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죽이는 ‘연초박’ 보은에도 2017년 10.5t 반입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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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죽이는 ‘연초박’ 보은에도 2017년 10.5t 반입 처리
  • 주현주 기자
  • 승인 2019.12.0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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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한면 S영농조합법인이 케이티엔지 김천공장에서 반입
전라도 장점마을 ‘연초박’ 비료 공장으로 인해 죽음의 마을로 변해
S영농조합 퇴비공장 전경.
S영농조합 퇴비공장 전경.

전라도 장점마을 주민들을 암에 걸려 죽어나가게 했던 ‘연초박’이 보은군에도 지난 2017년 10.5t이 반입돼 처리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신보라 국회의원실이 환경부에 국정감사 자료제출을 요구 하면서 밝혀졌다.

신보라 의원은 “익산 장점마을과 같이 담배도 피우지 않는 주민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암에 걸려 죽어나가는 등 보건환경문제가 최근 생활의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르고 내년부터 전면적으로 실시되는 퇴비 부숙도 적용과 각 지자체의 가축사육조례 강화 등으로 각종 퇴비 및 유기질 비료 공장들이 인·허가의 막차를 타기 위해 행정 및 법적 하자만 없으면 무분별하게 입지해 이에 대한 대책마련과 발병지역 주민들의 암과의 역확관계 규명을 촉구하기 위해 환경부에 자료제출을 요구했고 지난 10월 12일 자료를 제출받았다”고 밝혔다.

 

담배제조과정에서 나온 찌꺼기인 '연초박' 모습.
담배제조과정에서 나온 찌꺼기인 '연초박' 모습.

보은에도 지난 2017년도 '연초박' 10.7t 반입처리
환경부가 제출한 자료를 보면 케이티앤지 ‘연초박’ 처리 위탁처리업체는 전국에 8곳이 있으며 충북에는 보은 S영농조합 1곳이다.

케이티앤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북 익산시에 있는 S사는 광주공장에서 2013년도에 31.8t, 2014년 17.7t, 2016년 8.8t, 2017년 8.2t을 반입 처리했으며 신탄진 공장에서도 2013년 67.7t, 2015년 97.7t, 39.5t, 31.9t, 2016년 124.7t, 2017년 7.9t을 “혼합유기질비료를 만든다”며 반입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 완주군에 있는 H산업은 케이티앤지 광주공장에서 2013년 25.1t, 2014년 19.8t, 2015년 8.2t, 2016년 25.1t, 2017년 6.4t 신탄진 공장에서 2016년 29.4t을 반입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고 횡성군 H위탁영농유기농산도 케이티앤지 영주공장에서 2016년 297.5t, 2017년 225.8t을 반입 처리해 주민들이 가축분뇨 악취 고통과 퇴비공장에서 발생하는 악취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상주시 T농산도 2013년 케이티앤지 김천공장에서 82.4t의 ‘연초박’을 반입해 처리하며 상주시 화동면 주민들이 회사이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2015년 1월에는 퇴비혼합기에 60대 근로자가 빨려들어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경북 김천시 M유기농산영농조합법인도 케이티앤지 김천공장에서 2016년 13.3t, 2017년 104.8t을 반입해 사용했다.

 

트럭이 S영농조합 공장으로 폐기물을 반입하고 있다.
트럭이 S영농조합 공장으로 폐기물을 반입하고 있다.

보은군 수한면 S영농조합법인도 2017년 케이티앤지 김천공장으로부터 ‘연초박’ 10.5t을 반입 사용하고 동물사체 불법매립 및 가축퇴비로 인한 악취 고통 등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질신리 주민들이 장시간 시위를 벌였고 검찰고발과 언론의 집중취재로 문제점이 들어나자 보은군은 2018년 2월 보은군이 퇴비공장 등록취소를 했지만 공장관계자들이 이의를 제기해 법정싸움을 하고 있다.

