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농공고 순국학도병 40년만에 졸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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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농공고 순국학도병 40년만에 졸업장
  • 보은신문
  • 승인 1997.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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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에 받친 눈물어린 명예졸업장
6.25사변 당시 학도병으로 출전했다 산화한 넋을 기리기 위해 40여년만에 명예졸업장을 유족에게 수여한 졸업식장이 있어 화제다. 지난 12일 보은농공고등학교(교장 이재일) 졸업식장에서는 6.25동란때 학도병으로 출전했다가 금화전투에서 산화한 故 김순기씨(2학년 재학중)를 제48회 졸업식 석상에서 명예졸업장을 유족인 배정환씨(외속면사무소, 고인의 외사촌)에서 전달하고 위로하는 자리가 마련되어 참석자들이 눈시울을 붉혔다.

40여년만에 故 김순기씨에게 이처럼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게 된 것은 보은농공고총동문회(회장 김종철)의 청문에 의해 우국청정의 정신을 오늘에 기리고 학업을 계속하지 못한 원한과 아직도 모교 교정을 맴도는 영혼을 달래기 위함이다. 이날 졸업식장에는 故 김순기씨의 동창생인 이원일씨(전보은상고서무과장)와 김상갑씨(종곡초교교장)도 참석해 식장에서 눈시울을 적시며 고인의 명목을 빌고 정든 교정을 돌아보았다.

이들 동창생들은 「고인과는 외속 서원에서 살아 함께 학교까지 걸어다니며 친밀하게 지냈었는데 공부도 잘하고 신체도 건장해 동료학생들의 모범이 되었다」며 「보은농고 3회졸업생들인 동기생들은 당시 가장 어렵고 배고픈 시기에 학교에 다닌 불행한 세대였다며 학도병으로 출전하거나 직업전선에 몸담은 동기들이 많아 입학때는 1백20명이었던 것인 졸업은 84명밖에 못했다」고 전했다.

40년만에 명예졸업장을 받은 故 김순기씨는 외속리면 장내리서 출생해 46년 보은농업중학교에 입학해 중학교 5학년때인 51년 학제가 개편되면서 보은농고 2학년 재학중에 학도병으로 출전했다. 장남인 김순기씨는 동생 은기, 인기씨가 있었으나 은기씨도 35년전 군입대후 안전사고로 사망하고 막내인 인기씨(전화 042-489-6008)만 현재 대전에서 살고 있다. 이재일 교장은 「앞으로 학도병으로 출전했던 본교출신들을 조사발굴하여 교정에 추모비를 세워 애국정신 함양의 장을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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