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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문턱에서 …
[1441호] 2019년 08월 29일 (목) 김종례 (시인, 수필가) webmaster@boeuni.com

  모기 입도 비뚤어진다는 처서가 지나자 기승을 부리던 무더위가 고개를 숙이며 겸손해지는 요즘이다. 뜨겁게 대지를 달구며 우리의 내면조차 흔들어 놓고는 가을이 오는 언덕 위로 배웅을 갔나 보다. 삼복더위에 코스모스를 피워내 화들짝 놀래키더니, 서리를 맞으며 피는 국화까지 꽃망울을 터뜨려 놓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시치미 떼고 떠났나 보다. ‘해가 갈수록 점점 극심해지는 무더위와 씨름하며 이런저런 이변 속에서 어찌 살거나’ 넋두리도 하였지만, 생계적 순금을 캐려면 폭염의 땡볕도 마다할 수 없는 많은 분들을 바라보면, 이러한 고민조차도 부질없는 사치라는 생각이 들던 여름이 아니었던가. 나약한 피조물에겐 사투라 할 만치 갈증과 고통의 수반이었지만, 그 터널을 잘 빠져나온 우리에게 아름다운 계절을 준비하신 그분은 오직 침묵하신다.   
  문득‘온실 속에서 자란 화초나 아이로부터 보호막을 걷어내면 외부의 작은 변화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쓰러지지만, 야생화처럼 햇볕과 바람과 폭우 등 모든 시련을 감수하며 역경을 이긴  아이는 쉽게 좌절하지 않는다 ’는 교육이론이 생각나는 시점이다. 막막하고 광활한 갯벌과 씨름하며 온갖 상처를 입은 조개껍질이 아름다운 진주를 품듯이 말이다. 양들의 목장에 염소 몇 마리를 넣어 줌으로써, 오히려 양들의 면역력을 키워준다는 원리와도 유사할 것이다. 바다에서 생선을 싱싱하게 이동시키기 위하여 적수를 함께 넣어 주는 것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도금과 순금의 갈림길도 용광로 그 무서운 온도 차에서 비롯된다’는 원리도 되새김질해야 할 시점이다. 고난의 터널을 무사히 통과한 후에야 광명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니까 정녕 그러하리라.  
 그런데 이 시대는 고통의 힘든 터널을 인내하거나 기다리지 못하고, 세상을 쉽게 살기 위하여 온갖 권모술책을 동원하는 사례가 넘쳐난다. 하늘이 우리 곁으로 보내준 사람도 크게 천사와 천적으로 나뉘어진다고 한다. 천사는 우리의 영혼의 성장을 위해 부정적인 면도 소리 없이 치유해 주고 사라지는 우렁각시 같은 존재지만, 천적은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라면 상대의 긍정적인 면도 부정적 각도로 치부하고, 빙산의 일각을 전체인양 비판하는 무뢰한 같은 존재이다. 둘 다 꼭 필요한 인생길의 동반자가 되면 오죽 좋으련만, 불쾌한 존재라고 울타리를 치며 배제함으로써 오히려 덕이 되지 못하는 경우도 생겨난다. 긍정적 존재나 부정적 존재나 모두 협력하여 선을 이룰 때, 비로소 자신의 인격 성숙도에 기여할 것인데도 말이다.
 넬슨 만델라는 절해의 고도 루벤섬 감옥에서 아무 죄명도 없이 27년 옥살이를 하면서 어머니와 큰아들을 잃었지만, 끝까지 한 가닥 희망(아즈위)을 놓지 않았다. 그는 고난의 옥살이를 마친 후, 흑백분리 정책을 철폐시키고 최초의 흑인 대통령의 영예를 얻었다. 험난하고 억울한 장기 복역수에서 석방되던 날, “난 고도의 옥중에서도 위대한 변화가 반드시 일어나리라는 아즈위(Azwie)를 한순간도 잊지 않았다”고 회고했다고 한다. 이처럼 세계의 역사는 쉽고 평탄한 길을 걸어온 사람보다 고난의 길을 통과한 많은 위인들의 힘에 이끌려 씌어졌다. 많은 성인들은 깊은 고난의 골짜기에서 깊은 회심을 함으로써 더 높이 오를 수 있었다. 성경에서 고난 후에 축복받은 대표적 선지자 욥기를 읽다 보면, 절망은 그냥 절망이 아니라 새로운 에너지를 생성하는 역동적 힘으로 희망을 배출한다. 우리 모두도 삶의 여정길에서 고난의 터널을 만난다 하더라도, 그것을 구름판으로 삼아 더 높이 오를 수 있도록 희망을 붙잡아야 할 것이다. 또한 인류 역사상 가장 아름답게 꽃 피운 고난의 역사는 갈보리 십자가 사역과 보리수 아래 열반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수천년이 흐른 지금도 수많은 예배자들이 마음의 무릎을 꿇고 경배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보은신문 독자 여러분! 오랫동안 익숙해진 개여울 돌다리를 토닥토닥 건너가서, 산마루 어딘가에 피어있을 고난의 꽃 한 송이 만나고 싶은 아침입니다. 삼복더위를 무사히 보내신 모든 어르신들께 건강의 푸른 신호등이 켜지시길, 황량한 찜통더위 힘든 터널을 잘 견뎌낸 모든 이의 내면에 가을꽃 한 송이 피어나시길, 순금의 찬란한 정신이 도금의 정신을 지배하는 밝고 맑은 세상이 되기만을, 금싸라기 가을 햇살 아래서 미소짓는 우리 모두에게 풍요로운 희망(Azwie)의 내일이 임하기를 기원하며~~ 이 글을 올립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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