경북 성주군 G비료산업사도 케이티앤지 신탄진공장으로부터 2016년 109.1t, 2017년 204.9t을 반입 사용했으며 충남 부여군 B버섯원료영농조합법인도 2016년 케이티앤지 신탄진공장에서 6.8t의 ‘연초박’을 반입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박 비료공장으로 죽음의 마을로 변해
전라도 장점마을의 경우 담배제조과정에서 나온 찌꺼기인 ‘연초박’은 퇴비로만 사용해야 하는데 퇴비보다 가격이 좋은 유기질비료로 만드는 과정에서 ‘특이나이트로사민’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등의 독성물질이 발생하고 건조과정에서 이 물질들이 대기 중으로 배출되면서 공장 인근 주민들에게 저승사자와도 같은 역할을 한 것으로 현재까지 조사결과 밝혀지고 있다.

그동안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섬유화’나 석면으로 인한 ‘악성중피종’처럼 특정요인으로 인해 발생한 ‘특이성 질환’은 역학적으로 인정받은 사례가 있지만 장점마을처럼 다양한 원인에 의해 걸릴 수 있는 ‘비특이성 질환’이 환경오염 피해로  정부가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특이나이트로사민’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의 발암효과는 갑상선을 제외한 모든 암에서 2.22배, 피부암은 21.14배, 담낭 및 담도암은 16배까지 발병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점마을은 공장이 들어선 이후 30명의 주민이 암이 발생했고 17명은 사망, 13명은 현재 투명 중으로 마을 주민 5명당 1명의 암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장점마을 주민들의 암 발병율은  갑상선을 제외한 모든 암에서  전국 표준에 비해 많게는 25배까지 높았으며 공장 가동 시기에 거주했던 기간이 길수록 그 비율은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은군 수한면 질신리 주민들이 보은군청  정문에서  퇴비공장 등록취소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보은군 수한면 질신리 주민들이 보은군청 정문에서 퇴비공장 등록취소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질신리 마을도 토양수질오염 심각
보은군 수한면 질신리 S영농조합도 지난 2011년 2월18일 법인을 새워 당초 지렁이사료 생산 및 판매업으로 시작해 축분 자원화, 오니 및 슬러지 재활용사업, 비료,퇴비 제조,가공,판매업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S영농조합은 2012년 7월 공장등록을 했고 이듬해인 2013년3월 27일 보은군과 환경청에 폐기물처리허가 신청을 했고 4월1일 폐기물종합재활용업체로 허가를 받았다.

그러더니 한해가 지난 2012년 4월에는 원자재관리부실이 적발돼 100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고 8월에는 악취가 나는 원자재 야적이 적발돼 과태료 행정처분과 검찰고발까지 당했다.

여름에도 창문을 열수 없을 정도의 악취를 참고 살아온 주민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보은군은 2016년 8월2일 허가 폐기물 보관량은 480t인데 비가림 시설도 없이 650t을 야적했다며 검찰 고발과 함께 과태료 및 영업정지를 내렸다.
 
질신리 주민들은 S영농법인이 퇴비재료로 사용된다고 주장하는 소털과 동물 뼈 등을 가지고 2016년 8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적인 공장폐쇄 운동에 돌입했다.

2017년 3월 31일에는 주민들이 고발한 사건에 대해 이례적으로 청주지검 담당검사와 수사관이 현장에 나와 불법 매립한 현장과 부숙도 안된 퇴비를 받은 농가들의 야적 현장을 조사했고 5월2일에는 제조공장 운영자 A씨와 B씨를 폐기물관리법 위반으로 기소했고 A씨는 구속, B씨는 불구속기소했다.

이런 가운데도 공장을 임차해 운영하던 사람들은 “영업정지를 풀어달라”며 취소소송을 제기해 공장을 가동했고 결국 참다못한 주민들이 2018년 1월 30일 공장에서 계곡으로 비밀 배출되는 관로를 찾아내 민간수질검사기관에 의뢰한 결과 구리, 크롬, 수은, 납 오염도가 매우 심각하고 질소는 기준치의 70배를 웃돌게 배출하는 것을 확인했다.

