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판수, 손순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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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판수, 손순선씨
  • 보은신문
  • 승인 1997.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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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세차원
“오늘을 열심히 살아야 미래에 대한 계획을 실행할 수 있다”
터미널 세차장 손순선(29)씨는 분주하기만 하다. 호스로 물을 끼얹어 먼지를 씻어내고 더러운 차를 윤이 나게 닦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손씨가 차와의 한판승부를 시작한 지 이제 일년 반이 되어간다. 물론 손씨에게는 일년반동안 어려운 일도 많았었다. 추위속에 바깥에서 세차할 때는 눈물이 날만큼 힘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손씨에게는 이런 고통과도 맞바꿀 수 없는 야무진 꿈이 하나 있다. 맨처음 『세차원 모집 광고』를 보고 남편 공판수(32)씨와 함께 터미널 세차장을 찾아왔을 때는 두려움도 컸었다. 여자가 하기에 힘든 노동이라는 주위의 만류가 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편은 세차일을 하면서 자동차수리를 배우고 부인은 세차일을 하면서 이 세차원부부에게는 새로운 꿈이 하나 생겼다.

일년만 더 열심히 일하면 조그만 카센타와 세차장을 직접 경영할 수 있다는 부푼 기대가 생긴 것이다. 「여자인 제가 과연 힘든 세차일을 할 수 있을까 불안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저의 일이 만족스러워요. 남자와 동등한 일이니만큼 수입도 짭짤하니까요. 그리고 여기서 기술을 배워 작은 가게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지금하는 일이 결코 힘들지 않거든요.」

스킨로션 바를 새도 없어 거칠어진 손으로 물을 부리는 세차원 손씨.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해버리는 관념에 정면으로 도전한 손시야말로 이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맹렬여성이라고 할 수 있지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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