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까지 곱빼기로 배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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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까지 곱빼기로 배달해요
  • 보은신문
  • 승인 1997.02.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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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즐거운 철가방 아줌마
장날이면 늘상 시끌벅적한 보은읍내, 그 사이를 비집고 한 대의 오토바이가 질주한다.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그 오토바이에 뒷차들은 비키라고 연신 『빵빵』클락션을 울려댄다. 고개를 돌려 운전석을 향해 쌩긋 함박웃음을 날려주는 그녀의 미소에 오만상을 찌푸리던 운전석의 아저씨도 덩달아 허허 웃고마는데…

체크무늬 멜빵바지를 입고 단발머리를 찬바람에 휘날리며 유유히 달려가는 그녀의 오토바이뒤에 짜장면이 들어있는 철가방이 햇빛에 반짝인다. 보은읍 삼산리에서 남편과 함께 한일식당을 운영하는 안경미씨(33). 식당문을 열면 제일먼저 그녀의 환한 얼굴이 활기차게 인사를 건넨다. 작달만한 키로 카운터와 주방, 주방과 홀을 바삐 오가며 서빙을 하는 중에도 손님들과의 시시콜콜한 얘기소리들이 끊이질 않는다. 처음 오는 손님부터 단골손님 할 것 없이 그녀의 식당에 들어서면 금새 십년지기 친구가 되어버리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서울이 고향인 안경미씨가 한일식당에서 짜장면을 배달하게 된 것은 일년반 전 부터다. 1991년도에 서울에서 남편 황인장씨를 만나 뜨거운 연애 끝에 결혼을 하고 곧장 곱창식당을 차렸다. 그곳에서 짠순이로 통할만큼 열심히 생활하여 자립기반을 다진후 95년 여름에 남편의 고향인 보은에 내려와 한일식당을 차린 것이다. 1년이 넘게 단골이었다는 한손님은 「철가방을 실은 오토바이를 씩씩하게 몰고다니는 안씨를 거리에서 보면 예쁘기도 하고 싹싹해서 그냥 기분이 좋아진다」며 「장날 손님에게는 소주한잔씩을 반주로 곁들여줘 인기최고」라고 귀띔해준다.

자동차로 복잡한 보은하늘아래, 늘 씩씩한 미소를 곱빼기로 배달해주는 우리의 철가방 아줌마 안경미씨. 「뭐하러 여자가 오토바이 타고 직접 배달하러 다니느냐고 하는 사람이 많아요. 하지만 그건 모르는 소리예요. 철가방은 대게 남자들이 들지만 아휴, 뭐 여자라고 못할 것 있나요. 시원한 바람쐬며 건강도 다져서 좋고, 보은 구석구석 좋은 사람만나고, 일거양득이지요. 전 지금 이대로가 너무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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