수한면 질신리 마을은 S영농법인이 폐기물종합처리로 업종을 추가한 후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그 공장에서 비밀배출구를 통해 나온 검붉은 유독성 폐수는 오정지로 흘러들어 농민들의 생업인 농사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주민들은 “농작물이 기형적으로 성장을 멈추고 겉은 멀쩡한데 알맹이는 없는 농산물이 나오는 등으로 정작 과거와 비교도 안돼는 농작물을 수확했지만 찜찜한 생각에 시장에 내다 팔수도 자식들에게 줄 수도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또 날씨가 따뜻해지면 무리지어 다니는 벌레 떼와 악취로 인해 한여름에도 문을 꼭꼭 닫고 살아야 하는 유배 아닌 유배형을 살아야 했고 더욱 큰 문제는 환자가 마을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S영농법인과 200m 정도 떨어진 질신리 마을 주민들은 “지금까지 ‘연초박’이 어떤 유해물질인지 전혀 몰랐다. 당시 악취로 고통받던 주민들이 공장을 감시하며 반입하는 트럭기사에게 적재한 물건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당당히 ‘연초박’이라고 밝혔고 주민들도 ‘연초박’의 유해성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고 사회적인 공론화 과정도 없어 감시자인 주민들도 운반하는 트럭기사도 서로가 당당하게 ‘연초박’임을 밝히며 반입하고 통과하던 시절 이었다“며 “마을에 환경적인 요인에 대해 주민들과 상의해 전면적인 환경오염실태 조사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마을 주민 중 일부는 공장과 관련성 검증은 안됐지만 폐섬유화로 폐이식을 받은 사례가 있고 또 한 명은 기관지가 좋지 않아 지속적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악취로 여름철 문을 열지 못하는 밀폐된 공간에서 생활했던 고충으로 다양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마을주민 D씨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나 공항주변 소음피해처럼 정부가 나서 케이티엔지로부터 ‘연초박’을 받아 사용한 전국 8개 공장주변에 대한 질병 관련 역학조사 및 토양, 대지, 수질, 농업 등에 대한 검사를 통해 국민건강권을 지켜 줄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S 영농법인은 공장을 다른 용도로 바꿔 다시 가동하기 위해 마을 주민들과 접촉하고 있어 주민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연초박' 특별법 제정 사용제한 목소리
S영농조합은 ‘2019 사업계획서’를 통해 ▲비료생산업등록증 발급-비료생산업등록증을 발급받아 퇴비 70% 이상된 물건을 구매 선별 후 타사 공장에 납품하거나 농민에게 포장 판매하는 방안 ▲폐합성수지 재활용-폐비닐 또는 재활용 플라스틱을 가공 절단해 시멘트 공장이나 발전소 납품한다. 투자는 약 60억 원 정도 추정하고 있다.▲소각장- 폐기물을 소각하는 처리를 한다. 주변에 피해를 줄이고 소각을 하면서 발생하는 열을 무상 공급할 수 있다. 매년 소득의 일부를 마을 발전기금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환경사업인 만큼 주변 조경이나 공원을 만들어 산책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흙에서 나오는 오니를 매립하는 공정은 앞으로 조사가 더 필요하다 등의 방안을 가지고 마을주민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동안 주민들의 환경과 생존권 투쟁이 끝난 것이 아님을 알리고 있다.

질신리 마을주민들은 “끝날 때 까지 끝난게 아니다”며 “ 그동안 받은 고통과 환경 및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물거품으로 끝날 수 있다. 정부가 ‘연초박’의 유해성을 뒤늦게라도 인정하는 만큼 이 재료를 사용해 유기질비료를 만들거나 사용한 공장주변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농업용 저수지를 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도 “농민들이 S영농조합 공장 하류에 있는 오정 소류지 물을 사용해 농사를 짓는 만큼 안전한 국민 먹거리 생산을 위해 소류지 바닥의 중금속 및 수질, 토양검사 등을 통해 오염정도를 정확히 공개하고 대책을 세워 줄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덕흠 국회의원에게도 “전국의 8개 공장 지역구 국회의원과 공동으로 ’연초박 특별법‘을 제정해 조사 및 피해구제와 ’연초박‘ 사용 제한 등을 입법으로 구체화 시켜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 줄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청주지검 검사와 수사관들이 질신리 주민들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가운데 폐기물 불법매립 의혹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청주지검 검사와 수사관들이 질신리 주민들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가운데 폐기물 불법매립 의혹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청주지검 검사와 수사관들이 질신리에서 폐기물 불법매립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청주지검 검사와 수사관들이 질신리에서 폐기물 불법매립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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