소나무 솔밭.
임한리 소나무 솔밭.
임한리들을 가로 지르는 직선도로.
임한리들을 가로 지르는 직선도로.
장안면에서 마로면으로 흐르는 삼가천.
장안면에서 마로면으로 흐르는 삼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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