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4군, 현역관록 대 정치신인의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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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4군, 현역관록 대 정치신인의 대결
  • 김인호 기자
  • 승인 2020.04.0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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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선거구가 2016년 개편되면서 남부3군이 동남 4군으로 불리고 있다. 19대 총선까지만 해도 충북 남부권 국회의원 선거구는 보은·옥천·영동이었지만 20대 총선부터 중부 4군(증평·진천·음성)에 속했던 괴산이 남부 3군에 합류해 하나의 선거구가 됐다.
선거구 명칭은 도청 소재지를 기준으로 삼아 남부, 중부, 북부 순으로 표기하는 충북도의 행정 건제에 따라 남부 3군인 보은옥천영동 다음에 괴산이 위치하게 됐다. 괴산이 통합되면서 더는 ‘남부 3군’이라고 부르기가 힘들게 됐다. 괴산은 충북의 남부권이 아니라 중부권이기 때문이다. 총선 후보나 유권자들은 선거구를 축약해 부르기가 애매하다며 ‘보은·옥천·영동·괴산’이라는 4개 군 명칭을 모두 쓰고 있다.
특히 정당이나 후보들은 지역 홀대 논란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에 이 지역구를 부를 때 극히 조심스러워 한다. 충북도가 이런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보은옥천영동괴산 선거구를 ‘동남 4군’으로 부르자고 제안했다. 청주의 동쪽에 위치한 괴산과 남쪽의 보은옥천영동을 일컫는 만큼 이 명칭이 적당하다는 얘기다.
괴산이 남부 3군의 뒤쪽에 위치하니 ‘남동4군’이라고 하는 것이 적합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지만 배려와 존중 차원에서 ‘동남4군’이 채택됐다. 괴산을 배려해야 한다는 충북도 의견에 남부3군도 동의했다. 괴산과 3개 군의 생활권이 다르기는 하지만 동남 4군이라는 명칭으로 동질감을 찾아가자는 게 제안 이유였다고 한다.
선거구 조정은 보은군 입장에선 서운할 게 별로 없어 보인다. 우선 선거구내 기초자치단체 배열 순서에서 보은군이 인구는 제일 적지만 충북도의 행정 건제 순서에 따라 가장 먼저 거명된다. 개편된 새 선거구는 또 전체 면적만 2808㎢다. 서울시(605㎢) 면적의 4배가 넘는다. 영동에서 옥천과 보은을 거쳐 괴산까지 4개 지역구를 훑트려면 이동시간만 족히 2시간 이상 걸릴 정도로 광범위한데 보은군이 4개 군의 허브에 위치해 있다.
국회의원 후보자가 기자회견을 할 때도 지역구 중앙에 위치해 있고 유일하게 3개 군과 접해 있는 보은군이 지리적 잇점을 갖고 있다. 이렇게 볼 때 박덕흠 의원이 지난주 총선 출정식을 보은군청 홍보실에서 가진 것은 4개 군에서 모두 하지 않는 이상 지자체 크고 작고를 떠나 적절한 전략이었다는 판단이다.
또한 새 선거구는 어느 특정지역이 독주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남부3군 시절엔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의 후보에게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었겠지만 바뀐 선거구에선 어느 한 지역의 전폭적 지지가 있더라도 당선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2019년 10월말 기준, 보은 33114명, 옥천 51056명, 영동 48874명, 괴산 37968명) 반드시 4개 군에서 고른 득표, 아니면 적어도 두 지역 이상에서 높은 득표율을 올려야 당선 가능성이 있는 인구 분포다. 때문에 출신지역의 인구나 소지역주의를 의식한 부담 또한 얼마간 털 수 있다. 인구가 적은 보은에서도 국회의원 배출이 한결 용이해진 셈이다.
선거구가 넓어졌다는 것은 새 인물이 비집고 들어가기가 그만큼 힘들 수도 있겠다. 상대적으로 한번 선거구 터를 야무지게 다져 놓으면 바람이 불지 않는 이상 수성이 용이할 수 있다. 3선을 정조준하고 있는 박덕흠 후보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이며 정치 신예 곽상언 후보 간의 대결인 동남4군 국회의원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흥미로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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