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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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이야기
  • 조순이 실버기자
  • 승인 2019.09.1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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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이 둥그렇게 떠오른 추석날 밤, 넓은 마당에는 마을 쳐녀들이 하나 둘씩 모여 들었다.
마당에는 커다란 모닥불을 피워놓고 모두 모이자 처녀들은 손을 마주잡고 빙글빙글 돌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하늘에는 별도 총총 강강수월래, 동무도 좋고 마당도 좋고 강강수월래, 솔밭에는 솔잎도 총총 강강수월래, 대밭에는 대도 총총 강강수월래,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노래다. 바로 강강수월래 라는 노래는 추석날 밤 처녀들이 떼를 지어 춤을 추면서 노는 노래라고 한다.
강강수월래는 무척 오래 전부터 내려왔다. 강강수월래가 시작된 때를 찾으려면 이순신 장군이 살던 시절이었다. 임진왜란 때의 일이다. 바다를 지키던 이순신 장군은 한 병사에게 보고를 받았다. “장군님 큰일 났습니다. 왜적이 나타났습니다.” “그래 알겠다. 어서 병사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전투 준비를 하도록 해라.”
이순신 장군은 침착하게 병사들을 이끌고 바다로 나갔다. 이순신 장군과 우리 병사들은 목숨을 걸고 용감하게 싸웠다. 그러나 왜적의 수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싸움은 좀처럼 수르거들 줄을 몰랐다. 싸움이 한참 계속되고 있는 도중에 이순신 장군은 좋은 방법을 생각했다.
이렇게 힘으로 싸움을 하다간 수가 적은 우리 쪽이 질 수도 있다. 그러니 머리를 써야 한다. 그런데 바로 그때 이순신 장군의 머리 속에 좋은 생각이 하나 떠올랐다. 마을 사람들의 도움을 받자 산에 불을 놓고 마을 여자들을 동원해서 빙빙 돌게 하면 돼적들은 그것이 우리 병사들인줄 알고 놀라겠지. 이순신 장군의 생각은 곧 마을사람들에게 전해졌다.
그날 밤부터 이순신 장군의 말대로 불을 놓고 춤을 추며 산 주변을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추었다. 그러자 왜적들이 이 모습을 보고는 “아니 저게 무엇이냐, 아무래도 남아 있는 조선 병사들인 것 같다. 아니 저렇게 많단 말이냐. 그렇다면 우리들이 이길 가망은 없다. 어서 철수하도록 하라.” 그리고는 자기내 나라로 돌아갔다.
그 후로 마을 사람들은 이 날의 기쁜을 기념하기 위해 춥지도 덥지도 않은 달밤을 택해 강강수월래를 부르며 뛰어 놀았다고 한다.
음력 8월 한가위 날은 날도 좋고 달도 밝은 날인데다가 신나는 명절이니 강강수월래 하기에는 가장 좋은 날이었다고 한다.
추석은 아주 오래 전부터 조상 대대로 지켜온 우리의 큰 명절이다. 이 때가 되면 곡식이 무르익고 열매들도 주렁주렁 열리고 일년동안 애써 기른 곡식들을 거두어들이는 때이니 얼마나 신나고 즐거웠을까. 그래서 추석에는 그해 처음으로 거둬들인 곡식과 햇과일로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이웃들과 나눠 먹으며 즐겁게 하루를 보낸 날이다. 추석엔 아무리 가난한 사람들도 쌀로 떡을 빚어 먹고, 막걸리를 나눠 먹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속담 중에 일년 열두달 365일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라는 말도 생긴 것이다.
그만큼 추석은 배부르게 먹을 수 있고 몸도 마음도 기쁜 날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추석은 뭐고 한가위는 무엇인가. 두 가지 다 같은 말이다. 음력 8월 15일 추석을 다른 말로 한가위라고 부른다. 한 이라는 말은 크다는 뜻이고, 가위라는 말은 가운데 라는 뜻을 가진 옛 말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즉 8월 15일인 한가위는 8월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는 뜻이다. 또 가위라는 말은 신라 때 길쌈놀이인 가베에서 온 것이라고도 한다. 길쌈이란 실을 짜는 일이라고 한다.
