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외속농협 합병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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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외속농협 합병 돌입
  • 송진선
  • 승인 1997.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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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농협의 도미노현상 예상 경쟁력강화 위한 시대적 요구
지난 17일 보은농협과 외속농협이 전격 합병에 관한 기본 협정을 체결함에 따라 군내 타 영세 농협과 적자농협의 합병 도미노 현상이 예상되고 있다. 외속농협과 보은농협의 합병얘기는 지난 95년 6월에 처음 나왔다. 독자 농협으로서는 자립기반을 확보하기가 점점 어렵게 되자 당시 조합장을 포함한 조합원들 사이에 합병분위기가 조상되었으나 합병 반대의사를 가진 몇몇 인사들의 입김에 의해 무산되었다.

그 후 외속농협에서는 지난해 RPC를 건립 가동해 가공 판매사업으로 7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으나 결산결과 영세성을 면치못하고 미래 조합경영의 비전이 제시되지 않았다. 이에따라 지난 1월30일경 농협 군지부에서 합병 조정자 역할로 나서 2월5일 외속농협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외속농협의 경영진단에 대한 설명회를 갖고 합병의 당위성을 설명, 6일 외속농협 임원회에서 합병을 최종 결정, 14일 보은농협 임원회에서도 외속농협을 흡수 합병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해 17일가 계약서를 작성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 합병이 완결되면 소멸 조합장은 퇴직을 하는 것이고 예우는 소멸조합 이사회에서 결정하게 되는데 외속농협이 소멸됨에 따라 조합장 인건비를 포함해 지도관리비 등에서 약 1억5천만원 이상의 경비 절감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외속농협은 조합원 475명 중 경제 활동이 거의 불가능한 60세 이상 조합원이 358명이나 되며 지역 여건 상 생활 중심이 보은읍으로 되어 있어 조합 전이용이 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18명의 직원 중 4명이 미곡처리장에 배치되어 있고 본소 인원은 14명 이고 또 관리직이라고 할 수 있는 부장 이상이 7명으로, 규모로 보아서는 부장 이상의 직원이 많은 대신 실질적으로 사업에 투입될 인원이 적어 각종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을 벌여도 직원들의 인건비와 사무실 관리비를 맞추는데 급급해 조합원 편익 증진 사업을 벌어지 못하는 등 농협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실제로 조수익면에서 경제사업은 3억2천6백만원으로 전년 대비 179%의 성장률을 보였고 신용사업도 3억6백만원으로 54%의 성장을, 공제사업은 2천3백만원으로 9%가 성장하는 등 전년에 비해 223%가 성장한 총 6억5천5백만원을 올렸다. 반면 지도사업비는 3천9백만원, 인건비(RPC 신규채용 4명 포함)는 전년 대비 126%가 증가한 3억6천2백만원, 퇴직급여금 적립, 기타 경비 등으로 지도관리비는 전년보다 223%가 증가한 총 6억4천1백만원이 지출되어 당기 순손익은 8백만원을 내는데 그쳤다.

미곡종합처리장 운영 덕분에 판매사업으로는 군내에서 두 번째이고 가공사업은 군내에서 가장 높은 실적을 올려 전년보다 518.5%가 성장한 76억5천4백만원의 실적으로 올렸는데도 손익은 겨우 8백만원 밖에 내지 못한 것이다. 당연히 조합원들에게는 이용고 배당은커녕 출자에 대해 배당을 하지 못했다. 이와 같이 지도 관리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한 반면 사업 성장은 한계점에 다다르자 외속농협은 더 이상 자구책 없어 최종 합병으로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그러나 외속농협에 대해 경영진단한 농협 군지부 관계자는 사업 규모가 적은데도 불구하고 외속농협이 비교적 짜임새 있게 경영을 해와 흡수하는 보은농협에서도 절대 손해가 아니고 상호 보완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준공한 미곡종합 처리장은 외속농협 45%,마로·탄부·삼승·수한·내북농협은 각각 10%, 회인농협은 5%의 지분으로 참여했으나 각 농협에서 지분에 대한 출자 없이 국고보조와 정부융자금, 중앙회 융자, 중앙회 무이자 자금 총 23억3천만원이 투입된 채 운영, 지분에 대한 이익만 배당받고 있어 실질적으로는 외속농협 독자적으로 운영해온 셈이다.

더구나 보은농협에서는 대규모 산물벼 저장시설을 갖추고 있어 쌀 가공 판매사업의 대폭적인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또 보은농협에서 보유하고 있지 않는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어 사업권역이 외속에 국한되던 것이 보은까지 확대되어 보다 많은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보은농협과 외속농협이 합병에 관한 기본 협정서를 체결하면서 각 농협 조합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이 자리에 참석한 농협 중앙회 충북도 지역본부 관계자들에게 미곡 종합 처리장의 효과적인 운영과 조합원 실익을 위해 곡물 수송 차량과 외속 주유소 시설 확장에 따른 자금지원, 대형 유류 수송차량 지원 등에 대해 건의했다. 이외에 산물벼 수매에 따른 수매자금 지원과 각 영농회 별 FAX를 설치, 고정투자분이 초과돼 부담이 큰 보은농협에 경영자금도 지원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도 본부에서는 농협 합병에 관한 특별법 제정 이후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합병이 추진된 바 최대한 지원해주겠다고 답변하면서 자율 합병 기간이 지난 후 권고 기간에는 합병에 따른 혜택이 전혀 없고 오히려 중앙회지원 자금마저 회수할 방침이라며 영세조합의 적극적인 합병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외속농협 임원들은 서운한 감은 있으나 더 큰 조합을 얻었으니까 오히려 이익이라고 겸손해하고 보은농협 임원들은 용단을 내려준 조합장 및 임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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