신라 유리왕 때였다. 한가위가 되기 한달전이면 나라 안에 있는 베 짜는 여자들은 모두 궁궐로 모여 들었다. 그리고 둘도 나누어 한달 동안 베를 짰다. 한달 뒤인 한가위에 두 편은 그동안 베를 짠 양을 갖고 승패를 겨루었다. 진 편은 이긴 편에게 술과 음식을 마련해서 잔치를 열었다고 한다. 잔치가 시작되면 진편에서 한 여자가 일어나 춤을 추며 소리를 했다고 한다. 회소, 회소 하는 소리를 내며 길쌈 놀이에서 진 것을 슬퍼하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노래가 얼마나 애처롭고 슬펐는지 사람들은 이소리를 따라 노래를 지어 불렀닥 한다. 그리고 그 노래의 이름을 회소곡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길쌈놀이에서 진 편이 이긴 편에게 잔치와 춤으로 갚은 것에서 가배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그 후로 그 말은 가위라는 말로 변하게 되었고, 한가위날 베를 짜는 풍습은 오랫동안 지켜져 내려왔다.
베를 짜면 명절로 들뜨기 쉬운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 앉았다고 하니 참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되는 풍습이었다. 추석날엔 많은 풍습과 놀이를 지키고 즐겨왔다. 앞에서 말한 강강수월래도 이런 놀이에 하나이고 씨름대회, 활쏘기대회, 농악거불놀이 등 많은 놀이를 했다. 그런데 추석은 이렇게 놀고 즐기기만 하는 날은 아니다. 이런 놀이들은 가족들 모두 모여 차례와 성묘를 마친 후에 하는 것이었다.
우리의 옛 어른들은 추석날 아침에 차례를 지냈다. 새로 나온 과일과 곡식으로 차례상을 차려 제사를 드리면서 한 해에 거둬들인 것으로 보고 드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차례가 끝나고 나면 아침을 먹은 후 조상의 산소에 성묘를 하러 갔다. 산소를 돌아본 다음 묘 앞에 안자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은 추석에 볼 수 있는 참 정다운 모습이었다. 이렇듯 우리의 명절 추석은 즐겁고 신나는 날인 동시에 그런 즐거움을 얻은 것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는 날이었다. 햇과일 하나만 보아도 조상들에게 감사드릴 줄 알았던 옛 어른들이 겸손한 마음은 우리들도 꼭 배워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쁜 날이나 슬픈 일을 겪을 때와 중요한 행사를 할 때마다 꼭 떡을 만들어 먹었다. 그리고 그 떡들은 행사마다 종류도 다 제각각이었다. 우리 속담에 어른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말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떡은 맛있는 것 좋은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그만큼 떡은 우리의 음식을 대표하는 중요한 것이다.
떡은 우리 민족이 농사를 짓던 시절부터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쌀 농사를 짓기 시작할 때부터이니까 지금으로부터 약 3천년 전부터 떡을 만들어 먹은 것이다. 정말 어마어마하게 오래된 음식이다. 명절 날 만들어 먹은 떡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시루떡, 수수팥떡, 백설기, 인절미 등 그 수를 세기 힘들 정도이다. 그중에도 명절에 먹는 떡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송편이다. 송편은 추석에 만들어 먹는 떡이다. 한가위 전날 둥근 달 아래 온 식구들이 모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송편을 빚는 모습은 정말 정겹다.
송편이라는 이름을 한글로 바꾸면 솔덕이 된다. 송편을 찔 때 솔잎을 깔고 찌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라고 한다. 이렇게 솔잎을 깔아 놓고, 떡을 찌면 떡에 솔잎 자국이 나고 은은한 솔잎 내음이 풍겨나온다. 요즘에도 추석에 송편을 빚어 먹는 풍습이 그대로 지켜지고 있어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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